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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카 시대…“나도 모르게 리콜했었네?”

[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하드웨어 리콜보다 소프트웨어 결함 증가…커넥티드 시스템 통해 리콜도 가능


최초의 커넥티드 카는 1996년 미국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에서 만든 온스타(On-Star) 서비스다. 온스타는 셀룰러 통신을 활용해 길 안내와 도난차 추적, 잠금장치 해제, 구급차 요청 등을 스스로 해냈다.


2000년 6월, 미국 GM이 한국의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첨단 전자기술을 GM대우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 고유의 텔레매틱스 기술 ‘온스타’ 역시 이 가운데 하나였다. GM대우는 이를 가져와 한국에서 ‘드림넷’이라는 이름으로 활용했다. 국내 최초의 텔레매틱스 시스템이었다.


당시 GM대우 드림넷은 차 안에는 폴더폰 방식의 2G 핸드폰을 장착해 '드림넷 센터'와 통화도 가능했다.


LPG차의 경우 드림넷 센터에 인근 LPG 충전소 위치를 문의하면 셀룰러 폰을 통해 위치를 전송해 줬다.


GPS를 활용한 도난차 추적은 물론 차 문이 잠겼을 때도 전화 한 통이면 잠금장치가 해제됐다.


또 자동차 에어백 전개, 한 마디로 사고 상황을 감지하면 드림넷 센터가 이를 알고서 곧바로 운전자에게 연락했다. 구급차가 필요하다면 현장에 이를 보내주기도 했다. 요즘이야 기본적인 기술이지만 약 20년 전에는 그야말로 첨단 기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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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차)

커넥티드 시스템 자율주행 시대의 필수 조건

이후 자동차는 쉼 없이 전자장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3G 스마트폰 기술 등장하자 자동차는 더 빠른 속도로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됐다. 본격적인 커넥티드카의 시작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자동차는 단순한 통신을 넘어서 다른 차 또는 교통 인프라와 소통을 시작했다.


실시간으로 통신하며 운전자의 편의와 교통안전을 돕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찾아 나섰다. 커넥티드 카 자체가 통신 기기가 된다는 의미에서 ‘거대한 사물 인터넷(IoT) 기기’로 추앙받았다.


3G 이후 LTE 통신 기술이 발달하자 커넥티드 시스템은 곧 자율주행차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는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바탕으로 움직인다. 앞차와의 거리를 레이더 센서로 감지해 속도를 조절하고, 카메라를 활용해 좌우 차선을 감지해 차선을 유지한다.


반면 궁극적인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커넥티드 시스템이 필수다. 단순하게 앞차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전방의 교통상황과 앞차, 앞서서 주행 중인 모든 자동차와 소통하며 전방 상황을 미리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와 레이더가 바로 눈앞의 상황을 인식하는 것과 달리, 커넥티드 기술이 활용되면 전방 수 킬로미터 앞에서 주행 중인 자동차와 통신한다. 이를 통해 도로와 기상 상황, 돌발변수를 미리 감지해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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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차)

이제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업데이트하는 시대

커넥티드 기술이 일반화되면 자동차는 스마트폰처럼 주기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예컨대 쌍용차는 G4 렉스턴 출시에 맞춰 내비게이션 자동 업데이트 기술 상용화를 준비했다. 렉스턴이 서비스센터에 진입하는 동시에 내비게이션 지도와 단속 카메라 정보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기술이다.


다만 이 시스템은 양산 직전에 철회했다. 굳이 복잡한 인프라를 깔지 않아도 이제 곧 자동차 스스로 통신사와 소통하며 주기적으로 관련 자료를 업데이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주기적으로 새로운 기능으로 업데이트되는 것처럼 이제 자동차도 주기적으로 새로운 버전으로 업데이트될 수 있다.


현재는 완전변경 또는 부분변경 등 새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새 기능을 넣었지만 이제 구형 차를 타면서도 신차에 장착되는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다.


실제로 테슬라 구형 모델은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주차장에서 리모컨으로 내 차를 불러올 수 있는 ‘스마트 서먼’ 기능도 이 가운데 하나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전에 없던 기능을 내 차에 담을 수 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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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차)

이제 자동차 리콜도 업데이트로 해결

이처럼 커넥티드 시스템이 일반화되면 자동차는 끊임없이 업데이트가 가능해진다.


통신을 활용한 업데이트가 대표적이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기를 맞물렸을 때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방식도 연구 중이다.


새로운 첨단기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고, 자동차에 대한 규제 또는 안전기준이 바뀔 때마다 그에 맞춰 자동차 제어 소프트웨어를 쉽게 바꿀 수도 있다.


물론 자동차의 설계 단계의 오류 또는 결함이 발견됐을 때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를 보완하거나 수정한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인지한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도 있다.


주요 장치를 포함한 하드웨어 결함이 아닌,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제조사가 리콜을 시행할 수도 있는 시대가 온 셈이다.


[이투데이/김준형 기자( junio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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