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모여 만든 유튜브, 연 매출 2억 만든 비결
사업과 육아는 공통점이 많다
한때는 바깥세상과 내가 분리된 것 같았다
창밖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며 나는 아이를 안고 있었다. 한때는 바깥세상과 내가 분리된 것 같았다. 모두가 행복하게 웃고 있는데, 나는 말도 못하는 이 아이를 24시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무거웠다. 그런데 점점 그 시간들에 익숙해지더니,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기쁨이 찾아왔다.
아이가 젖을 잘 먹으면 기뻤고, 기저귀를 개운하게 갈아준 뒤 바동거리며 잘 놀면 행복했고, 까르르 하고 웃으면 세상을 다 얻은 듯했다. 무엇보다 잠투정을 적게 하고 잠드는 날이면 복 받은 하루 같았다.
세상에 육아만큼 고되고 힘든 일이 있을까? 그러나 그만큼 큰 기쁨을 주는 일은 또 없는 것 같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아이를 보는 기쁨은 정말 형용하기 어렵다. 나는 육아의 기쁨과 지혜를 나누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엄마들을 위한 라디오는 없을까?’
엄마들의 재능이 모여 커 가는 맘스라디오
“맘스라디오가 뭐예요?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요?” 엄마들은 처음에 아이디어를 듣고 나서 이렇게 반응했다. 그런 마음이 하나둘씩 모여 우리는 콘텐츠를 만들어갔다.
많은 회의 끝에 라디오가 들어간 로고가 탄생했다. 디자이너, PD, 마케팅, 진행 등 각자의 재능이 모여서 하나씩 일을 추진해 갔다. 디자인 일을 하던 엄마는 맘스라디오 로고를 재능 기부로 제작해주었고, 공연 제작사에 있던 경력 단절 엄마는 편집 PD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발달장애 아이를 가진 엄마는 다른 부모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다며 진행자를 자처했다. 우리는 매일이 새로웠고, 도전하는 기쁨 때문에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모 항공사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 엄마는 아이와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며 미모를 기부해주었다. 올케의 소개로 실력 있는 카메라 작가도 섭외되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초기에는 도움의 손길도 많았다. 촬영 장소는 멀리 갈 필요가 없었다. 신도시 아파트는 조경이 매우 훌륭했다. 우리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하루 종일 즐겁게 촬영했다.
드디어 광고 의뢰가 들어오다
2018년 '맘스라디오' 매출액 그래프 |
어느 날 작은 NGO에서 연락이 왔다. 나는 속으로 ‘단체의 홍보를 도와달라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며, 별 기대 없이 미팅 장소에 나갔다. 맘스라디오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식사를 하는데, NGO 대표님이 이렇게 물었다. “홍보를 하려면 광고비가 얼마 있어야 하나요?”
작은 방송국이기에 작은 금액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대표님이 그 자리에서 이러는 게 아닌가. “저희가 1년어치 광고를 계약하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 눈물을 쏟을 뻔했다. 그때 깨달았다. 돈이 많다고 해서 투자하고, 남을 도와주는 게 아니구나. 마음이 진정 움직인다면 누구나 투자할 수 있구나!
나는 그 은혜를 잊지 않았다. 수익이 발생한 이후부터 개인과 맘스라디오의 이름으로 그 NGO에서 보호하고 있는 학대받은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에 매월 후원하고 있다.
생각지 않게 광고 의뢰가 들어오더니, 수익이 되는 일이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홍보 영상 제작부터 유튜브 및 SNS 마케팅 대행 업무, 출판 일까지 들어왔다.
수익 창출 모델을 확대시키다
인증도 부지런히 받았다. 그중 공공기관 입찰을 위한 ‘동영상직접생산자격증’이나 ‘벤처인증’, ‘기술평가’ 등은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각종 서류 작성 업무와 증빙에 각각 한 달 이상 걸렸다.
