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의 진상들
[김국현의 만평줌] 제29화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는 2015 스마트워크 이용현황 실태조사결과를 지난 1월 31일 발표했다. 여기서 말하는 스마트워크가 무언가 하니 그 ‘이용’ 순위를 보니 알 거 같다. 모바일오피스가 20%로 가장 높고 원격회의 11%, 재택근무 9%, 스마트워크센터 6% 순으로 스마트워크 ‘이용률’이 조사되었다고 하니 역시 이 단어는 원격과 재택의 외래어로 쓰이고 있었다.
사실 이는 5년 전의 졸저 <스마트워크> 시절부터 가장 걱정하던 일이었다. 스마트란 그 사용자의 태도이지, 원격이나 재택의 직역일 리 없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스마트워크는 비호감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직원들은 24시간 근무가 될까 싫어했고, 윗사람들은 기강을 해이하게 할까 봐 저어했다. 아무리 센터를 만들고 정부에서 홍보해도 겉치레가 될 수밖에 없던 운명이었다. 정부는 아예 ‘스마트워크 국가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5년까지 스마트워크 근무율을 전체 노동인구의 30%까지 높이고, 5년 이내에 스마트워크센터 500곳을 만들겠다고 했었던 것. 허례허식이 스마트워크가 되었던 것이니, 처음으로 책 이름에 대해 깊이 후회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도 이번 조사 결과는 이 스마트워크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를 다시 알려주었다. 바로 조직문화다. 이제라도 스마트워크의 본질은 단 하나뿐임을, "개인의 자유와 자율을 사회가 다시 믿는 일"일 뿐임을 깨닫게 되었으면 좋겠다. 나머지는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이미 지금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이 조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공공은 정착하고 민간은 저조하다고 판단한 부분. 원격 근무는 지방 이전으로 어쩔 수 없기에 원격이 늘어난 것뿐이지, 그것으로 과연 한국의 공공분야가 ‘스마트’해졌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임도 되돌아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