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검출 검사에 왜 체모를 이용하나
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재벌3세·연예인 마약 사건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피의자는 마약 검출을 피하기 위해 머리 탈색, 전신 제모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마약 범죄 입증은 물론 회피 수단 역시 체모 확보 여부에 달렸기 때문이다. 다른 약물뿐만 아니라 질병검사와 달리 체모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마약 검출 검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논란이 일었던 연예인 마약 검출과정에서 소변 검사는 '음성', 모발에서 검출된 검사는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로 다른 반응이 나온 건 소변보다 다리털 등 모발에 마약성분이 더 오래 남아 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은 잦은 염색·탈색과 외부 노출로 성분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반해 체모는 인위적 처리 또는 외부환경에 덜 노출돼 특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머리카락을 박박 밀면 어떨까? 보이는 머리카락은 없지만 모낭에서 피부를 뚫고 나오기 전까지의 털은 숨길 수 없다. 최근에는 모낭 세포까지 채취해 검사를 하기 때문에 마약 전력은 속이기 어렵다. 같은 이유로 다리 털, 겨드랑이 털을 제모해도 완전 범죄를 꿈꾸기 어렵다. 복용한 약물은 모세혈관을 통해 모공 내에 있는 모근에 흡수된다. 이후 모근이 성장해 각질화되면서 혈액 중 약물이 모발 내에 흡입된다. 모발이 성장하면서 이동하는 약물을 확인하기 위해 길이에 따라 모발 검사를 한다. 약물 복용 여부뿐 아니라 시기도 추정 가능하다.
소위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은 복용했을 경우 약물은 체내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암페타민을 생성한다. 암페타민은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고 기민성을 증가시키는, 전반적 육체활동을 늘리는 약물군이다. 약물을 정맥주사를 통해 복용하면 직접 혈액으로 흡수되고 경구나 코를 통해 흡입하면 주로 장이나 폐, 점막으로 혈액이 흡수된다. 혈액 내 약물은 혈액 흐름에 따라 운반돼 신체 흥분·억제·자극 등 약리작용을 일으킨다. 혈액 내 약물이 생성·분해되는 대사과정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변검사를 통해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한다.
소변 검사는 짧은 검사 시간으로 마약 투약여부를 파악하기 좋은 방법이다. 이에 반해 약물 검출 기간이 최근 7~10일 이내인 만큼 상대적으로 짧다. 메스암페타민은 1.5~7일 정도 경과하면 대부분 배설된다. 대마의 경우 짧게는 1~4일, 주기적 흡연은 최대 30일까지 소변시료에서 대마성분을 확인할 수 있다.
성다교 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