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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90%가 모르는 직장에서 힘든 이유

"사람들은 당신에게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30대 후반 직장인 전선영(가명)입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제가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여 3년 반 정도 일했어요. 현재는 금요일 저녁만 되면 괴롭습니다. 항상 웃으면서 인사하던 동료 직원은 본체만체하고 지나가는 것 같고, 상사가 보고를 받을 때 얼굴색이 안좋아요. 내일 회의장에 필요한 자료들을 옮기면서 후배 직원에게 같이 하자고 했는데, "지금 급한 일이 있다"며 야멸차게 거절 당하고 무시 당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게 무슨 대단한 문제일까 싶어서 눈을 끔벅거리며 쳐다보면 당사자는 아주 긴 사연을 쏟아냅니다. 얼마 전에 그 동료 직원이 부탁했는데, 자기가 그때 너무 바빠서 거절했다는 겁니다. 그때 얼굴색이 바뀌길래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쓰이던 차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오늘 처음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가버리니, 어떻게 오해를 풀면 좋겠냐는 겁니다.


그리고 후배 직원을 얘기하면서 고민을 이어갑니다. 그 후배 직원이 팀장이나 다른 상사들에게는 굉장히 싹싹하게 대하지만, 자기는 은근히 무시하는 느낌이랍니다. 다른 선배에게는 밥 사달라, 술 사 달라면서 친근감 있게 다가가지만, 자기에게는 그러지도 않을뿐더러 업무 관련해서 조언하면 무표정으로 듣다가 알겠다는 말 한마디뿐이랍니다.


그런 일들이 쌓여가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 결정적 사건이 생긴 겁니다. 선배인 자기가 회의 준비로 아침부터 짐을 옮기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걸 보면서도 모른 척 자리에 앉아 있더랍니다. 참다 못해 같이 하자고 했더니, 급한 일이 있다며 거절하는데 이 괘씸한 태도를 어떻게 고쳐줘야 할지 스트레스라고 하네요.

사람들은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남들은 우리의 행동, 말, 뉘앙스, 표정 하나하나를 깊게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그 모든 것을 바탕으로 해서 치밀하게 행동하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젊은 직원이 질색하는 행동 중 하나가 ‘결혼은 했냐, 남자(여자)친구는 있냐’라고 물어보는 겁니다. 사실 이렇게 사적인 질문은 예의가 아니죠. 하지 맙시다. 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다음과 같은 유의 질문을 하는 상대방의 의도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1. 평소 대한민국의 저출산과 비혼, 또는 늦은 결혼으로 인한 사 회적 문제에 큰 관심이 있어서.
2. 소개팅을 시켜주고 싶은 딱 맞는 사람이 있어서.
3. 결혼 못(안) 했다는 사실을 알고 조롱거리로 삼으려는 고약한 악의를 갖고 있어서.
4. 첫눈에 반해 데이트 신청을 하려고.
5. 얘기를 빼고 말하려니 딱히 화젯거리가 없어서.


어떻게 생각하는 게 합리적일까요? 우리가 상대방에게 이런 부류의 질문(결혼은 했나, 고향은 어디인가, 이 회사가 첫 직장인가? 등)을 할 때 어떤 마음인 건지 떠올려보세요.


네, 맞아요. 5번이죠. 대부분 아무 생각 없습니다. 사실 상대편에게 큰 관심도 없고요.

숨겨진 저의를 찾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말아요

신화 - 으쌰으쌰

그러니 앞의 사례에도 똑같이 적용하면 됩니다. 항상 반갑게 인사하는 직원이 본체만체하면서 지나갔다면 어떤 이유겠습니까? 어 떻게 해석하는 게 자연스러울까요?


1. 부탁을 거절당한 걸 며칠 동안 곱씹으며 분개하다 앞으로는 인사도 하지 않고 관계를 끊기로 함. 마침 얼굴을 보자마자 그 복수를 실행하기 위해 연습한 대로 표정을 싸늘하게 바꾸고 모른 척하고 지나감.
2. 상대방이 다른 생각을 했거나 급한 일 때문에 나를 제대로 못 봤거나, 봤어도 반갑게 인사할 여유가 없었음.


2번이라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겠죠? 평소 자기를 무시한다는 후배의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의 준비를 도와달라고 했더니 바쁘다면서 거절했지요. 어떤 의도였을까요?


1. 평소 그 선배를 한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침부터 일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걸 보니 고소하게 생각됨. 역시나 일을 제대로 못 하니 몸이 고생인 것 같음. 그런데 자꾸 나를 흘깃흘깃 쳐다봐서 짜증이 나던 차에 같이 도와달라고 요청하길래 바로 앞에서 거절함. 그 선배는 무시해도 상관없는 사람이기 때문임.
2. 선배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는데, 지금 당장 급한 일(예를 들면 팀장이 당장 달라고 재촉하는 일)로 정신이 없어 거절함.


혹시라도 사연자가 ①번이라고 대답하면 다시 물어볼 거에요.

“그럼 님은 쌀쌀맞게 인사 않던 그 동료 직원이 예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왜 거절하셨어요?”
“그때 5시까지 마감하는 프로젝트로 너무 바빴거든요.”
“그 동료 직원을 평소 미워하거나, 무시하거나, 언젠가 기회가 되면 복수하겠다는 생각을 가지셨나요?”
“아뇨? 제가 왜요?”
“그러면 ‘상황상’ 거절하신 거죠? 다른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그럼요. 그 직원과는 평소에도 잘 지내는 편이에요.”
“그러면 후배 직원도 ‘상황상’ 거절했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

‘상대방이 왜 그랬을까?’라며 숨은 의도를 찾지 말고 말은 말 그대로, 행동은 행동 그대로 받아들이면 인간관계가 단순해집니다. 설사 백번 양보해서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우리는 부정적 이미지나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인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우리의 인생에서 비중이 0.001%도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서요?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그러니 그냥 내버려 두세요. 어차피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그들은 나라는 존재를 기억조차 안할 사람들인걸요.


상대방은 우리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대단한 의도를 가지고 얘기하지도 않습니다. 숨겨진 의도를 찾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상대방의 말은 들리는 대로, 행동은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면 인간관계가 단순해집니다. 해석은 대부분 부질없습니다.


참조 :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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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1초를 아껴주는 정성 | 도서출판 길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