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외로웠을까"…서유정→서태화 故 김보경 사망, 동료들도 애도
(사진=영화 ‘기담’ 스틸컷) |
고(故) 배우 김보경이 11년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소식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고인을 향한 연예계 동료들과 누리꾼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친구’(2001)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서태화는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구’라는 영화를 통해 만난, 진숙 역을 했던 김보경 배우가 우리 곁을 떠났다”며 “이렇게 아파한 것도 모르고 떠난 것도 몰랐다.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추모했다.
그는 “좀 더 주위를 잘 둘러보며 살아야겠다”고 자책하며 “보경아 잘가. 가서 만나자”라고 그리움을 전했다.
과거 김보경과 절친한 사이였던 배우 서유정 역시 같은 날 저녁 인스타그램에 고인을 향한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사랑해요 사랑해요 너무 사랑해요 그리고 너무 미안해요.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럽고 너무 기가 막혀서. 멍했다가 울다 지치다가 그랬네요”라고 슬픔을 드러냈다.
이어 “난 언니가 이렇게 된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라며 “전화하면 나 위로해주면서 기쁘게 나한테 기도해주면서 내 전화 받을 거 같아. 용서해줘 나 살기 나 힘들다고 이렇게 될 때까지 모르고 지난 친 날 용서해줘”라고 말했다.
서유정은 “너무너무 보고 싶고 너무너무 그립고 너무너무 만나고 싶어”라며 “2일날 언니가 하나님에게 갔는데 그때 알았더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갔을 텐데 안치했다는 말이 더 날 못 견디게 해. 얼마나 외로웠을까. 동료들도 친구들도 모르고 모르게”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나한테 잘해준 사람한텐 어느새 평온함을 느끼고, 날 싫어하고 내가 잘해야 하는 사람한테만 너무 신경 쓰며 살았어”라며 “많이 반성해 내가 언니 꼭 만나러 갈게. 꼭 언니 거기선 언니가 좋아하는 연기 많이 하고 언니가 너무 사랑하는 하나님 곁에서 사랑만 받고 살아 연기하면서 당신을 알게 되어서 난 영광이었어요. 가족분들을 지켜주세요”라고도 호소했다.
누리꾼들도 SNS 및 커뮤니티 댓글들을 통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들은 “진심으로 슬프다” “좋은 곳에 가셨길 바란다” “‘학교4’에 출연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안타깝다. 편히 쉬어라” “근황이 궁금했는데 너무 안타깝다.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한국일보는 김보경이 지난 2일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11년간 암 투병을 이어왔다. 향년 44세.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전공해 지난 2001년 영화 ‘친구’로 매체 연기에 데뷔한 고인은 극 중 연극이 끝난 후‘란 곡을 부르던 여고생 밴드 레인보우의 단발머리 보컬 진숙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그의 연기와 노래 실력으로 영화와 ’연극이 끝난 후‘란 곡이 다시 주목을 받는가 하면, 이를 계기로 고인 역시 뮤직뱅크 MC를 맡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이후 영화 ‘아 유 레디?’ ‘청풍명월’ ‘어린 신부’ ‘창공으로’ ‘여름이 가기 전에’ ‘기담’ ‘은하해방전선’ ‘파주’ ‘결혼식 후에’ ‘북촌방향’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고, 드라마 ‘초대’ ‘학교 4’ ‘하얀거탑’ ‘깍두기’ ‘천일야화 1’ ‘오페라가 끝나면’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존재감을 쌓아갔다.
다만 고인의 이름과 얼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 한 건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하얀거탑‘ 출연을 통해서다. 이 작품으로 주목 받은 그는 ‘하얀거탑’ 출연 당시 한 인터뷰에서 영화 ‘친구’ 이후 기대만큼 주목받지 못해 힘들었던 심경을 고백하며 “제가 그렇게 힘든 이유가 스타에 대한 욕심 때문이란 걸 깨닫게 됐다. 어차피 평생 연기할건데, 이건 나의 인생이다 나랑 같이 그냥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굉장히 편해졌다”라고 솔직히 고백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역할 비중을 떠나 꾸준히 다양한 작품에 얼굴을 비췄다. 2010년대에 들어서도 영화 ‘무서운 이야기’ ‘해와 달’ 우정 출연과 드라마 ‘아모레미오’ ‘사랑했나봐’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2012년 ’아모레미오‘ 종영 이후에는 한 살 연하 사업가와 결혼 소식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작품을 끝으로 암투병으로 인해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