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펜' 회장님의 '실내 텃밭' 도전, 신시장 열었다
교원 웰스(Wells) 신제품 새싹재배기(왼쪽)와 식물재배기 ‘웰스팜’(오른쪽). 출처=교원그룹. |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홈캠핑(집에서 즐기는 캠핑)', '홈테인먼트(집에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홈카페(집에서 즐기는 카페)' 등 집에서 모든 경제생활을 이루는 '홈코노미(Home+Economy)'가 대세로 떠올랐죠.
특히, 가정용 식물재배기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속 홈가드닝 트렌드와 맞물려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상태인데요. 시장 성장 가능성을 간파한 삼성, LG, SK매직 등 대기업들도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에 진출을 준비 중인 추세입니다.
'가정용 식물재배기'란 신시장을 개척한 곳은 바로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그룹이었습니다. 그리고 배경에는 창업주이자 '학습지 방문판매 신화' 주인공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이 있었습니다. 교원그룹 건강가전 종합 브랜드 웰스(Wells)는 지난 2017년 렌탈 업계 최초로 각종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가전제품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을 내놨는데요. 당시만해도 식탁에서 채소를 재배해 먹게한다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시장은 갸웃한 시선이었습니다.
그리나 4년 뒤, 다소 무모한 듯 보였던 학습지 기업의 도전은 대표 가정용 식물재배기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합니다. 현재 '웰스팜'은 리뉴얼 출시 첫해와 이듬해까지 9000대 수준에 머물던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2만5000대를 넘었습니다. 손쉬운 식물 재배 방식과 가장 신선하고 깨끗한 채소를 직접 재배해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오늘도 많은 고객의 선택을 받는 중입니다.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변신한 교원 웰스교원그룹의 식물재배기 시작은 8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룹은 2003년 웰스 브랜드 론칭과 함께 저출산 시대에 학습지 교육사업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다각화를 추진했고 생활가전, 호텔, 상조서비스 등으로 사업보폭을 넓힙니다. 그리고 앞선 경쟁사들과 동일한 제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세우며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전통 렌탈 가전을 앞세워 점유율을 만들어 나갑니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출처=교원그룹. |
본격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2017년 교원그룹 '딥 체인지(Deep Change)'부터였습니다. 새로운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온 교원그룹은 렌탈, 상조, 직판, 여행 사업 등 생활문화 사업 확대를 본격적으로 알립니다. 하지만, 생활문화 사업 분야 비중 확대를 위해 웰스의 변화가 절실했죠.
때문에 장 회장은 웰스가 지속해 온 기존 전략을 넘어 혁신 제품을 바탕으로 발돋움 할 것을 지시합니다. 그해 웰스는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을 비롯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였죠. 특히, 웰스팜 개발은 '건강한 먹거리 트렌드 속 가정에서도 쉽게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혁신 제품 개발하라'는 장 회장 지시로부터 시작됩니다.
웰스 상품기획 담당자들은 상품개발을 위해 다각도로 방향을 모색합니다. 식물재배기 기획TF를 꾸려 2016년 4월부터 소비자 조사와 농산물 산지와 농업기술원 등을 직접 방문하는 시장 조사를 시작합니다. '식물재배 범위를 어디서부터 진행할 것인가'에서부터 어떤 종류의 식물을 키울 것인가, 렌탈 서비스를 활용한 기기 관리 방식 등 다양한 방향에서 의견을 나눕니다.
그러나 고객에 씨앗과 기기를 제공하고, 직접 키우게 할 경우 발생할 문제 해결에 대한 고민 가장 컸습니다. 우량한 종자를 심어도 환경에 따라 발아율이 50% 내외였기 때문이죠. 기기 식물 재배 시, 파종부터 재배까지 걸리는 시간도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2~3달 마다 전문가 방문 관리가 있어도, 관리주기 사이에 고객이 꾸준한 관리를 할 수 있단 보장도 없었습니다. 결국 웰스 담당자들은 식물 생장 안정성과 시간 단축을 위한 방법으로 모종 렌탈을 선택합니다.
시장에 내놓기까지...반복됐던 시련과 도전이후에도 다양한 문제가 뒤따릅니다. 모종 키우는 장소에 대한 고민도 발생한 것인데요. 전문 육묘장을 계약해 납품을 받는 방식과 자체 식물 생장 시설을 통해 모종을 키우는 방식으로 압축됐고, 결국 모종 품질 및 공급 안정성, 경제성을 고려해 직접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죠.
장소에 대한 문제는 장 회장이 나섭니다. 장 회장은 파주 물류창고 유휴 공간을 활용해 식물 재배 시설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을 내고, 웰스는 기존 정수기 물류창고로 활용되던 공간을 이용해 웰스 식물공장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파주시 검산동에 위치한 파주 물류센터 지하 공간을 첨단 바이오공장을 방불케하는 대형 클린룸으로 탈바꿈시킵니다.
