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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 함박눈’에 몸살앓는 베이징

1970년대 심각한 황사 막기 위해 포플러-버드나무 28만그루 심어

거리에 탁구공만 한 꽃가루 흩날려

동아일보

6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눈처럼 흩날리는 베이징의 꽃가루 사진이 등장했다. 이 사진을 올린 이용자는 “드라마에 나오는 거품(가짜) 눈보다 더 진짜 같다”고 썼다. 사진 출처 웨이보

지난겨울 고농도 초미세먼지로 피해가 극심했던 중국 베이징(北京)이 봄을 맞아 함박눈처럼 흩날리는 꽃가루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6일 “온 하늘에 꽃가루가 가득한 봄이 돌아왔다. 베이징의 포플러나무와 버드나무가 걱정거리로 변한다”며 도시에 떠다니는 꽃가루의 심각성을 전했다. 실제 시내 거리, 공원 등에서는 꽃가루가 탁구공만 한 크기로 뭉쳐 나뒹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중국중앙(CC)TV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가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시간대이다. 꽃가루에 민감한 사람들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라. 외출하려면 새벽이나 저녁, 비온 뒤에 하라”고 권고 방송까지 했다. 베이징시에 따르면 주거 지역 등에 28만4000그루의 포플러나무와 버드나무 암나무가 심어져 있다.


중국 매체들은 베이징시 원림녹화국 관계자를 인용해 “2020년에는 꽃가루 문제가 분명히 개선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론은 싸늘하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원림녹화국이 연도를 잘못 기억한 것 아닌가? 2020년은 바로 내년이다’ ‘뻔뻔하다. 수년간 개선되지 않았는데 내년에 개선된다니’ ‘10일간 꽃가루 휴가를 내자’ 등의 글이 올라왔다. 베이징시는 1970년대 심각한 황사를 막기 위해 건조한 기후에서 빨리 성장하면서 가격도 저렴한 포플러나무와 버드나무 암나무를 시내에 집중적으로 심었다. 이 나무들의 꽃가루가 과도하게 흩날리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녹화에 기여하는 부분도 커서 당장 없앨 수만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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