‘동영상직접생산자격증’은 조달청의 ‘나라장터’에서 입찰을 받기 위해 필요한 자격증이다. 이 자격증을 얻으려면 우선 비디오 제작업으로 등록이 되어야 한다. 동영상을 직접 생산한다는 인증서이기 때문에 카메라 및 편집 장비, 인력, 사무실 운영비 사용 등 그 내역을 꼼꼼하게 자료로 첨부해야 한다. 또 콘텐츠 기획 원고와 자료를 비롯해 사무실이 진짜로 운영되는지 검증하기 위한 몇 달 간의 전기세 입금 자료까지 제출해야 한다. 서류 통과 후 담당자의 실사 등의 과정을 거친 후 ‘동영상직접생산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그 뒤 우연의 일치인지 나라 입찰까지는 아니었지만, 서울시 관할 센터에서 수의 계약으로 두 건이나 영상을 제작했다.
그리고 창업한 기업이라면 받아야 할 인증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벤처인증’이다. 벤처 기업으로 인증되면, 법인세 인하 등의 혜택과 함께 기술보증으로 은행에서 1억 원 이상의 창업 자금을 대출해준다. 벤처인증을 받으려면 맘스라디오가 가진 기술로 어느 정도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그 사실을 서류로 충분히 입증해야 한다. 서류를 증빙하면서 담당자가 우리의 수익 구조와 실적을 보고는 신기해했다. 인증 후로 일은 꾸준히 들어왔다. 공공기관의 교육 영상이나 중소기업의 홍보 영상을 매월 제작했고, 대기업의 수주도 따냈다.
2년 만에 연 매출 2억 원 달성!
수익이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우리가 만들어 놓은 콘텐츠는 800여 개에 달했다. 음성 콘텐츠가 600개, 영상이 200여 개였다. 그렇게 묵묵하게 씨앗을 뿌려 놓으니 유튜브 구독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쌓인 콘텐츠가 자동으로 맘스라디오를 홍보해주었다. 일명 콘텐츠 마케팅이다.
유튜브는 자동으로 관련 검색어에 따라 사용자에게 영상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를 다룬 맘스라디오 콘텐츠들은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 타깃 자체가 3~40대 엄마들을 위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엄마들을 위한 광고가 필요한 업체는 우리를 찾았다. 이들은 우리의 이점을 잘 알고 있다. “구독자 수가 아주 많지 않아도, 이왕이면 3~40대 주부층을 확보하고 있는 맘스라디오에 홍보하자!” 이렇게 생각하는 회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맘스라디오는 처음에 수익은커녕 남편의 생활비로 버텼고, 수익도 안 나는 회사라며 무시받기도 했다.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걸렸지만, 2년 만에 매출 2억 원을 달성했다.
사업과 육아는 공통점이 많다
출산 후, 우는 아이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졌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엄마였기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만 들었다. 그렇게 마음도 약하고, 살림도 못하고, 준비되지 않은 초보 엄마가 창업을 하다니. 하나도 부족한데, 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해야 했다. 그러면서 사업과 육아의 공통점을 깨달았다.
육아와 사업의 공통점
- 처음 아기가 생겼을 때,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그 기쁨은 형용할 수 없이 크다.
- 아기와 사업은 초기에는 가볍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무거워진다.
- 아이도, 사업도 계속 신경 써야 해서 잠을 푹 못 자게 만든다.
- 육아와 사업은 감정 기복을 심하게 한다. 힘들다가도 잘 되면 무척 기쁘다.
- 육아와 사업에 퇴로는 없다. 일단 시작하면 뒤로 갈 수 없다. 무조건 해내야 한다.
- 육아와 사업, 둘 다 힘들다. 극한 직업이 따로 없다. 그러나 이 과정이 나를 성장하게 한다. 즉 육아와 사업은 나와 함께 성장한다.
유튜브로 하루 4시간 일하고 월 2천만 원 버는 나는 ‘엄마 유튜버’입니다. - <엄마는 유튜브로 연봉 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