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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충돌 막아라… 적외선 망원경으로 소행성 감시

지구위협소행성 사전 포착 위해 NASA, ‘네오캠 프로젝트’ 추진

국내 연구진도 탐사 기초연구 착수

동아일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에 위협이 될 만한 지구근접천체를 감시하기 위해 적외선 우주망원경 ‘네오캠(NEOCam)’을 추진할 것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NASA 제공

7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당황시킨 사건이 벌어졌다. 지구에서 불과 6만500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느리게 지나가는 축구장만 한 크기의 소행성 ‘2019 OK’를 포착한 것이다. 지구에 근접한 소행성 가운데 지름이 140m보다 크고 지구와의 거리가 약 750만 km보다 가까운 경우 ‘지구위협소행성(PHA)’이라 부른다. 2019 OK가 지구와 근접한 곳을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큰 위협이 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사전에 포착하는 데 실패한 것에 NASA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NASA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9월 말 행성과학자문위원회를 열고 지구근접천체(NEO·네오)를 감시하기 위한 적외선 우주망원경 ‘네오캠(NEOCam)’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근호에 따르면 NASA는 네오캠을 2020년대 중반에 발사할 계획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구위협소행성에 대한 우려는 이미 현실이라고 분석한다. 1908년 러시아 툰구스카에 떨어진 소행성은 지름이 60m짜리였지만 지구와 충돌해 서울의 3.5배 면적의 숲을 초토화시켰다. 2013년에는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소행성이 폭발하는 사고도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올해 6월 기준 1981개의 지구위협소행성을 발견했다. 지난해 1년 동안 새로 발견한 지구위협소행성만 총 83개에 달한다. 대부분 미국 연구팀들이 찾아내고 있다.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필요한 이유는 확인된 소행성의 75%를 차지하는 탄소질 소행성은 빛 반사율이 2% 미만으로 어둡기 때문이다. 광학 망원경으로는 쉽게 포착하기 어려워 파장이 긴 열복사를 활용한 적외선 망원경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은 “작은 소행성이더라도 빛 반사도가 높으면 밝게 보여 포착하기가 쉽지만 탄소질 소행성의 경우 크기가 커도 어둡게 보여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NASA가 약 15년 동안 추진하지 못했던 적외선 망원경 프로젝트인 네오캠 미션을 본격 추진하면 관측하기 어려웠던 탄소질 소행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는 2005년 ‘스페이스가드 골’이라는 법안을 수정해 지구위협소행성 분석 대상을 기존 지름 1km급에서 140m급으로 낮췄다. NASA는 지구위협소행성을 샅샅이 찾아내기 위해 적외선 망원경 ‘네오와이즈(NEOWise)’를 운용해 왔는데 조만간 수명이 다한다. 이 때문에 NASA는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맞추는 ‘라그랑주 L1’ 포인트에 네오캠을 발사할 예정이다. 적외선 망원경이 제대로 성능을 내는 데 필요한 냉매가 없어도 될 정도로 온도가 낮은 곳이다.


문 책임연구원은 “네오캠이 라그랑주 L1점에 놓이면 지구 공전 궤도보다 안쪽을 공전하는 소행성들을 포함해 어두운 소행성까지 굉장히 많은 소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올해 ‘제3차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에 제시된 미래 소행성 탐사 임무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데 필요한 기초연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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