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창조했나”…백종원, 홍콩반점 기습 점검 후 한숨
홍콩반점 음식들을 점검하는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 백종원 대표 유튜브 영상 캡처 |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요리 솔루션을 진행해 왔던 백종원 대표가 본인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대표 중식 브랜드 ‘홍콩반점0410’(홍콩반점)을 기습점검했다.
백 대표는 그동안 자신의 브랜드 음식을 평가하는 ‘내꺼내먹’ 콘텐츠를 진행하면서 “홍콩반점을 점검해달라”는 누리꾼들의 요청을 많이 받은 바 있다.
백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지난 3일 ‘[내꺼내먹_홍콩반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여러분의 말씀이 맞았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백 대표가 홍콩반점의 짜장 메뉴와 탕수육을 직접 먹어보고 평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홍콩반점 음식들을 점검하는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 백종원 대표 유튜브 영상 캡처 |
백 대표는 처음으로 홍콩반점 한 지점에서 짜장면과 짜장밥, 탕수육을 배달시켰다. 해당 지점은 배달과 음식 퀄리티가 만족스러웠다. 그는 “배달이 이 정도면 맛있는 거다. 다른 매장들도 이 정도만 되면 컴플레인 올라올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본격적인 점검에 들어갔다. 제작진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미스터리 쇼퍼로 가장해 전국 홍콩반점 매장을 돌았다. 한 달여간 점검 끝에 여러 지점에서 ‘엄청 달고, 면을 잘 안 털어서 그런지 싱겁다’, ‘홀에서 먹는데도 면이 불어 있고, 짜장 소스가 뭉쳐있다’, ‘짜장 소스가 부족했고 달걀이 타서 나왔다’ 등의 문제가 접수됐다.
백 대표 또한 이 평가에 참여했다. 그는 제작진이 뽑은 A 지점에서 배달된 짜장면을 먹어보면서 “팀원 여러분 감사하다. 여러분들의 말씀이 맞았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내가 내 걸 스스로 디스해야 하네”라며 “면이 삶은 지 좀 된 식감이다. 깡통에 들어 있는 파스타 식감보다 조금 더 좋은데 미리 삶아놓은 걸 살짝 데쳤거나 오버 쿠킹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탄 달걀이 든 짜장밥을 먹고선 “이 집 짜장은 색깔은 연한데 짜장이 왜 이렇게 짜지. 소스 아끼려 간장을 넣었나”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이후 새로 배달을 받은 B 지점의 음식을 평가했다. 그는 “이 정도면 동네 짜장면집 중에 잘하는 편”이라며 “진짜 웃기지 않나. 기본을 지키는 곳과 안 지키는 곳이 차이가 난다”고 했다.
백 대표는 차 안에서도 시식 점검을 이어갔다. C 지점은 합격이었지만, D 지점의 탕수육은 튀김옷이 두꺼워 배달 용기에 붙어있었고 조각들이 붙어 제대로 떼어지지 않았다.
D 지점 음식을 먹어보고 평가하는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 백종원 대표 유튜브 영상 캡처 |
두 지점의 탕수육을 비교한 백 대표는 “내가 지금 누구한테 고자질을 하는 거야”라며 “사장님들 이러시면 안 된다. 제가 욕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러면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D 지점의 짜장면과 짜장밥까지 맛보고 “이 집은 레시피를 창조했나 봐. 자신만의 길을 가고 계신다. 도대체 뭔 생각으로 이러시는 거야"라며 혹평을 이어갔다.
백 대표는 결국 홍콩반점 담당자에게 연락해 D 지점의 긴급 점검을 지시했다. 그는 “이런 집들 때문에 잘하는 다른 홍콩반점들이 욕먹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후 백 대표는 홍콩반점 담당자들을 불러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에서 “홍콩반점은 모든 브랜드 중에 사람의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매뉴얼에 있는 레시피 그대로만 하면 되는데 그걸 안 보니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매뉴얼 북이 운영 방식부터 조리 과정까지 상세히 적혀 있어 분량이 상당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그는 “간단하게 따라 해도 기본은 나올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하자”고 제안하며 관련 솔루션을 예고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