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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3 런칭. 10년 전 애플과 닮은 점 3가지

테슬라 모델 3 런칭. 10년 전 애

애플과 테슬라에는 비슷한 점이 세 가지 있다. (1) 미니멀리즘 기업, (2) 소프트웨어에 강한 하드웨어 기업, (3) 인물로 상징되는 기업이다.

 

테슬라 모델 3가 지난주 런칭했다. 이번 모델 3의 인테리어에서 북유럽 ‘미니멀리즘’을 느낀다는 이들이 많다. 핸들과 덩그러니 자리한 스크린 이외에는 버튼이나 스위치, 게이지조차 없고 송풍구조차 틈으로 숨어버렸다. 마치 생텍쥐페리의 명언 "완벽함이란 더할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뺄 것이 없을 때를 말한다."를 사훈으로라도 삼은 듯 애플처럼 빼는 것에 집착했다.

 

소프트웨어가 결정적 차이를 낳는다는 점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사실 핸드폰처럼 OTA(Over The Air)로 무선 업데이트하는 자동차는 충격적이었다. 아직도 이를 애플 수준으로 제대로 하는 데는 테슬라밖에 없다. 지난 10년간 판매된 아이폰의 60% 이상이 현재 현역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얼마 전 제기될 정도다. 사실 내 아이폰도 낡은 5S이지만, 최신 OS를 내려주니 그나마 버티게 해준다. 모델 3는 센서 및 프로세서 등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하드웨어 일체를 일단은 갖추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때를 기다린다고 한다. 단,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로 추가되는 기능은 유료 옵션.

 

마지막으로 이들 기업은 스티브 잡스와 일런 머스크라는 ‘인간의 얼굴’을 우선 떠올리게 했다. 미래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카리스마 있는 전도사가 필요하다. 결국 마력(魔力)을 만드는 것은 냉혹한 거대 법인이 아니라 체온이 느껴지는 개인에 끌린 소비자들이다.

 

흥미롭게도 두 인물의 비전 또한 흡사했다. 작품을 이해해주는 럭셔리의 세계에서 평온히 안주할 수 있음에도 ‘대중화’라는 쉽지 않은 길을 가려 한다. 세상을 진짜 바꾸기 위해서는 ‘매스’를 위한 포드 모델 T가 되어야 한다고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테슬라의 시금석이 될만한 모델 3. 이번 발표에 생산된 수량은 겨우 30대. 30대를 받은 행운의 주인공은 대부분 직원이라는 풍문이다. 먼저 받아 좋겠지만 마지막 버그 테스팅 신세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곧 한 주에 5,000대 규모, 내년에는 주당 만대를 생산할 것이라 한다. 하지만 이미 50만대 이상 몰린 사전 예약 덕에, 지금 신청하면 빨라야 내년 말에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테슬라가 양산능력을 확보하고 이제 보통 자동차 회사가 될 수 있을까? 애플이 보통 폰회사가 되던 그 시절이 떠오르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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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hyun
채널명
김국현
소개글
줌닷컴, 조선일보, 한겨레 등에 글을 연재중이며 '오프라인의 귀환' 등 유수의 저서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