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주목 트렌드#1 베젤
[김국현의 만평줌] 제74화
2017년, 주목할만한 IT 트렌드로 무엇이 있을까? 중후장대한 토픽들도 많지만, ‘베젤’에 주목할 때다. 베젤이란 장신구나 시계에서 보석이나 유리를 감싸는 그 부분을 말한다. 명품 시계는 나름의 방식으로 베젤을 꾸며대고 여러 색상별로 교환하는 제품도 있곤 한다. 그냥 ‘테두리’라고 하면 될 텐데, 아무래도 명품의 향기를 내고 싶었는지 이 외래어는 정착되었다.
베젤은 IT로도 넘어와 널리 쓰이는 단어가 되었다. 바로 액정 주위의 테두리를 말한다. 해마다 기술혁신으로 줄여나가려는 공공의 적으로 무조건 좁을수록 좋아하는 듯하다.
이번 CES 가전쇼에서 볼 수 있듯이 TV의 베젤은 한없이 줄어들고 있다. 더불어 얇아지기도 하여 정말 벽지를 만들 기세다. 베젤리스나 월페이퍼라는 단어가 TV 마케팅의 중요 홍보 문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집에 두는 TV는 자기만족일 뿐이다. 역시 신제품은 휴대품이어야 맛이 난다. 스마트폰이 성능 우위만으로는 팔리기 힘든 요즈음, 좁아진 베젤은 신선미를 줄 가능성이 크다.
작년에 등장한 샤오미 Mi MIX는 그 좁은 베젤로 유명했다. 준비 물량이 10초 만에 매진되는 순간, 전 세계의 메이커들도 모두 덩달아 ‘앞으로는 베젤이다!’라고 소리쳤을 것이다. 올해 등장할 갤럭시 S8, LG의 G6, 그리고 아이폰의 신버전 모두 극도로 얇아진 베젤을 가지고 등장할 것이라 한다.
화면의 좌우는 그간 많이 좋아졌지만, 위아래의 테두리는 유난히 두껍다. 그간은 버튼과 카메라 등이 들어갈 공간이라며 납득하곤 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픽셀 사이에 작은 구멍을 내서 그 사이로 기능을 보내려는 특허를 애플이 냈다는 뉴스가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유리판을 한 장 들고 다니는 느낌이 될지 모르겠다. 모든 면이 깎은 듯한 베젤. (베젤은 동시에 보석이나 칼의 깎은 빗면을 말하기도 한다) 글자가 흘러서 옆으로 떨어질 듯한 단정함.
하지만 결국.
케이스를 씌워 도루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