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리가 쏘아올린 ‘그늘집 만두’ 화제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더글로리’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더글로리’는 ‘파리의 연인’,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 국민 드라마를 만들었던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학교 폭력 피해자의 복수극이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주연인 송혜교(문동은 역)의 뛰어난 연기력이 화제가 되고 있음은 물론, 극중에서 송혜교를 괴롭히는 가해자들의 연기력과 아역-성인 연기자 사이의 싱크로율 등 다양한 요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맛깔나는 대사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완성된 더글로리의 명장면들 역시 유튜브 등 각종 SNS에서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장면 중 하나는 바로 극중에서 송혜교를 괴롭히는 박성훈(전재준 역)이 자신의 골프장을 찾은 하도영(정성일 역) 어머니의 태도에 분노한 뒤 “그늘집 만두 팔지마”라고 외친 순간이다. 국내 최고의 수준으로 페어웨이를 관리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박성훈에게 하도영의 모친이 “그늘집 만두는 맛있었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골프장에 대한 모욕이었기 때문이다.
‘그늘집 만두는 맛있었어요’ 발언에 분노한 박성훈, 현실성 있는 장면일까?
현재 각종 포털사이트에 ‘그늘집 만두’를 검색하면 해당 장면이 박성훈을 분노하게 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이는 실제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즐기고 그늘집을 이용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궁금증일 것이다.
극중 박성훈은 회원권이 없으면 방문조차 할 수 없는 최고급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런 박성훈의 연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하도영의 모친이 골프장의 회원권을 가진 지인과 함께 라운드를 즐긴 뒤 골프장 대표인 박성훈을 소개받는 장면에서 ‘그늘집 만두’ 사건이 발생하는데, 회원권 심사를 잘 부탁한다는 지인의 소개에도 불구하고 하도영의 모친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유난이다, 회원권 하나 사는데 꼭 심사까지 해야 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박성훈은 울컥 치밀어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친절하게 미소 지으며 “오늘 어떠셨어요, 그린은 우리 CC가 대한민국 최고거든요. 한 번도 안 온 분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분은 없는데...”라고 자신의 골프장을 소개했지만 하도영의 모친은 “운동 나오면 다 좋지 뭐, 그늘집 만두는 맛있었어요”라고 대답해 박성훈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차별화된 서비스를 더욱 강조하는데, 회원권 비용을 지불하고 골프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만족감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최고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는 회원제 골프장 회원권의 경우 상당한 금액대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한정수량으로 거래되는 만큼 구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물론 ‘더글로리’는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현실에 비해 과장되게 연출되는 장면들도 많다. 최근 화제가 된 ‘그늘집 만두’도 하나의 예이다.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나 이를 이용하는 사람 모두 상당 수준의 재력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골프장 입회를 희망하는 인물이 굳이 ‘그늘집 만두는 맛있었어요’라며 골프장 대표를 무시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적기 때문이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현실에서 ‘그늘집 만두’ 발언을 듣고 자존심 상하지 않을 골프장 대표는 없다. 다만 회원권을 구입하고자 하는 골퍼의 입장에서도 굳이 골프장 대표에게 거만한 태도를 보이며 자극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늘집 만두’ 장면의 실제 모델이 된 골프장 있을까?
화제가 되고 있는 ‘그늘집 만두’ 장면의 실제 모델이 된 골프장이 따로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NO이다. 실제로 특정 골프장에서 벌어진 기싸움을 모델로 했다면 작가가 밝히지 않더라도 네티즌 수사대가 이를 밝혀냈겠지만 이는 철저히 작가의 상상력서 탄생한 명장면(?)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로 골프장 그늘집에서 맛있는 만두를 팔기로 소문난 골프장들도 물론 존재한다. 골프는 18홀을 기준으로 4시간이 넘게 라운드를 돌며 클럽을 휘둘러야 하는 스포츠인만큼, 플레이 중간에 그늘집에서 먹는 주전부리의 맛이 끝내줄 수 밖에 없다. 그런 그늘집에서 최근 가장 각광받는 메뉴 중 하나가 만두인데,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그늘집 만두’ 맛집으로 소문난 컨트리클럽들
그럼 그늘집 만두로 이름난 골프장은 어느 곳이 있을까? 경기도 여주 소재 트리니티CC는 평소 골퍼들 사이에서 만두 맛집이라고 불릴 만큼 퀄리티 높은 만두를 판매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트리니티는 신세계그룹 계열 골프장으로 클럽하우스를 조선호텔에서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사우스스프링스CC(경기도 이천), 이스트밸리CC(경기도 광주), 블루헤런GC(경기도 여주) 등 여러 골프장의 그늘집에서 판매를 시작한 만두는 실제 골퍼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메뉴로 떠올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라운드 중간에 허기를 달래기 위해 먹는 그늘집 간식의 경우 빠르게 조리가 가능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군만두나 찐만두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에서 골프장 대표의 자존심을 왕창 구겨놓았던 ‘그늘집 만두’ 대사는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현재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K-만두가 골프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장면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GJ 글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