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들고 알게된 시판 샐러드 가격의 진실
학창 시절에는 유일하게 잠이 깨고, 직장인에게는 퇴근 다음으로 행복한 그 시간. 맞습니다. 점심시간이에요. 휘몰아치는 오전, 오후 업무 속 잠시 숨 쉴 틈을 주는 하루의 쉼표와 같은 순간인데요. 너무나도 소중한 점심, 요즘 직장인들은 어떻게 보낼까요?
직장인 외식 대신 도시락 배달!
시장 조사 전문 기업에서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점심시간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어요. 코로나19확산 이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는 응답률이 약 20%에 달했답니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도 직장인들의 점심 문화는 조금씩 변하고 있었어요. "졸음이 쏟아진다", "오래 앉아 있어 소화가 안된다", "식당에 가면 휴식 시간이 없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점심을 가볍게 먹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어요. 특히나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는 샐러드 도시락이 유행 중이에요. 각종 토핑으로 든든함은 물론 시간까지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언제 생길지 모르는 저녁 약속에 대비해 한 끼라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다양한 이점이 있지만 몇몇 분들은 "너무 비싸다"라고 말합니다. 노릇노릇하게 잘 튀겨진 치킨에 2만 원을 쓰는 건 하나도 아깝지 않지만 1/3 정도의 가격인 샐러드에 돈을 쓰는 건 이상하게 아깝다는 거죠. 만들어 먹으면 훨씬 쌀 거 같은데 왜 그 가격을 받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서 에디터가 샐러드를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사 먹는 샐러드와 직접 만든 샐러드, 뭐가 더 이득일까요?
샐러드 도시락 만들려면 재료부터 사야겠죠?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선 재료가 있어야겠죠?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방법도 있지만, 직접 보고 신선한 재료를 구매하기 위해 마트를 방문했습니다.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커팅 된 파인애플! 열대 아메리카가 고향인 파인애플은 '신대륙의 선물'이라고 불리며 세계 각지에서 사랑받는 과일이에요.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이는 새콤달콤한 맛과 향이 참 매력적이죠.
아보카도는 전 세계 38종의 과일 중 영양가가 가장 높은 과일입니다. 숲속의 버터라고 불리며 건강한 지방과 풍부한 비타민, 미네랄을 품고 있어요.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으로 살짝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데요. 한 번 빠진 사람들은 호!를 외치는 친구예요.
낱개로 파는 아보카도를 찾았으나 없었기 때문에 3개를 구입했어요. 1개에 2,660원으로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
샐러드의 맛을 돋아줄 삼총사죠. 양파와 방울토마토, 올리브도 구입했어요. 방울토마토는 포만감을 주지만 칼로리가 낮고 비타민 C가 풍부해요. 특히 양파와 궁합이 좋답니다. 토마토와 양파를 함께 먹으면 각종 비타민은 물론 당질, 무기질 등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요. 직장인의 피로 회복에 그만이죠.
요즘 채소 가격이 많이 올라서 그런지 방울토마토 한 팩에 5,000원, 양파 2개에 1,480원 정도 하네요. 올리브는 한 병에 1,880원으로 저렴하게 구입했어요.
샐러드의 기본이자 가장 기본이 되는 푸른 채소를 고를 차례에요. 샐러드를 직접 만들어 먹으면 여러 가지 채소를 먹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는데요. 이런 단점을 한 번에 해결한 제품이 바로 샐러드 믹스입니다. 커팅에 세척까지 되어 나오는 매우 간편한 친구예요. 한 팩에 두 번 먹을 분량이 들어있어요.
채소 코너를 지나 냉동 코너로 왔습니다. 샐러드의 메인 재료인 새우를 고르기 위해선데요. 생새우는 빨리 먹어야 하고 가격이 비싸 냉동 새우로 구입했습니다. 한 봉지에 12,800원 정도예요.
새우는 스태미나, 즉 몸보신에 좋은 식품이에요. 저칼로리 고단백으로 단백질에는 글리신이라는 아미노산과 베타인이 함유되어 있어 항산화 작용을 도와요. 특히 새우의 꼬리에 타우린은 간에 영양을 공급해 해독작용을 한답니다.
