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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익숙한 동네 속삼대가 알뜰하게 일궈낸 상가주택

당신이 찾던 그 상가주택, ALL-IN-ONE HOUSE : 대구 희희랑랑 嬉嬉朗朗

삶의 현장이 되기도, 집짓기 꿈의 발판이 되기도, 때로는 금전적 여유가 되어주기도 하는 상가주택. 아이디어와 디테일로 무장하고 디자인을 더한, 요즘 상가주택을 만나본다.

순서
1) 푸른 정원의 꿈을 담은 도심 속 상가주택 서울 윗마당집
2) 오래되고 익숙한 동네 속 삼대가 알뜰하게 일궈낸 대구 희희랑랑
3) 새하얀 배꽃 풍경이 흘러드는 상가주택 평택 정감연
4) 내 집 마련과 임대 수익을 모두 잡는다는 상가주택,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5) 가족과 함께, 이웃과 같이 누리는 증산리 상가주택
20년 전부터 꾸려온 부모님의 낡은 2층 상가주택. 가족은 그 자리에 다시 모여, 새로운 상가주택을 지었다. 입지부터 프라이버시까지 여유가 넘치는 집을.

주택의 남측, 8m 도로면에서 바라본 주택. 벽돌로 마감된 벽체가 매스에서 연장되어 나와 건물의 볼륨감을 살렸다.

삼면이 도로로 둘러싸인 3층 다가구·상가주택

건축가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오래된 2층 상가주택이었다. 15m 폭 큰 도로와 3m, 8m 골목을 삼면에 끼고 있는 주택가 초입인 자리에 건축주는 기존 주택을 대신해 아들 부부와 손주들과 함께 살 집을 상가와 함께 새로 짓고자 했다. 상권과 주변 인프라는 나쁘지 않았다. 300m 인근에 대구시청 이전 예정지가 자리해 있고, 공원도 가깝고 원경으로 산을 담는 입지였다.

HOUSE PLAN

대지위치 ≫ 대구광역시 달서구
대지면적 ≫ 224.90㎡(68.03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 거주인원 ≫ 6명(조부모, 부부, 자녀 2)
건축면적 ≫ 133.83㎡(40.48평) │ 연면적 ≫ 338.03㎡(102.25평)
건폐율 ≫ 59.51% │ 용적률 ≫ 150.30%
주차대수 ≫ 3대 │ 최고높이 ≫ 12.4m
구조 ≫ 기초-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 준불연단열재 2종4호 110, 180mm, LX하우시스 PF보드 110, 60mm
외부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벽돌타일, STO 외단열시스템, 리얼징크
내부마감재 ≫ 벽·천장 - LX하우시스 BESITE 벽지, 벤자민무어 친환경 페인트 / 바닥-동화마루 강마루, 폴리싱타일
욕실 및 주방타일 ≫ 비숍세라믹 모자이크 타일, 테라조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요업㈜, 이케아
주방가구 ≫ 목공방랑 │ 조명 ≫ 공간조명
계단재·난간 ≫ 멀바우집성목 위 스테인마감, 금속와이어
현관문 ≫ 금강방화문 │ 중문 ≫ 영림도어(AL 초슬림 3연동)
방문 ≫ 제작도어 │ 붙박이장 ≫ 목공방랑
데크재 ≫ 19mm 방킬라이 방부목
담장재 ≫ 두라스택 큐블록 Q2 시리즈, 폴리카보네이트
창호재 ≫ 남선알미늄 230mm AL시스템창호, 152mm AL단열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 전기/기계 ≫ 정이앤지
설비 ≫ 세웅설비 │ 구조설계(내진) ≫ 강구조안전기술
시공 ≫ 세움종합건설㈜
감리 ≫ 건축사사무소 건우
설계 ≫ 건축사사무소 칸 053-782-4200 www.archikann.com

SECTION

저녁 무렵의 주택. 벽돌, 노출콘크리트, 스터코 등 다양한 소재가 적용돼 컬러가 적어도 지루하지 않다.

주차장은 15m 도로에서 출입할 수 있게 구획하여 안마당을 활용하기가 쉬워졌다.

물론, 모든 조건이 베스트는 아니었다. “대지의 경사와 일조권으로 인해 추가로 확보하려던 임대 세대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건축사사무소 칸의 김찬기 소장. 그는 “다만, 이를 선택과 집중의 계기로 삼아 1층 근린생활시설의 층고를 최대 4.2m까지 충분히 확보해 임대 물건의 매력도를 높이고, 독립된 1층 마당과 옥상 테라스를 계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로 및 주차장과의 양 경계는 견고한 느낌의 블럭으로 시선을 차단하고 상대적으로 인접대지의 담장은 폴리카보네이트를 규칙적으로 사용했다. 하단 간접조명이 안정감있고 편안한 느낌을 형성한다.

