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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 가방 메고… ‘곰표 밀가루’ 옷 입고

동아일보

주류업체 ‘하이트진로’와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가 협업해 400개 한정으로 출시한 ‘참이슬 백팩’. 무신사 제공

식품업계와 패션업계의 이색 협업 상품인 ‘푸드 패션’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정판으로 판매돼 희소성이 큰 만큼 개성을 중시하는 10, 20대 사이에서 인기 몰이 중이다. 식품업계에서도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어 최근 이와 같은 흥행 현상을 반기고 있다.


주류업체 하이트진로와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가 지난달 25일 400개 한정판으로 선보인 ‘참이슬 백팩’은 참이슬 오리지널 팩소주 모양을 본떠 제작한 상품이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로 시작하는 경고문구와 측면의 바코드, 새빨간 참이슬 로고, 사각형 팩의 형태를 그대로 재현했다. 지퍼 손잡이 부분엔 두꺼비 모양 키링도 달려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미성년자도 살 수 있는 일탈 아이템’이라며 신선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만우절인 줄 알았다”, “내년에 중학교 2학년이 되는데 잘 메고 다니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참이슬 백팩은 무신사 홈페이지에서 5분 만에 전량이 판매됐다. 현재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만 해당 상품을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출시 당시 소비자가격은 1개당 4만9000원이었으나 16일 한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선 1개당 10만∼20만 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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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온라인 패션몰 ‘포엑스알(4XR)’이 선보인 곰표 컬렉션 중 곰표 패키지를 그대로 묘사한 쇼트패딩 제품(왼쪽 사진)과 감자칩 브랜드 ‘프링글스’와 패션 브랜드 ‘이터(ITER)’의 스웨트 셔츠. 각 사 제공

이와 같이 이종 산업 간 협업으로 눈길을 끄는 사례는 최근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패션몰 포엑스알(4XR)과 협업해 곰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컬렉션엔 곰표의 대표 컬러인 초록색과 곰 모양 로고를 활용한 맨투맨 셔츠, 쇼트패딩 등이 포함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진행된 7차 판매까지 완판을 기록 중이다.


올해 7월 부산 소주 업체 대선주조와 지역 신발 브랜드 콜카가 협업한 ‘대선 슬리퍼’ 역시 온라인 중고 카페에서 웃돈을 줘야 구매가 가능하다. 대선 소주의 대표 컬러와 디자인을 슬리퍼에 적용한 상품이다. 지난달 SPC는 의류 브랜드 커버낫과 함께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리바게뜨 등 인기 메뉴 이미지를 활용한 맨투맨 셔츠 3종을 한정 발매했다. 과자 브랜드 프링글스와 무신사 패션 브랜드 이터(ITER)가 협업한 티셔츠, 농심과 에잇세컨즈의 새우깡 잠옷, 빙그레와 휠라의 메로나 운동화 등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선 이종 산업 간 협업으로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전략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분석한다. 구매할 때 제품에 담긴 재미(Fun)를 따지는 ‘펀슈머’(펀+컨슈머)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무신사 측은 “모델이 등장해 진지하게 찍은 (이종 업계 협업 제품) 화보도 재미 요소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10, 20대뿐 아니라 30, 40대가 즐겨 찾는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트렌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지를 개선해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장수 식품 브랜드들의 욕구와도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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