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에선 벤츠보다 강하다? 야쿠르트 카트의 비밀
후륜구동이지만 무게중심 배분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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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럽긴 하죠. 그래도 괜찮아요!”
한낮인데도 영하 12도의 냉동고 날씨를 보인 8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한 언덕길.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에 소개( ‘Yogurt Ladies’ of South Korea Deliver More Than Dairy)되는 등 한국 길거리 명물로 자리잡은 한국야쿠르트 전동카트 ‘코코’가 미끄러운 빙판길을 유유히 달리고 있었다. 코코는 콜드 앤 쿨(cold&cool)을 뜻한다. 냉장고가 달려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저 작은 바퀴로 눈길, 빙판길을 어찌 저리 잘 달리는지 궁금했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알려진 프레시매니저에게 ‘운전하기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미끄러운 길인데도 전동카트가 재빨리 멈춰섰다. “괜찮아요.”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는 프레시매니저의 뒷모습을 보며 야쿠르트 하나 팔아드릴걸, 후회했다.
지난 6일 저녁 내린 폭설로 서울 강남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서초구에만 13㎝가 넘는 눈이 내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서울시 늑장대처도 한몫했다. 여기에 후륜구동이 많은 수입차가 눈길에 ‘퍼지면서’ 교통대란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산 중소형차도 어지간히 오르는 완만한 언덕길을 일부 후륜구동형 수입차가 헛심만 쓰다 미끄러지는 장면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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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과 구동장치 모두 차량 앞쪽에 있는 전륜구동차는 차량 무게의 70% 정도가 앞바퀴에 실린다. 구동력이 들어가는 앞바퀴(전륜)에 70%의 무게가 실리는 덕분에 그만큼 접지력이 좋아진다.
반면 엔진은 앞에, 구동축은 뒤에 두는 후륜구동차는 뒷바퀴에 차량 무게의 50% 정도가 실린다. 전륜구동차에 비해 눈길에서 접지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신 방향전환이나 승차감은 전륜구동차보다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야쿠르트 전동카트 코코 역시 후륜구동이다. 그런데 왜 코코는 비교적 잘 달릴까.
코코를 생산하는 HY모터스에 물어봤다. 기술개발팀 이준철 차장은 “구동력이 들어가는 쪽에 무게중심이 있어 접지력이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동카트를 운전하는 프레시매니저가 엔진에서 나오는 힘이 실리는 뒷바퀴 쪽에 서 있기 때문에 접지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차장은 “일반 전기차처럼 하단부에 배터리를 둔 저중심이다. 무게배분이 좋으면 안정성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물론 코코도 미끄러진다. 코코 제품소개서에는 “눈이 많이 내린 도로를 주행할 때는 위험하다. 제설이 안 된 지역은 주행을 금지하고, 언덕이나 급경사가 있는 지역은 다른 길로 선회하거나 하차한 후 밀어서 이동하라”고 안내한다.
한국야쿠르트 홍보팀 강원석 대리는 “폭설이 온 지역은 배달 과정에 안전문제가 있을 수 있다. 고객한테 양해를 구하고 배달을 미루거나 다른 안전한 방법으로 전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원동기면허가 필요한 코코는 최고속도가 8㎞다. 사람 사이를 누비기 때문에 제한을 뒀다. 오토바이처럼 유압방식 핸드가속기, 핸드제동기를 쓴다.
코코 타이어 크기는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작은 13인치다. 바퀴가 크면 접지력도 커진다. 올해 출시가 목표인 ‘뉴코코’의 타이어는 1인치정도 커진다고 한다.
겨울철 한파가 몰아치면 자동차 배터리 성능은 떨어진다. 리튬 이온배터리를 쓰는 코코는 어떨까. 이준철 차장은 “겨울철에는 냉장고 운영을 (여름철보다) 적게 하다보니 배터리 효율이 다소 떨어져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코코 충전은 일반 220볼트에 꽂아서 한다. 8시간 충전해 하루를 쓴다고 한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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