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계엄군, 여고생·임신부 성폭행…17건 확인, 가해자는 수십 명"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동아일보DB |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연행·구금된 사람이나 일반 시민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연루된 가해자는 모두 군인이며 수십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조영선 사무총장은 지난 31일 방송된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조사 결과 계엄군 등이 여고생, 임신부 등을 상대로 17건의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7건의 가해자 모두 군인이며 연루된 사람은 수십 명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은 아직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동조사단 조사관들은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 인력을 동반해 각각의 피해자들을 만났고,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하는 가운데 조사를 진행했다"며 그동안 이뤄진 진상조사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어느 군부대의 대대 단위, 특정인 등 가해자를 어느정도 특정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그러나 대략적인 추정일 뿐 확정할 수는 없다. 특정인이 가해자로 지목된 경우에도 조사단 같은 경우에는 강제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소환 조사할 수 없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조 총장은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회가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국가폭력인 만큼 국가가 나서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적극적인 배상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5·18 관련 특별법이 정리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해당 특별법을 개정해 성폭력 또한 조사범위로 명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