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에도 끄떡없다"...유망직업 카지노 딜러
경기변동성 약한 카지노 딜러 유망직업으로 인기 ↑
안정적 월급에 좋은 복지로 근속 연수도 길어
어학점수·서비스마인드·자기 객관화 필수
지난 1월 취업포털 사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579개사 중 23.6%의 기업이 ‘2020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취업난이 지속되자 진로 자체를 틀어 이색 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카지노 딜러가 주목 받는 이유
딜링하는 카지노 딜러의 모습.(사진=이미지투데이) |
카지노 딜러는 유망한 이색 직업 중 하나다. 카지노가 비교적 경기를 타지 않는 산업인 탓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산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카지노 매출은 오히려 급증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현재 국내에는 외국인 출입 가능 16곳과 내국인 출입 가능 1곳을 포함 총 17곳의 카지노가 운영 중이다. 오는 2022년까지 2곳의 복합 리조트에서 추가 개장도 예정돼있다.
‘카지노의 꽃’이라고 불리는 딜러는 게임 테이블에서 블랙잭, 바카라, 룰렛 등의 게임을 진행한다. 흔히 딜러는 카드와 칩만 나눠주고 걷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이면에는 빠른 손과 정확한 계산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서울카지노딜러아카데미는 서울의 유일한 ‘딜러 양성소’다. 스냅타임이 서울카지노딜러아카데미에서 부원장으로 재직 중인 원인영(48 여)씨를 만났다.
근속 연수 길고 승진시 여성 차별 적은 것이 큰 장점
서울카지노딜러아카데미 원인영 부원장.(사진=지다은 인턴기자) |
원 부원장은 10년간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딜러로 근무했다. 현직을 떠난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시범으로 보인 룰렛 게임에서 현역 못지 않은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카지노 딜러로 입사하게 되면 약 3개월간 기본적인 게임의 룰과 카드 딜링(카드를 나눠주는 행위)을 교육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을 마친 뒤에는 선배 딜러가 지켜보는 가운데 금액이 작은 테이블부터 들어가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며 "3교대 로테이션으로 테이블을 돌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어느새 능숙한 딜러로 성장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딜러의 가장 큰 직업적 장점으로 카지노가 본인 의사에 따라 오래 근무할 수 있다는 직장이라는 점을 꼽았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카지노 딜러의 초봉은 대개 2800만~4000만원 선이다. 카지노의 경우 보통 정년이 보장된다.
그는 “특히 강원랜드와 세븐럭 카지노의 경우 공기업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정년을 채우는 직원이 꽤 많다”면서 “승진에 있어 다른 산업과 달리 남녀차별이 적은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카지노 딜러 가운데 70%가 여성인 대표적 여초 직장이다.
호텔 카지노에서 정년을 채우지 않더라도 제2, 제3의 길도 많다. 원 부원장은 “현장경험이 많은 딜러의 경우 카지노학과 교수나 강의를 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딜러직업을 이어가고 싶을 때에는 해외 취업을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딜러는 딜링이 깔끔하고 계산이 빨라 해외 카지노에서도 선호하는 편”이라며 “호텔이 아니어도 최근에는 카지노 펍이나 홀덤 펍 등이 늘어나 근무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카지노 딜러 되기 위해서는 고차 전형 거쳐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카지노딜러아카데미.(사진=지다은 인턴기자) |
원 부원장은 지난 2013년 오픈한 서울카지노딜러아카데미에서 딜러를 꿈꾸는 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카지노 딜러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일반 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사람들이나 기존 직업을 갖고 있던 사람도 딜러로 진로를 바꾸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지노 딜러가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직업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로 카지노 딜러가 되기 위해선 까다로운 채용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강원랜드, 세븐럭 카지노, 파라다이스 카지노 등의 메이저 카지노는 대개 4차에 이르는 전형을 통과해야 한다.
원 부원장은 “1차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카지노 딜러도 일반 사기업처럼 인·적성 검사를 본다”며 “이 전형은 카지노 딜러로서 적합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인적성 전형을 통과하면 면접을 보는데 고객 서비스 마인드와 카지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카지노가 다 합쳐 20개가 되지 않고 대개 1년에 1~2번 채용하기 때문에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학점수 가장 중요...외모 비중 적어
2019 하반기 파라다이스시티 딜러 채용 공고(사진=사람인 캡쳐) |
카지노 딜러가 되기 위해서는 어학 점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카지노는 강원랜드를 제외하고 모두 외국인 전용 카지노이기 때문이다. 그는 “프리토킹(자유로운 대화)이 가능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채용 시 요구하는 어학 기준이 낮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그 기준을 통과할 정도의 실력은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에 능하면 우대를 해주는 곳도 있어 외국어 능력이 탁월하다면 채용 시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딜러가 되기 위해서는 외모가 뛰어나야 한다는 편견에는 부정했다.
원씨는 “카지노 딜러라고 해서 외모가 출중해야만 뽑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반 회사와 마찬가지로 깔끔한 인상을 갖고 있다고 나쁠 건 없지만 단순히 예쁘고 잘생겼다고 해서 뽑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실제로 카지노에 가보면 예상과 달리 외모가 뛰어난 딜러보다는 서비스 마인드가 좋고 딜링이 깔끔한 딜러들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냉철한 자기 객관화는 카지노 딜러 되는 지름길
플레이어에게 카드를 드로잉하는 '피칭'을 연습중인 수강생.(사진=지다은 인턴기자) |
카지노 딜러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스펙에 대한 냉철한 자기객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원 부원장은 “학원에 카지노 딜러를 꿈꾸고 오는 이들은 많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 카지노가 몇 개,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과 규모에 따라 각각의 카지노는 원하는 인재가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카지노를 들어가려면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일부 제주권 카지노는 메이저 카지노와 달리 딜링 가능자를 채용하기 때문에 딜링에 익숙하지 않으면 지원이 불가능하다. 그는 “어학, 나이, 딜링 가능 여부 등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적합한 카지노를 입사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육학과를 전공한 홍은경(26·여)씨는 현재 서울카지노아카데미에서 카지노 딜러를 준비 중이다. 홍씨는 “전공과 다른 분야의 취업 자리를 알아보다 카지노 딜러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 카지노와 더불어 카지노 펍이 많이 생기면서 딜러가 취업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졌다”며 “다른 직업보다 일 자체가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점도 장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평소 카드게임에 흥미가 있던 사람이라면 딜러를 하며 즐거움을 배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스냅타임 이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