근처에 무엇이든 다 있다는 상점에 들러 샐러드 도시락통(3,000원)과 드레싱으로 쓸 유자차(2,000원)를 구입했어요. 유자차 한 병을 사기엔 무리가 있어 스틱으로 소포장 된 제품을 골랐어요. 시판 샐러드를 사먹으면 10,000원 안팎인데 비해 샐러드 재료를 모두 구입하니 41,080원이라는 가격이 나왔습니다. 생략할 재료는 과감히 빼고, 나름 합리적인 소비를 했는데 말이에요. 상황에 따라 도시락통이나 드레싱, 샐러드 재료를 이미 갖고 있다면 훨씬 저렴하게 샐러드를 만들 수 있겠죠?
샐러드 재료도 모두 구입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샐러드를 만들러 가볼까요? Let's go~!
아쉬파(아보카도+쉬림프+파인애플) 샐러드를 만들어 보자
위에서 산 재료로 어떤 샐러드를 만들지 궁금하셨죠? 평소 맛있게 먹었던 아쉬파 샐러드(아보카도, 쉬림프, 파인애플 샐러드ㅎ)를 직접 만들어볼 예정이에요. 부드러운 아보카도와 통통한 새우, 상큼한 파인애플이 주재료고 멕시칸 스타일의 어니언 찹 샐러드가 들어간 단짠단짠 멕시칸 스타일 샐러드입니다.
어니언 찹 샐러드에 들어가는 할라피뇨, 스위트콘, 홍 파프리카까지는 구매하지 못했기 때문에 맛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네요. 한 번 만들어볼까요?
아쉬파 샐러드를 만들 재료에요. 직접 만든 샐러드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먹고 싶은 재료를 마음껏 넣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양껏, 많이 손질해서 넣을 예정이랍니다.
제일 처음으로 할 일은 새우를 삶는 거예요. 센 불로 물을 가열하고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한 꼬집 넣어요. 새우는 오래 삶을 필요 없이 데친다는 느낌으로 살이 붉어지면 꺼내주세요. 얼음 물에 살짝 담그면 살을 탱탱하게 만들 수 있어요. 뜨거운 새우를 바로 얹으면 채소의 숨이 죽어요. 새우가 식을 동안 다른 재료들을 준비하면 돼요.
샐러드 채소를 씻어주세요. 세척되어 나오는 제품이라 씻지 않아도 괜찮지만 혹시 몰라서 차가운 물에 한번 헹궜어요. 미지근한 물로 씻으면 세포막의 조직이 물을 흡수해 씹는 맛이 떨어지고 시들시들해지는데요. 채소는 꼭 찬물로 짧은 시간 안에 씻어주세요.
아보카도 손질하는 방법 다들 아시나요? 아보카도 꼭지에서부터 수직으로 반을 갈라주세요. 중간에 딱딱하게 걸리는 게 아보카도 씨에요. 씨를 축으로 칼을 둥글게 돌려주면 과육 부분만 자를 수 있어요. 아보카도를 살짝 비틀면 위의 사진처럼 잘린 아보카도가 나오는데요. 그대로 칼집을 낸 후 숟가락으로 퍼내면 된답니다.
양파와 블랙 올리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세요. 원래는 찹 샐러드로 들어가는 친구들이라 작은 사이즈로 잘랐답니다.
샐러드 도시락에 채소와 방울토마토, 아보카도, 양파, 올리브를 차례로 넣어주세요.
양파와 방울토마토는 아보카도와 매우 잘 어울려요. 양파와 아보카도, 토마토로 만든 과카몰리는 멕시코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고추장이나 된장 같은 국민 소스죠. 아보카도 본연의 느끼한 맛을 방울토마토와 양파, 올리브가 잡아준답니다.
파인애플은 소화가 안될 때 먹으면 특히 좋은 과일이에요. 브로멜린이라는 소화를 돕는 효소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백질 소화를 돕기 때문에 고단백 식품인 새우나 고기와 환상 궁합을 자랑해요. 물론 맛 궁합도 최고에요.