교원 웰스 클린품. 출처=교원 웰스 홈페이지. |
이와 함께 웰스팜 기기 역시 가닥이 잡힙니다. 전자동 시스템으로 빛, 온도, 영양분 등을 자동 조절하는 방식을 적용하게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으로 광합성에 필요한 빛의 양과 세기를 조절하고, 순환냉각기능을 적용해 저수조 물 온도를 제어합니다.
흙 대신 칼륨 칼슘 등으로 구성된 수용성 배양제를 영양분으로 사용해 수경재배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흙이 날리지 않으며 벌레가 생길 우려도 적었습니다. 자체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식물을, 웰스팜 전문 엔지니어가 위생적이고 안전한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웰스팜 기기까지 전달해 더욱 믿을 수 있는 방식이 갖춰집니다.
코로나19 확산·홈가드닝 수요 증가에 '웰스팜' 인기 '쑥쑥'노력의 결실은 지난해부터 하나 둘 맺어집니다. '웰스팜'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속 홈가드닝 수요 증가와 함께 많은 고객들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인데요. 지난해 1분기 전분기 대비 5배 이상 판매량이 늘며 가장 큰 성장폭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교원그룹 '웰스팜'이 소비자 선택을 받은 데는 방문판매란 기업 모태도 한몫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웰스팜' 기본은 가정용 식물재배기이지만, 웰스는 가정에서 누구나 손쉽게 4계절 무농약 채소를 직접 키워 먹을 수 있도록 식물 재배 기기와 기능성 채소 모종 패키지 배송서비스를 하나로 합친 렌탈 상품으로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웰스가 직접 운영하는 식물공장을 통해 무균·무농약 환경에서 안전하게 재배된 채소 모종이 2개월 마다 정기 배송되죠.
출처=교원 웰스 홈페이지. |
특히, 웰스팜 기능성 채소 패키지는 구성 채소 효능에 따라 5개 카테고리로 다양하게 나뉩니다. 성장 촉진과 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채소로 구성된 '아이쑥쑥' 다이어트 및 피부미용을 위한 '美(미)소채' 신진대사 및 항산화 기능의 채소로 활기를 높여주는 '활력채' 항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채소로 암 예방에 도움을 '항암쌈채' 숙면 유도 성분이 담긴 '숙면채' 패키지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죠.
배송서비스 역시 콜드체인 시스템과 위생 관리전문가인 '웰스팜 전문 엔지니어'를 통해 채소 모종이 전달됩니다. 2개월마다 식물공장에서 키운 채소 모종이 고객에 전달되기 전 엄격한 검수 과정을 거쳐 가장 신선하고 건강한 채소만을 전하고 있죠. 웰스팜 기기 점검과 청소 및 필터 교체 등 관리서비스가 함께 제공돼 유지관리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이용도 가능합니다.
'빨간펜' 신화, '웰스팜'으로 이어지다지난해부터는 한단계 더 진화합니다. 웰스는 지난해 2월 공유 렌탈 서비스를 론칭, 웰스팜에 처음으로 적용합니다. 1년 간 제품을 무상 대여하고, 모종과 관리서비스 비용만 지불하는 형태로, 웰스팜 이용에 대한 문턱을 낮춘 셈이죠. 이어 작년 5월에는 '웰스팜 새싹재배기'도 선보입니다. 웰스팜 새싹재배기는 방, 거실, 테라스 등 집안 어느 곳이든 어울릴 수 있는 미니멀 디자인과 수경재배 최적화 구조를 갖춘 기기로, 가정 내에서 손쉽게 새싹보리와 적케일싹 등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1봉지 기준 5~10일 정도면 재배가 가능합니다.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으로 재배된 기능성 채소를 이용해 요리하고 있다. 출처=교원 웰스. |
간편한 재배방식과 유통 새싹채소 중금속 발견 등으로 안전하게 직접 재배하려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최근 새싹보리가루 구매에 대한 불신 확산으로, 손쉽게 직접 재배할 수 있는 웰스 새싹재배기 판매량이 급증합니다.
웰스 관계자는 "집에서 손쉽게 기능성 신선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웰스팜에 대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채소가 아닌,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기능성 채소 패키지를 앞세워 웰스팜만의 가정용 식물재배기 시장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습니다.
최근 홈가드닝은 외부 활동 축소 속에 비대면, 집콕 트렌드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성장 분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 가능하고, 녹색 식물을 직접 키우며 재미와 힐링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데요. 이 추세를 이어 렌탈시장 후발주자 교원그룹 웰스가 '웰스팜'으로 '빨간펜' 신화를 재현할 내일의 모습에 귀추가 더욱 주목됩니다.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