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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개, 건설 현장을 점검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 첫 투입

사람이 하던 현장촬영 대신 맡아

기존 방식에 비해 시간 절반 줄어

처음엔 원격제어로 경로 익혀야

한겨레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이 실제로 투입돼 일하는 건설 현장이 공개됐다.


독일계 미국 건설기술기업 홀로빌더(HoloBuilder)는 19일(현지시각) 자사의 가상현실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스팟이 대형 건설공사장에서 현장 점검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 임대 방식의 시판에 들어간 스팟의 현장 투입 첫 사례다.


스팟의 임무는 가상현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현장 구석구석을 360도 사진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이 사진을 이용해 현장을 가상현실로 재구성하면, 엔지니어들이 이를 보고 작업의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현장 촬영 작업은 사람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수행했는데 이를 스팟미니가 대체한 것이다. 회사쪽은 이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하면 현장 점검 결과를 문서로 작성해 보고하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건설 현장은 스팟의 가장 중요한 적용 분야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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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의 첫 임무 지역은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 하베이밀크터미널1 신축 현장이었다. 앞서 홀로빌더와 시공사 헨젤펠프스는 지난 봄과 가을에 스팟을 현장에 시험 투입한 바 있다.


스팟은 기본적으로 자율주행이 아닌 원격제어로 이동한다. 하지만 일단 경로가 입력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센서로 장애물을 피하면서 같은 경로를 스스로 이동해갈 수 있다. 홀로빌더의 엔지니어들은 처음 한 번만 전용 스마트폰 앱 ‘스팟워크’(SpotWalk)로 스팟을 원격조종해 경로 지도를 작성해 놓으면 된다. 또 경로 중 어느 지점에서 사진을 찍을지 미리 지정할 수 있다. 홀로빌더 창업자이자 대표인 모스타파 아크바리-호치버그는 온라인 미디어 <패스트컴퍼니>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개처럼 한 번은 훈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홀로빌더와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앞으로 6개월 동안 다른 공사장에서도 스팟워크 임무를 계속 테스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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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살아있는 개처럼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건설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스팟의 모습은 경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능숙하고 민첩한 스팟의 이동이 자율 제어가 아닌 원격조종에 의한 것이라는 점, 장애물은 피할 수 있지만 장애물을 제거할 줄은 모른다는 한계 등은 상상 속의 로봇과 현실 사이엔 아직 꽤 많은 거리가 있다는 점도 깨닫게 해준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0년 중반까지 1000대의 스팟을 제작할 계획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대표 4족보행 로봇인 스팟은 2015년 처음 선보인 이후 장애물 피하기, 계단 오르내리기, 발로 차도 쓰러지지 않기, 문 열고 닫기, 쓰레기 버리기, 캔맥주 전달하기, 음악에 맞춰 춤추기 등 다양한 동작 능력을 추가해 왔다.

미국 MIT의 로봇공학 교수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 박사가 2002년 창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초기엔 미국 국방부와 군사용 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치중하다 구글을 거쳐 2017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이후 로봇 상품화에 적극 나섰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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