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헤드셋의 유행
[김국현의 만평줌] 제54화
커피숍 옆 테이블의 대화는 이상하게 잘 들린다. IT나 가젯에 관한 이야기라면 더 잘 들린다. 얼마 전 들린 이야기는, 목에 걸어 쓰는 두툼한 말발굽형 블루투스 헤드셋은 아저씨의 상징이니 사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설득력이 있었다. LG나 삼성에서 나온 그 부류의 제품들은 대부분 노타이 반팔 와이셔츠에 코디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최근에는 배터리의 경량화 덕인지 두툼한 중심부는 사라지고 양쪽 귀에 꽂는 이어버드(earbud)를 선으로만 연결한 블루투스 헤드셋이 유행이 된 것 같다. 제이버드나 자브라 등 소위 스포츠 헤드셋들은 다 이 부류다.
그런데 최신 트렌드는 양 귀를 잇는 그 선조차 사라진 100% ‘와이어리스’ 제품들이다. 영화 ‘그녀(Her)’에서 인공지능 OS 사만사와 통화하던 그 이어셋 같은 모노 무선은 있었다. 생긴 것이 그에 못 따라갈 뿐이었다. 그런데 Bragi Dash 이후로 스테레오 완전 무선도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지난 CES에서는 Earin이나 Kanoa와 같은 제품들이 등장, 주목을 받았고, 삼성의 블루투스 헤드셋 올해 모델, 기어 아이콘 X도 아예 선이 없다.
보통 이런 제품들은 폰과는 블루투스로, 그리고 양 귀의 스피커끼리는 서로 근거리자기유도(Near Field Magnetic Induction, NFMI)등 여러 전파로 소통한다. 온 두뇌를 전자파로 감싸는 묘한 느낌이지만, 기분만은 21세기다.
국제 컨슈머 일렉트로닉스 전시회, IFA가 9월 2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IFA에서는 또 어떤 제품들이 등장할지 두근거리는 가운데, 블루투스 헤드셋 전문업체인 자브라는 홈페이지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next big thing이 궁금하냐’며 티저 광고를 내놓고 있다.
블루투스 헤드셋. 사고 나면 더 좋은 제품이 늘 나타난다. 아이폰7의 3.5mm 헤드셋 구멍이 사라진다는 풍문이 있는 시기이기에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