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구글과 MS의 새로운 그림판
MS와 구글에서 각각 새로운 그림 프로그램이 나왔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추억의 그림판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그림판 3D(Paint 3D)가 윈도우 10 최신 업데이트판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에는 들어 있다. 3차원이란 이제 더 이상 전문가의 영역이 아님을 선언하는 듯, 흥겨운 3차원 그림을 다소 어설프지만 손쉽게 만들어준다.
갑자기 왜 뜬금없는 3차원인가 싶지만, 홀로렌즈 등 VR·AR에서 윈도우의 미래를 본 MS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창작의 산출물을 3차원으로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게다가 이번 업데이트의 이름 자체에도 들어 있듯이 PC와 윈도우가 어필하고 싶은 대상은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 역시 PC다운 일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살릴 3차원에 있었다고 생각하는 듯 하기도 하다.
한편 구글의 오토드로우(Autodraw.com)는 이름 그대로 그림을 자동으로 그려준다. 대강 끄적거리기만 하면 무엇을 그리려 했는지 인공지능이 예측하여, 프로가 미리 그려 놓은 ‘일러스트’로 대체해 주는 것. 그림을 그릴 때마다 자괴감이 들던 모든 이들에게, 획을 그려나갈 때마다 알아서 전문적인 그림이 대령되는 것은 색다른 기분일 것이다.
구글은 이미 ‘퀵, 드로우!’라는 게임을 선보인 적이 있다. 단어가 제시되면, 20초 이내에 기계가 맞출 수 있도록 재빨리 그 단어를 그림으로 그려 내는 게임. 선을 그릴 때마다 엉뚱한 답을 내는 기계에게 알아차리게 하고 싶어 모두 열심히 최선을 다해 그림을 그리게 된다.
구글은 우리가 단어를 보고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 최종 결과물은 물론 그 순서와 방향 등까지 다 수집하고 있었다. 이제 각각의 개념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 충분한 샘플이 생겼다. 오토드로우는 그 수집결과를 활용한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오히려 이 샘플을 활용한 이외의 연구 결과가 더 흥미롭다. 사람들이 개념을 그림으로 추상화하는 방법을 흉내 낼 줄 알게 된 기계는 이제 스스로 인간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오토드로우는 그 개념에 맞는 이미지로 대체하는 것 뿐이지만, 사실 기계는 기계 나름대로 인간답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
그뿐만 아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 자체가 선 하나하나 스스로 그린 것이기에 개념을 섞는 것과 같은 일도 사람처럼 해낼 수 있다. 위 그림처럼 돼지와 게와 사람 얼굴과 토끼 사이의 무언가를 그려내거나, 요가 자세를 섞어서 스스로 만들어 낸다.
그것이 가상현실이든 인공지능이든 지금 우리는 어떤 변화의 초입에 서 있다. 인류 보완 계획은 이렇게 그림을 끄적이는 유아의 마음에서부터 한 걸음씩 시작되고 있다.
'AutoDraw' 소개 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