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미남 혼혈배우’가 4개월 졸졸 쫓아다녔다는 4살연상 아내
10년 전 한국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외국인 배우로 이름을 알렸던 혼혈 배우가 있습니다. 당시 잘생긴 외모로도 화제가 되었고, 4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와 결혼하며 연예인 부부 반열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세 자녀와 함께 지구 반대편에서 살고 있는 이 배우의 파란만장한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델, 배우, 운동 예능을
섭렵한 캔자스 청년
배우이자 모델인 리키 김은 미국 캔자스 주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내고, 캔자스 주립대학교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다가 용돈벌이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 발을 디뎠습니다. 한국에 사는 백인 친구가 그다지 키가 크지도, 잘생기지도 않았는데 모델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도전한 것이죠.
그렇게 시작된 모델 일로 그는 BYC, KTF, 현대 아파트, 배스킨라빈스 등의 광고를 촬영했습니다. 이후 차츰 드라마와 예능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드라마 <온에어>, <맨땅에 헤딩>, <제중원> 등에 조연으로 출연하여 수려한 외모의 외국인 배우로 많은 관심을 받았죠.
드라마뿐만 아니라 운동이라는 특기를 살려 예능에도 꾸준히 출연했는데요. 체력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출발 드림팀>,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에서 활약하며 뛰어난 운동신경을 보여주었죠. 그는 과거 캔자스에서 생활할 때 혼혈 외모 때문에 백인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고, 공부와 운동을 잘하면 많은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아버지의 조언 덕에 운동을 시작해 지금의 체력과 운동신경을 갖게 되었죠.
영화 같은 첫 만남,
색달랐던 프러포즈
그가 예능에 출연하여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인 신인배우 시절,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지금의 아내 뮤지컬 배우 류승주 씨인데요. 두 사람은 2008년 국제 봉사 단체 ‘한국 컴패션’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이 단체는 국제 어린이 후원 단체의 홍보 밴드로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 차인표, 신애라 부부도 이 단체에서 처음 만났죠.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첫눈에 반하지는 않았지만, 선한 마음을 가지고 무료 봉사에 임하는 모습을 좋게 봤습니다. 그러던 중 리키는 더러워진 아이들을 안고 씻기는 류승주의 모습에 사랑에 빠졌는데요. 하지만 류승주는 개인적인 이유와 본인이 4살이 더 많은 나이 차이 등의 이유로 리키의 첫 고백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리키는 4개월간 꾸준히 그녀에게 구애하였고 둘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죠. 한편 연애 당시 리키의 스킨십 속도가 너무 느려 류승주를 답답하게 했다고 하는데요. 비 오는 날 우산이 없어 홀딱 젖은 날 류승주는 내심 로맨틱한 첫 키스를 기대했지만 그날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죠.
리키의 프러포즈 또한 굉장히 색달랐는데요. 리키는 류승주가 뮤지컬 공연에 오르기 직전 무릎을 꿇고 잡지에서 오려낸 종이 반지를 건네며 고백했습니다. 어머니의 다이아 반지를 새로 세팅해서 선물하려고 했지만 미국에서 배송되는 터라 프러포즈 당일까지 반지가 도착하지 않아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한 것이죠.
어디서나 행복 바이러스
태태 패밀리
당시 같이 있던 동료 배우들은 당황했지만 오히려 류승주는 그의 정성과 진심에 반했고 아직까지 추억상자에서 그 반지를 꺼내 보며 당시의 떨림을 떠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연예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것도 좋지만, 너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게 내겐 더 큰 소망이야’라는 감동적인 멘트 또한 그녀의 마음을 울려 리키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죠.
이후 둘은 2009년 5월 백년가약을 맺고 세 자녀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리키 가족은 2016년까지 한국에서 생활하며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해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전했는데요. 귀여운 태린, 태오, 태라의 모습에 수많은 ‘랜선 이모 삼촌’들이 생기기도 했죠. 이후 2016년 리키의 할리우드 영화 캐스팅으로 인해 가족 모두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미국 생활 중 다섯 가족에게는 또 한 번의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리키 가족은 작년,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과테말라로 이주해 생활하고 있습니다.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자선단체 행사에 가족 모두가 초청을 받았고, 그곳에서의 시간이 가족 모두에게 특별하게 느껴졌죠. 이를 계기로 1년간 북남미 대륙을 여행하고 긴 여정 끝에 다시 과테말라에 정착하여 현재까지 생활하고 있습니다.
리키 가족은 한 달 전 한국에 입국했는데요. SNS를 통해 한국에서의 다섯 가족 모습을 공유하며 근황을 전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리키 가족의 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