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준대도 싫다” 중국 재벌2세들이 승계 거부하는 현실 이유
중국 재벌 2세 ‘푸얼다이’
푸얼다이가 가업을 물려받지 않으려는 이유
출처: 신화뉴시스 |
중국 경제성장을 선두에서 지휘했던 창업 1세 기업가들이 은퇴할 시기가 되었지만 정작 2세들은 가업 승계보다 독립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선 재벌 2세를 ‘푸얼다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에는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경기 둔화’이다. 부모세대는 창업과 함께 기업의 고공성장을 계속 이어왔으나 이미 고성장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국은 기업경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진핑 정권 이후 비즈니스 환경이 위축된 것도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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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세대차이이다.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돌아온 2세대들은 가업을 물려받음으로써 직면하게 될 정경유착과 같은 복잡한 정치적 계산을 꺼릴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최대 음료업체 와하하 그룹의 외동딸인 종푸리는 영국 가디건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영혼을 잃은 것 같다.사람들은 신념에 따라 살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부패한 중국 사회를 비판한 적 있다.
세 번째는 ‘험난한 승계 과정’이다. 중국 기업은 기본적으로 봉건적인 특성이 있어 젊은 리더들이 입지를 다지기 어려운 구조이다. 게다가 외국이나 다른 기업의 환경에서 일하던 푸얼다이는 중국 내 연고가 깊지 않아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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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얼다이들이 승계를 거부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IT업계의 대부라 불리는 레보너의 창업자 류촨즈의 딸이 승계를 거부했다. 그녀는 베이징대와 하버드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2014년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의 최고 운영 책임자로 합류해 현재는 사장 자리에 올랐다. 결국 류촨즈는 레노버 회장직을 전문경영인인 왕위안칭에게 넘겼다.
또한 중국의 거대 부동산 그룹인 완다그룹 회장의 외아들 역시 “아버지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며 자산 100조원이 넘는 가업의 승계를 거부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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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얼다이들의 줄줄이 이어지는 승계 거부에 부정적인 경제 여파를 걱정하는 언론 보도가 잦아졌지만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는 전문가들도 있다. 홍콩과기대 펑 부원장은 “이 문제가 걸린 가족들에겐 위기일 수 있으나 국가입장에서는 아니다”라고 밝히며 기업 입장에서 누가 경영하느냐보다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하며, 대처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사람들은 중국 기업가에갠 ‘충섬심’이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가치 중 하나인데 외부 출신 경영인에게 맡길 경우 신뢰도가 낮아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