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靑 방북 동행 강요하는 것이 데이트 폭력 수준”
하태경 최고위원. 사진=동아일보DB |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2일 청와대가 국회의장단 및 여야 5당 대표 등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할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 “방북 동행 강요하는 것이 거의 데이트 폭력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께 한 말씀 드리겠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들이는 정성 반만이라도 우리 야당에게 보여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전날 문 대통령이 국회의장단과 야당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 초청을 거절한 것과 관련해 “민족사적 대의 앞에 당리당략을 거둬 달라”고 말한 것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고 한 발언을 겨냥하기도 했다.
하 최고위원은 “같이 가자고 하면서 꽃할배라고 비아냥거리고, 당리당략이라고 비난한다”며 “국회의장까지 일개 비서취급하면서 같이 가자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진국가 치고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동시에 외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없다. 오죽했으면 그 점잖은 문희상 의장님까지 자존심 상한다고 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교·안보에 있어서 바른미래당은 적극적으로 협치를 하겠다고 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돕고 싶다”며 “제가 볼 때는 청와대에서 우리가 돕지 못하게 함정을 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진정으로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실장이 야당과 외교안보 분야 협치를 하고 싶으면 데이트폭력 수준의 방북 동행 강요에 대해서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그리고 특사단이 방북했을 당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우리 야당과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이 북한에 가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함께 협의를 하는 게 전제가 돼야 한다”며 “그것이 남북관계 협치에 있어서 청와대와 야당이 새 출발하는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