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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야? 오디오야? 눈과 귀 모두 즐거운 스피커 세계

오디오 입문자를 위한 오디오 가이드

‘집콕’ 길어지며 인테리어 관심 높아져

소리뿐 아니라 아름다운 디자인도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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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엘(JBL) 엘(L)82 스피커. 사진 에디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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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 가장 변신에 성공한 곳을 고르라면 아마도 집일 것이다. 카페가 된 집, 사무실이 된 집 등. 집엔 변신을 위한 집기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는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판매 규모가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공간의 재구성 다음은 뭘까.


온라인 오디오 커뮤니티 등에서 ‘집콕’, ‘코로나’, ‘입문’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디오에 관심이 생겨 가입을 했다는 내용이 심심찮게 확인된다. 재구성한 공간에 소리를 불어넣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오디오는 어떤 면에서 가구와 비슷한 맥락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등에서 거실 인테리어를 검색해보면 턴테이블과 앰프, 스피커, 매끈한 형태의 올인원 스피커 등은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오디오는 한번 빠지면 집안 기둥뿌리 하나는 뽑힌다는 둥 어떤 취미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뽑힐 기둥뿌리 없는 이들, 혹은 손바닥만 한 블루투스 오디오로 음악을 즐겼지만 이제는 좀 더 좋은 소리를 찾아 떠나고 싶은 오디오 입문자를 위한 오디오는 없을까.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오디오·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에디토리’의 유영한 오디오 마스터와 조영직 부사장을 만나 초심자를 위한 오디오 가이드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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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클래식 스피커. 사진 에디토리 제공

일단 오디오 입문자들은 어려운 용어부터 장벽을 느낀다. 스피커만 알아봐도 북셸프(낮은 책꽂이 형태)부터 톨보이(키가 큰 스피커)까지, 앰프도 일체형, 분리형에 케이블도 종류도 가지가지…. 입문부터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든다. 하지만 포기할 순 없다.


가장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할 지식이 따로 있을까. 여기에 유영한 오디오 마스터는 우문현답을 내놨다.


“오디오에 입문하려면 (음악을) 즐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는 “그러다 보면 ‘아, 음악 듣는 게 즐거운데 좀 더 좋은 소리로 즐길 수 없을까.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음악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고, 어떤 구성이 좋을지 알아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니까 음악을 즐긴다는 전제를 기본으로 하되 ‘일단 시작은 ○○으로’ 하는 식의 공식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는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다. 요즘 오디오 입문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물으니 조영직 부사장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고 답했다. 기존의 오디오 시장이 마니아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생활에서 음악을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란다. “단순히 예쁘기만 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소리는 좋은데 오디오의 색감과 재질이 집에 어울리지 않으면 절대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욕구가 강하다. 오디오를 사러 와서 오디오와 어울리는 모빌이나 조명 등 인테리어 소품을 사고, 의자나 테이블을 구매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눈과 귀가 함께 즐거운 걸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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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 뮤조2 스피커. 사진 에디토리 제공

이들을 위해 주로 권하는 제품은 ‘제네바 클래식’ 스피커 라지(L)와 엑스라지(XL) 사이즈, ‘네임 뮤조2’ 혹은 ‘큐비2’ 등 올인원 스피커다. 앰프를 따로 살 필요 없이 하나의 스피커로 라디오, 블루투스, 온라인 네트워크 등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올인원 스피커는 편의성이 좋다. 조 부사장이 추천한 제품은 실제 고객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제품들이다. 박스 모양으로 디자인이 간결한 제네바 클래식 스피커는 인스타그램 등 에스엔에스에서 집 꾸미기 좋아하는 이들의 스피커로 자주 등장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깔끔한 모양과 재질이 어떤 환경에도 잘 스며드는데다 소리가 편안하고 질리지 않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한편 영국의 오디오 브랜드 네임의 뮤조2는 또렷하고 선명한, 라이브 음악에 가까운 소리를 제공한다. 비슷한 가격대인 제네바 라지 사이즈와 비교했을 때 크기는 작지만 출력이 2배 이상 더 높다. 네임의 창립자인 줄리언 베러커는 카레이서이자 아마추어 전자 엔지니어였다. 취미 삼아 음악하는 친구들의 노래를 녹음해 듣곤 했는데, 기존의 오디오 품질에 만족하지 못해 앰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디지털 스트리밍에 최적화되어 있어 구글 크롬캐스트, 애플 에어플레이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고, 음 손실이 많은 블루투스 연결 시에도 해상도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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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 코펜하겐 블루투스 스피커. 사진 에디토리 제공

