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신사임당 실종사태' 걱정 없어요."[쏘핫뱅킹]
[르포]서울 일대 은행 지점 23곳 가보니
일부 ATM기기만 '5만원권 출금 불가' 안내
매년 설명절 '5만원권 증발 현상' 심했지만
은행 "올해는 극심한 공급부족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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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설연휴인에도 올해는 '신사임당' 실종사태가 없어요."
일선 시중은행 지점 직원의 일성이다. 이례적으로 올해는 5만원권 부족현상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예년과는 달라진 현상이다. 이는 사상초유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로 설명절 가족 모임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0일 은행권은 설날 수요를 고려해도 5만원권 수급에 큰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 ATM 5만원권 정상 지급
이날 기자가 서울 중구·종로구·서초구 일대 시중은행 지점 23곳을 방문한 결과 대부분의 ATM 기기에서 5만원권 입출금이 가능했다. 일부 지점에선 5만원권 공급 부족으로 5만원권 출금 서비스가 불가하다는 안내표를 붙여 놨다. 5만원권을 입금할 수 있지만 출금할 수 없는 기기도 일부 눈에 띄었다. 5만원권 출금 불가 기기에서 1만원권을 잔뜩 인출한 시민을 볼 수도 있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5만원권 수요는 평소에도 많지만 명절 전후는 특히 더 많다"며 "명절을 앞두고 1만원권 인출은 10건 중에 1~2건 정도이고, 웬만하면 5만원권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회적거리두기 강화로 예년과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년에는 세뱃돈을 신권으로 줬지만, 코로나19로 신권 수요가 굉장히 크진 않다"며 "이번 설 연휴는 가족들 모임이 줄면서 신권 수요도 줄어 은행 내 유통에 부족함이 없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권은 올해 설명절 5만원권 수급 관련 각 지점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론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업계 관계자는 "5만원권 고객 수요에 따라 지점마다 보유량에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며 "설을 감안해도 전체적인 5만원권 공급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 "5만원권 이용 큰 문제없다"
매년 명절을 앞두고 '신사임당 실종사태'를 겪은 일부 시민들은 이번 설에도 5만원권을 자유롭게 쓰지 못할까 불안해 하기도 했다. 서울 문래동에 거주하는 이모 씨(30)는 "최근 5만원권을 출금 할 수 없는 ATM기기가 이전보다 자주 보이는 것 같다"며 "이번에 취업이 잘 돼서 5만원권으로 선물과 세뱃돈을 준비하려 했는데 수중에 넣지 못할까 내심 걱정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5만원권 증발 현상'은 저금리, 코로나19 불확실성이 극심했던 지난 2020년에 이미 여러 차례 주목받았다.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역대 최저치(24.2%)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4분기 5만원권 환수율(특정 기간 지폐 발행액에 대한 환수액의 비율)은 25.6%를 기록했다. 같은해 1·4분기(44.5%)에서 2·4분기(16.3%), 3·4분기(6.5%)까지 추락한 수치에 비하면 다소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낮은 비율이다. 2019년 4·4분기(57.1%)에 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만큼 시중에서 5만원권의 자금 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어딘가에 묶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 신권 교환 작년의 절반 수준
올해는 설 연휴전 한국은행 창구에서 바꿔 간 신권도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1월 28일부터 2월 9일까지 9영업일간 시민들이 한은 발권국 창구에서 지폐를 새 돈으로 교환한 건수는 약 3320건이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1월 24일∼27일) 직전 10영업일 간 교환 실적(7090건)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코로나19발 예비 수요·설 자금 수요 등으로 5만원권 인출이 더욱 몰릴 수 있다"며 "설 대비 5만원권을 전년보다 더 발주해 수요를 맞추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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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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