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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초만에 시속 100km… 차로 자동변경… “미래를 탔다”

[카&테크]

테슬라 SUV ‘모델X’ 주행기… 뒷문 위로 열리는 ‘팰컨윙’

디자인-효율성 두 토끼 잡아… 완전 자율주행 가까운 기능

트럭 뒤는 피하게 해주기도

동아일보

▶ 테슬라 모델X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라 불리는 ‘팰컨윙’은 매의 날개를 형상화한 것으로 문이 위로 열릴 뿐 아니라 접혀서 열리기 때문에 옆으로 30cm 정도 공간만 있어도 개폐가 가능하다. 테슬라 제공

“고성능, 첨단 주행 기능, 그리고 차부심(차량과 자부심을 합친 신조어).”


최근 테슬라의 모델3 퍼포먼스 차량을 구매한 최모 씨는 테슬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고성능 전기차로서의 장점과 완전자율주행에 가장 가까운 기술을 탑재한 차량이면서 미래 혁신 이미지를 담은 차를 몬다는 이른바 차부심까지 만끽할 수 있는 것이 테슬라라는 의미였다.


테슬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는 테슬라 차부심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차량중 하나다. 테슬라 모델X LR(Long Range)를 처음 마주한 날, 전면부 디자인은 깔끔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외계인의 얼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대형 SUV지만 쿠페형 차량처럼 후면과 트렁크 라인을 디자인한 덕분에 단순히 ‘큰 차’라기보다는 ‘잘 가꿔진 균형 잡힌 차’라는 느낌을 줬다. 특히 모델X가 자랑하는 팰컨윙은 미래 혁신의 이미지를 가장 잘 전달하는 디자인이었다. 뒷좌석 문이 일반적인 차량 문 또는 좌우 슬라이딩 문이 아니라 새가 날개를 펼치듯, 아래에서 위로 열리는 형식이다. 디자인뿐 아니라 효율성도 함께 잡은 기능이다. 문이 아래에서 위로 활짝 열리다 보니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된다. 차량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지 않고도 탑승이 가능했다. 카시트를 탑재할 때 허리를 숙이는 등 무리한 자세를 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은 큰 장점이다.


모델X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전기 SUV’라는 슬로건처럼 엄청난 가속을 자랑했다. 도심에서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은 안 됐지만,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치고 나가는 힘은 고성능 차량 이상이었다. 테슬라에 따르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6초면 다다른다.


테슬라가 첨단 기술의 집약체라 불릴 수 있는 건 오토파일럿 기능 때문이다. 현존하는 차량 중 완전자율주행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행 차선을 유지하면서 앞 뒤 차량 거리까지 유지하며 가는 오토파일럿 기능은 기본이다. 특히 옵션에 따라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데 △저속 주행 차량이나 트럭 뒤에서는 주행하지 않도록 차선 변경을 제안하고 조정하는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 △지능적으로 차량을 옆 차선으로 이동시키는 자동 차선 변경 △평행 및 직각 주차 공간을 감지해 주차해주는 자동 주차 △차량에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모바일 앱이나 키를 이용해 주차 공간이나 좁은 공간에서 편리하게 차량을 이동시키는 차량 호출 등이 가능하다.


차량 가격은 1억1599만 원부터다. 모델X는 본사의 결정에 따라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신청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가격을 할인하지 않아도 살 사람은 산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테슬라가 극복해야 하는 문제도 많다. 단차 문제(차량 부품들 사이에 높낮이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와 풍절음, 언덕 밀림 현상 등의 품질 논란, 서비스 인프라 강화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시승을 하는 내내 뭔가 새로운 기술을 갖춘 미래차를 타는 느낌이었다. 상당히 흥미로운 차였다. “차량 성능만 보고 차를 선택하는 시대는 지났다”던 한 테슬라 오너의 말이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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