두 전문가는 이용할 공간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위 제품들이 조금 부담된다면, 좀 더 부피가 작은 ‘비파 코펜하겐 2.0’ 또는 ‘네임 큐비2’ 등을 권했다. 비파의 코펜하겐 2.0 블루투스 스피커는 손잡이가 달려 휴대가 편리한데다 노랑, 초록, 회색, 파랑 등 톡톡 튀는 색감이 감각적이다. 발랄한 모양새와 달리 묵직한 중저음까지 커버하고 밸런스가 좋은 반전 매력이 있다. 비파는 1933년 덴마크 비데베크라는 마을의 소규모 공방에서 출발해 뱅앤올룹슨의 스피커 유닛 개발 및 고급 오디오 제조 경험 등 탄탄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네임의 큐비2는 뮤조2보다 작고 이동이 용이해 규모가 작은 공간에서 뮤조2의 대안으로 적합하다. 나무 재질로 마감한 깔끔한 디자인의 ‘소노로 프레스티지’ 올인원 오디오도 라디오, 시디플레이어부터 블루투스 연결까지 이용이 용이한데다 5개의 고성능 스피커와 서브 우퍼(낮은 음역의 확성기)로 크기에 비해 강하고 섬세한 음질을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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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 큐비2 스피커. 사진 에디토리 제공

최근 다양한 연령대에서 관심이 높아진 엘피(LP) 턴테이블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접근이 좀 더 용이하다. 10~40만원대의 ‘오디오테크니카’ 턴테이블은 간결하고 사용법이 편리한데다 앰프가 내장돼 집에 있는 스피커나 헤드폰에 유∙무선으로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제품을 사용하다 좀 더 구매력이 생긴다면 두 개의 스피커를 놓는 2채널 시스템을 많이 선택한다고 한다. 유영한 마스터는 “사람의 귀가 두개이다 보니 하나의 울림통보다는 스테레오로 음악을 감상하는 편이 훨씬 즐겁다”며 “한쪽에서는 사람의 숨소리가 안 들렸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들리는 등 소리가 입체적으로 들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어떻게 들어야 더 재밌는지 탐구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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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테크니카 턴테이블. 사진 에디토리 제공

이들에게 추천하는 제품으로는 ‘탄노이 오토그라프’ 미니 스피커가 있다. 크기는 작지만 내실 있는 소리를 제공한다. 유 마스터는 “네임 유니티 아톰, 리크 스테레오 130 같은 앰프와 연결하면 집에서 혼자 쉬는 시간에 공간을 꽉 채우는 소리와 함께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소노스 루미나3’ 스피커는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나 사람의 목소리가 깔끔하게 들려 소리를 정확하게 듣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레트로한 느낌이나 재즈, 블루스 등 음악을 좋아한다면 ‘제이비엘(JBL) 엘(L)82’ 혹은 ‘4312지(G)’ 스피커도 선택지에 두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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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노이 오토그라프 미니 스피커. 사진 에디토리 제공

유 마스터는 “오디오란 없어도 삶에 크게 지장이 없지만,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일단 생활 속에서 음악을 즐기길 권했다. 그러다 보면 음악의 힘을 알게 되고, 아름다운 소리에 욕심도 생기게 될 거란 뜻이다. “종일 티브이만 틀어놓는 집과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집은 얼마나 다르겠어요?” 오랜 ‘집콕’ 생활, 다른 소음을 좀 줄이고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면 가라앉은 공기를 바꾸는 방편이 될 수도 있겠다. 음악이란 그런 거니까.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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