아쉬파 샐러드는 산뜻하고 달콤한 유자 드레싱을 뿌릴 예정이에요. 올리브오일과 유자청, 식초, 소금을 차례로 넣고 잘 섞어주세요. 수제 드레싱의 포인트는 기름과 식초가 잘 섞이도록 유화하는 과정에 있답니다.
시판 샐러드 VS 직접 만든 샐러드 비교해보자!
드디어 결전의 시간! 직접 만든 샐러드와 시판 샐러드, 어떻게 다를까요? 먼저 결과물만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직장 동료에게 평가를 부탁했어요.
"직접 만든 샐러드가 오리지널 아쉬파 샐러드보다 재료의 다양함은 떨어지지만, 생각보다 그럴싸하다"라는 평가를 받았어요. 아무래도 아보카도와 새우, 파인애플, 방울토마토 색감이 조화로워 막 만들어도 이뻐 보이는 듯합니다.(뿌듯)
마트에서 파는 드레싱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이왕 수제로 만든 샐러드 도시락이니만큼 드레싱도 수제로 만들었어요. 간편함을 최우선으로 뒀기 때문에 4가지 재료로 뚝딱 만들 수 있는 유자 드레싱으로 선택했는데요.
두 가지 샐러드드레싱을 맛본 동료는 오리지널 유자 드레싱의 손을 들어줬어요. "전문가들이 고심 끝에 만든 드레싱은 이길 수 없다. 괜히 돈 주고 사 먹는 게 아니다"라고 하네요.
최종 평가
"본인이 요리를 잘 한다면 직접 만든 음식이 사 먹는 음식보다 맛있는 건 당연하다. 샐러드도 마찬가지. 음식 솜씨가 좋은 사람이 만든 샐러드 도시락은 당연히 맛있을 거고, 요리 초보가 만든 샐러드 도시락은 그렇지 않을 것. 혀의 즐거움을 위해선 사 먹는 게 현명한 선택일지도"
만드는 입장에서 바라본 샐러드 도시락
먹는 입장이 아닌 만드는 입장에서 느낀 점은 두 가지 샐러드 모두 장단이 있다는 거예요. 뭐가 더 낫다기보다는 두 가지 유형의 샐러드가 더 적합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 오늘의 결론입니다.
가격적인 면만 살펴본다면 딱 한 번만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경우 4만 원짜리 끼니가 될 거고, 계속 꾸준히 먹는다면 가격이 저렴해질 거예요. 버리는 재료 없이 모두 먹는다면 훨씬 이득이죠. 파는 샐러드는 한 번 먹을 양의 가격이 딱 정해져있으니 득과 실이 없어요.
직접 만든 샐러드의 가장 큰 장점은 먹고 싶은 만큼 토핑을 추가할 수 있다는 거예요. 어차피 삶을 새우, 손질할 아보카도 조금 더 넣는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죠. 사 먹는 샐러드의 양이 부족했다면 직접 만든 샐러드가 더 적합해요.
반면, 많은 양의 재료를 한 번에 구입해야 해 날이 갈수록 채소의 신선도가 떨어져요. 거기다 매번 같은 맛의 샐러드를 먹어야 하니 입이 짧다면 금방 질리고 말아요. 비좁은 대중교통 안에서 샐러드 도시락을 들고 다니는 것도 일이고요. 손질되어 있는 재료를 구입한다 치더라도 퇴근 후 도시락을 준비하기엔 은근히 귀찮다는 단점이 있어요.
사 먹는 샐러드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함입니다. 퇴근 후 채소를 씻을 기력도 없다는 분들께는 시판 샐러드를 추천드려요. 결제만 하면 별다른 노력 없이 원하는 맛의 샐러드를 손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매일 토핑과 샐러드 드레싱을 바꿔가며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입이 짧은 분들이나 금방 질리는 분들께 더 적합하죠. 검증된 레시피로 만든 샐러드기 때문에 맛은 물론 영양까지 챙길 수 있어요.
단점이라면 샐러드에 따라 가격이 상이하고, 맛있는 토핑이 올라가면 가격도 올라간다는 거예요. 비싼 건 만 원이 훌쩍 넘기도 하죠. 또 제품에 따라 배를 채우기에 부족한 감이 있는 샐러드도 있어요.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다 보니 재료의 조합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