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A여고 “넌 내 이상형·엉덩이 크네” 학생 성희롱 교사 추가 적발
졸업생 “학교 측에서 조치 취하지 않아” 증언 쏟아져
광주의 A여자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들의 학생 성희롱·성추행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전체 학생 860여 명 중 약 180명이 피해 사실을 밝혔고,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는 기존 11명에서 16명으로 늘어나 학교가 초토화됐다.
2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 교육청 조사단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A여고 학생 등을 대상으로 성희롱·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면대면 전수조사를 마쳤다. 학생들은 이번 조사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이 “‘넌 내 이상형이다’, ‘몸매 예쁘네’, ‘엉덩이도 크네’ 등 성적희롱과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5명의 교사가 추가 적발돼 시 교육청은 이들을 분리 조치하고 광주 남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A여고 전체 교사 57명 중 16명이 분리 조치 됨에 따라 교육청은 긴급 안정화 지원단과 실무추진반 편성·기간제 교사 채용 인건비 지원·공립학교 교사 파견 등 긴급조치에 나섰다.
논란이 일자 A여고 졸업생들도 피해사례 증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 졸업생은 학교 측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재학 당시 교사의 성희롱 문제를 제기했으나 학교 측은 해당 교사에 대해 구두 경고 또는 같은 재단의 다른 학교로 전보 조치를 하는 등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9년 전 졸업한 B씨는 지난 1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최근 언론보도를 접한 뒤 졸업생 친구들과 만나 관련된 얘기를 했다”라며 “현재도 근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야한 농담과 기분 나쁜 말을 많이 하던 교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교사가 수업 중 갑자기 한 친구의 손을 잡고 춤을 추려고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3년 전 졸업한 C씨는 “친구가 싫다고 하는데도 한 선생님이 친구의 겨드랑이 아래쪽을 자꾸 만지기도 했다”면서 “학생들이 항의하자 해당 교사는 ‘딸 같아서, 예뻐 보여서 그런 것이다. 오해다’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해당 교사에 대한 (학교 측의) 처벌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앞서 A여고 학생들은 지난달 18일 ‘우리를 지켜주세요. 교장선생님’이라는 제목의 건의사항을 통해 교사들의 상습적인 성희롱을 신고했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