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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평의 기적 코지 공간 활용법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주택 공간 연출법 ⑥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일상을 꿈꾸며 집짓기에 도전하는 수많은 이들.
하지만 막상 아파트 생활과 별 다를 바가 없다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건축주의 삶과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한 주택 사례를 공간별로 들여다보고 아이디어와 힌트를 얻어 보자. 경험을 넘어서는 경험을 계획하기 위한 여섯 번째 주제는 ‘코지 공간 활용법’이다.
연재 순서
01 포치와 데크 연출하기 / 02 식탁과 서재의 공존 / 03 요즘은 이런 주방이 대세 / 04 삶을 담은 거실, 용도별 연출법 / 05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 / 06 1평의 기적, 코지 공간 활용법 / 07 12세 이하 아이를 위한 공간 / 08 세탁 동선이 편해야 가사가 살아난다 / 09 그저 많으면 좋을까? 맞춤형 수납 제안 / 10 힘센 인테리어 연출하기 / 11 오감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침실 / 12 새로운 휴식 공간의 탄생, 욕실
한 사람이 양팔을 뻗어 한 바퀴 빙그르르 돌 수 있을 만한 공간. 사방 1.8m, 3.3m2의 면적 ‘1평’은 휴먼스케일에 따라 한 사람이 머무를 수 있는 최소의 단위로 여겨진다. 한 평 한 평이 아쉬운 집짓기 과정에서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사라져 버린 우리의 많은 꿈들을 당신은 기억하고 있는가.

여기,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자투리 공간을 살려낸 사례들을 살펴보고 마음 한켠에 묻어두었던 그 꿈들을 다시 꺼내 보자. 딱 1평이면 충분하다. 공간은 작아도 마음은 넉넉해지는 방법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서로의 영역을 명확하게

주방 옆 창 아래 무심하게 배치한 책상. 때로는 잡동사니를 쌓기도 하고,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며 일기를 쓰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성격의 기능을 한 공간에 두려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중심 공간의 영역을 반듯하게 설정하고 부가적인 기능이 중심 영역을 침범하지 않게 덧붙여 배치하는 방식이다. 거주자의 습관을 고려해 주방의 한쪽 벽을 바깥으로 내밀어 책상 자리를 마련했다. 마치 빌트인 가구처럼 중심 공간은 온전히 지키고, 부가적인 공간 역시 독립적으로 대접받는다. _ 산들바람집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평

현관에 들어섰을 때 어떤 공간이 맞아주면 좋을까? 보통은 가벽을 설치해 실내가 훤히 보이지 않도록 하고 그 앞에 액자나 콘솔 같은 가구를 둔다. 딱 한 평으로 만드는 따뜻한 환대의 공간을 제안한다.

현관 앞에 위치한 다목적이자 무목적인 1평 알파룸. 루버로 적당히 시선을 가리고 단차를 둬 공간의 위계를 달리했다.

노부부가 거주할 주택에는 알파룸의 역할을 톡톡히 할 1평 공간을 현관 앞에 두었다. 다실이 되기도 하고, 낮잠 자기 좋은 평상이 되기도 하고, 빨래를 개키기도 안성맞춤. 좋은 그림과 소반 하나 놓으면 근사한 갤러리가 될 참이다. 목적 없이 무용한 한 평 공간, 그 무한한 쓰임새란. _ 선동주택

외관에서 매스 중간을 툭 떼어낸 듯한 자리는 아늑한 테라스. 긴 매스의 불리한 채광을 해결하고 실내의 환기까지 돕는다.

2층 전면에 꼭 한 평 만큼의 지붕을 덜어내어 작은 테라스를 만들었다. 집 한가운데로 들어온 남측 창문은 2층 공간 전체에 밝은 분위기를 주었고, 지붕 속 한 평 테라스는 삶의 쉼표가 되었다. _ 세종 풀하우스

복도를 공략하라 Ⅰ

복도 끝은 설계에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대개는 시선의 확장을 위해 창문을 두는 편인데, 특별한 목적을 위한 공간을 연출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동선인 한편, 더 이상 갈 곳 없는 길의 끝이니 작은 공간 주머니가 복도 끝에 매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복도이기도 하고 툇마루이기도 한 애월 산들바람집의 바닥 구성. 진행 방향으로 단차를 구분하니 동선과 목적실의 경계가 모호해져 공간 활용도가 높아졌다.

복도가 툇마루로 되어 있어 안방과 게스트룸을 연결한다. 두 개의 레벨을 가진 집이라 다른 레벨의 복도 두 개가 나란히 놓인 셈이다. 복도 끝 코너 부분에 차와 차구를 전시할 수 있는 선반을 만들어 취향을 드러냈다. 눈이 가 닿는 복도 끝자리, 자연스러운 홈갤러리를 꾸며보자. _애월 산들바람집

복도 끝 벽돌로 마감한 벽면 아래 작은 책상 하나만 두면 완성되는 나만의 소거실

2층 복도 폭을 넓히고 침실을 살짝 들이밀어 드레스룸과 복도 끝 미니 홀 공간을 만들었다. 큰 침실 대신 아늑한 침실과 전용 거실을 얻은 셈이다. _ 충주 새싹집

복도를 공략하라 Ⅱ

복도는 동선이니 최대한 좁히는 것이 집을 효율적이고 넓게 쓰는 방법이다? 대체로 맞는 말이지만, 복도를 넓히면 동선에 불과하던 공간에 또 다른 쓰임새가 생겨난다.

양평 동고동락의 마당과 실내 사이의 복도 1평이 완충공간 역할을 하면서 두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네 자매가 어머니께 지어드린 집. 회랑 같은 개념으로 만들었는데, 처마 밑이 코지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한다. 넓은 복도에는 햇살 밝은 마당을 바라보며 ‘멍 때리기’ 딱 좋게 소파를 놓았다. 활짝 열린 마루 끝에 걸터앉은 자매와 조카들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_ 양평 동고동락

놀이터 만들기

현관 또는 미니 마당의 공간. 1평의 존재감을 여실히 느끼게 하는 아이디어다.

현관에 1평을 더 붙여 주었더니, 소담한 미니 마당이 되었다. 폴딩도어를 활짝 열면, 현관에 설치된 마루는 커다란 대청마루로 변한다. 평범했던 현관이 자투리 공간 하나만으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니크한 누마루형 현관이 탄생했다. 18평 공간의 집주인은 이 현관을 ‘놀이터’라고 부른다. _양평 소소한집
글_  김주원 ㈜하우스스타일 대표

연세대학교 주거환경학, 홍익대학교 대학원 실내건축학 전공 후 연세대학교 대학원 건축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2년 MBC 프로그램 ‘신동엽의 러브하우스’에서 건축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렸고, 2012년 건축가 24명과 함께 올바른 삶의 방식을 지원하는 ‘유쾌한 집짓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하우스스타일의 대표이며, 2014년 11월 건축가가 제안하는 소형주택 표준설계안 ‘리빙큐브’를 브랜딩하여 더 많은 사람이 디자인주택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02-564-7012 | www.hausstyle.co.kr
구성 _ 조성일  |  사진 _ 박영채, (주)하우스스타일 제공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9년 11월호 / Vol.24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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