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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8% 시대 성큼...내 이자는 얼마나 오를까

이투데이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서울 은평구 전용 84㎡짜리 아파트를 구입한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최근 2~3년간 급격하게 오르는 집값에 놀라 대출까지 끌어모아 내 집 마련을 했는데 대출 금리가 심상치 않다.


김씨는 "아내와 10년은 고생할 생각으로 무리해서 대출을 받았다. 조금 고생해도 내 집을 마련했다는 생각에 기뻤는데, 요즘은 이자 생각에 잠이 오지 않을 지경"이라며 "물가도 올라 먹고 살기 힘든데, 당장 은행에 내야 할 이자가 수 십만 원씩 오르다 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올 연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최고 8%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 최소 3.40%까지 인상되는 게 유력해지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최소 1%포인트 이상 인상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주담대 고정 금리 최고 7% 넘어

이미 주담대 고정금리 최상단은 7%를 넘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17일 기준 연 4.330∼7.140% 수준이다.


지난해 말(3.600∼4.978%)과 비교해 6개월여 사이 상단이 2.161%포인트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4.147%로 1.818%포인트나 치솟았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금리는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올랐다.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3.690∼5.681%다. 지난해 말(3.710∼5.070%)과 비교해 반년 사이 상단이 0.611%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3.771∼5.510%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과 비교해 하단이 0.271%포인트, 상단이 0.790%포인트 올랐다.

영끌족 부담 계산해보니…한 달 월급 증발

지난해 서울 아파트가격의 중위가격은 10억 원 수준이다. 서울시는 25개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대출은 집값의 40%(주택담보대출비율·LTV)가 최대치다.


‘영끌족(영혼까지 대출을 끌어 쓴 사람들)’ 중 LTV 40% 대출 이외에도 신용대출 1억 원 정도를 빌린 사례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10억 원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 주담대 4억 원과 신용대출 1억 원을 빌린 가구는 지난해보다 올해 월 상환액이 37만8476원 늘어나게 된다.


세부적으로 우선 30년 만기 주담대 고정금리(혼합금리) 평균치가 지난해 4.289%에서 올해 5.735%로 올랐다. 월 부담액(원리금균등상환)으로 보면 197만4791원에서 232만9212원으로 35만4421원 늘어났다.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고정금리가 안정적인 대출 관리에 유리하다.


5년 상환 기준 신용대출 1억 원의 월 상환액은 184만6620원(4.110%)에서 187만675원(4.640%)으로 2만4055원 증가했다.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합하면 월 상환액이 37만8476원 늘어난다.


이를 1년(12개월)치로 계산하면 454만1712원으로 도시 근로자의 월 평균 가처분 소득을 훌쩍 넘는다. 통계청에서 전국 단위로 분기마다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363만 원이었고, 도시 근로자가구의 경우 약 419만 원이었다.


영끌해서 서울 중위 가격의 아파트를 샀다면 지난해에 비해 이자로만 한 달 월급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8% 넘을 듯

만약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거의 14년 만의 일이다.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한 곳의 내부 주택담보대출 금리 통계를 보면, 혼합형(고정금리)의 경우 8%대 금리는 2008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변동금리 기준으로도 2008년 10월 이후 금리가 한 번도 8%를 넘지 않았다.


A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른 적은 최근 10년 안에 없었다”며 “다만 과거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8%대 기록이 있다”고 전했다.


2008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체로 7∼8%대였고, 일부 은행의 금리는 잠시 9%를 넘기도 했다. B은행 관계자는 “7∼8%대 대출금리는 은행 직원 입장에서도 생소한 일인데, 특히 저금리 환경에 익숙한 젊은 대출자들로서는 처음 겪는 금융 환경인 만큼 은행 상담 등을 통해 원리금 상환 계획을 합리적으로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투데이/김우람 기자 hur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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