일조사선으로 주거 임대를 늘리지 못한 대신, 근생시설의 층고를 3.6~4.2m까지 높여 임대 매력도를 높였다.

한편, 3면에 접한 도로라는 환경은 ‘상가’로서는 유리했지만, ‘주택’으로서는 프라이버시 확보가 쉽지 않은 여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희희랑랑은 상가의 출입구와 주택의 접근 동선을 각각 15m 도로(상가), 3m 도로(주택) 방향으로 분리하고, 대지의 레벨 차이와 프라이버시 월을 통해 적절한 위요감과 더불어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연장선상에서 외부공간 확보와 거실 시선의 확장을 위해 3층에 형성한 중정에도 난간 일부를 가벽으로 대체, 주변 시선으로부터 가족의 사적인 공간을 보호하고자 했다.

상가주택으로서의 입지와 프라이버시 확보, 그리고 주택생활의 여유. 이 세 가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로 주택 생활의 ‘희희랑랑(嬉嬉朗朗)’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PLAN

도심 속에 마련한 주택 생활의 여유와 행복

집짓기 전, 부부는 남편의 타지 근무와 아내의 건강 문제로 아이 케어부터 부모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부모님에 대한 부부의 미안함은 점차 커졌고, 부모님도 애쓰는 아들 부부와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르는 손주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어느 날, 부모님은 모두 함께 모여 사는 것을 제안했다. 부부는 두 아이의 자유로운 성장과 생활에 꼭 맞춘 주거공간이라는 측면에서 부모님의 상가주택 계획에 의기투합했다. 삼대의 ‘희희랑랑’은 그렇게 탄생했다.
3층 자녀세대의 주방. 스킵플로어와 중정을 두어 작은 거실에 개방감을 더하고 풍부한 채광을 확보했다.​

제과와 제빵에 관심이 많은 아들 내외를 위해 주방을 중심으로 공간을 계획했다.

주방 옆 계단을 통해 다락과 옥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상가주택이기에 수익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가족은 생활의 여유라는 측면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었다. 녹지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1층과 3층 중정, 옥상 테라스에 가족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프라이빗한 실외 여유 공간을 확보했고, 공간 배분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독특한 주방 공간이나 서재 등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대가족이 서로 어울리면서 한편으론 각자의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고민했다.

3층 현관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중정을 만나 바깥 풍경을 면하며 거실로 이동하게 된다.


동선상에 외부 세면대와 화장실을 둬 효율적이고 위생적인 흐름을 완성했다.


2층 부모님 세대의 서재 공간. 접이식 가벽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공간을 나누거나 넓게 쓸 수 있다.

중정 공간의 평철 난간 일부 구간을 중정 외벽과 같은 재료로 구성했다.

용적률에 여유가 있었음에도 실내 방을 하나 더 만드는 대신 중정을 선택해 집중했다.

모든 관리를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 가끔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가족과 어울리고 화단을 가꾸며, 가끔은 과자를 굽고 그걸 다시 나누는 생활에서 주택을 만끽한다는 건축주 가족. 희희랑랑이라는 이름처럼, 삼대의 상가주택에는 가족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 흐른다.

거실과 주방의 레벨 차이는 거실의 아늑함을 더해주면서, 윈도우시트처럼 편하게 걸터 앉는 요소가 되어주기도 한다.

OWNER’S SAY

"조바심을 갖지 마세요. 여유를 준비하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택을 지을 때 어느 정도는 대출을 끼고 자금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준공 후 임차인을 서둘러 들이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자칫 긴 후회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이 바뀌면서 고민 없이 임대차계약을 맺게 되는 경우 최장 10년까지 건물 성격과 맞지 않는 임차인과 함께해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차인에 대한 고려는 더욱 깊게, 그리고 신중하기 위해서 상가주택 건축주라면 다소의 공실을 염두에 두고 자금 계획에 좀 더 여유를 둘 것을 권합니다.
건축가 김찬기 _ 건축사사무소 칸
영남대학교 건축과를 졸업 후 2009년에 건축사사무소 칸을 개소하였으며 현재 영남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기본에 충실한 건축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규모는 작지만 건축의 요소가 집약된 주택에 많은 관심을 두고 ‘정담은가’, ‘겸산재’ 등 다수의 주택을 진행하였고 경북건축문화상과 대구건축상 등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취재_ 신기영  |  사진_ 윤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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