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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일이죠?"…이유미, 12년차 배우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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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게 무슨 일인가요?"


불과 5개월 만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가 됐다. 인스타 팔로워도 4만 명에서 787만 명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글로벌 '밈'의 주인공도 됐다. 한 흑인 시청자가 지영(오징어 게임)을 보고 눈물 짓는다. 그러다 나연(지우학)을 보며 분노의 일격을 날린다. 180도 연기 변신에 대한 칭찬이다.


이유미는, 이 모든 게 어색하다.


"당연히 기쁘죠. 그런데 실감이 안납니다.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새로워요. 지금처럼 계속 열심히 하려고요."


'디스패치'가 이유미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징어 게임'과 '지우학'의 촬영 비하인드를 들었다. 두 작품을 통해 얻은 것,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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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선물"


사실, 이유미는 12년차 베테랑 배우다. 2009년부터 단역, 조연, 주연을 가리지 않고 열일했다. 영화 '황해', '배우는 배우다', '박화영', '인질' 등 약 6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아니었다. 촬영을 할 때보다 쉴 때가 더 많았다. '쿠팡이츠' 배달 알바를 하다가 '오겜' 흥행 소식을 들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이유비는 '지우학'에서 한 층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핑크 가디건을 입은 빌런 역을 찰떡같이 소화한 것. '오겜'에선 심장 통증을 유발했고, '지우학'에서는 분노를 일으켰다.


그는 "두 작품을 비슷한 시기에 촬영했다"고 전했다. "오징어 게임 때는 뭔가를 덜어내며 촬영장에 갔다. '지우학' 촬영을 할 땐 하나 하나 채우면서 갔다"고 밝혔다.


이런 인기를 예상했을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손사레를 쳤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것 같다"며 "너무 좋은데 한편으로는 (인기가)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친구들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인기가 무섭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음…. 무서운(?) 만큼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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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 나연이, 왜 그랬을까?"


'지우학'의 나연은, 한 마디로 밉상이다. 소리지르고, 짜증내고, 정작 자신은 숨으려 한다. 임대 아파트에 사는 동급생 경수(함성민 분)을 미워하고, 일부러 감염까지 시킨다.


이유미는 그런 나연을 이해하기 위해 곰곰이 생각했다. "나연이는 남들이 보기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한다"며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부모의 말을 들어왔을지 상상했다"고 설명했다.


"마음 깊숙한 곳엔, 경수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을 거에요. 경수는 모든 친구들과 잘 지내니까요. 나연이는 늘 친구들과 같이 있었지만 (마음은) 같이 있지 못했어요. 그래서 빨리 관계를 원상복구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는 "나연이는 인간의 극단적 본성을 보여주는 캐릭터라 생각한다"며 "악행을 저질러서라도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확인하고 싶었고, 소속감을 얻고 싶었던 것"이라 분석했다.


꼼꼼한 설정 덕분에 애드리브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대사보다는 행동이 많았다"며 "제일 먼저 달리다가, 좀비를 보자마자 엉덩방아를 찧었다. 굳~이 무섭다고 주저앉는 식"이라고 예를 들었다.


나연이의 엔딩에는 반전이 있었다. 친구들로부터 고립된 후 마음을 고쳐 먹은 것. 그간 자신의 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친구들에게 먹을 걸 가져다 주기 위해 죽음을 무릅쓴다.


"나연이가 마지막엔 친구들을 위하잖아요. 그게 바로, 정말 완벽한 '악'은 없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 아닐까요. 그래서 지우학의 (숨겨진) 의미는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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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년차 배우? 아직 연기가 재밌다"


지금 이유미는 대세 중의 대세다. 2연타 홈런 덕분이다. 그래도 얼떨떨한 마음은 여전하다. "모든 게 익숙하지가 않다. 실감하는 중인지, 적응하는 중인지 혼돈이다"고 털어놨다.


다만, 함께 작품의 여운을 즐기고 있다. "특히 외국 시청자 분들의 '밈'이 재밌다. 완전 빵 터져서 웃픈 느낌이 들었다"며 "비슷한 시기, (오겜과 지우학으로) 완전히 다른 것을 보여드릴 수 있어 행운"이라 말했다.


이유미에게 '지우학'은 어떤 의미일까. "한 마디로 표현하면, 동료"라며 "나연이가 동료를 갈망했던 것처럼, '지우학'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유미에게 '열일'의 원동력을 물었다.


"조금 성의없는 대답이려나요? 하지만 사실인걸요. 제가 계속 배우를 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재미있어서였어요. 연기는 공부해도 끝이 없더라고요.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고요."


그는 아직, 하고픈 것이 많은 배우다. "안 죽고 오래 사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귀엽고 상큼한 역할도 하고 싶다. 멋있는 연기도 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문제"라며 웃었다.


"이름을 빨리 알리고픈 조급함은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싫지가 않았습니다. 덕분에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게 됐거든요. 올해도 tvN '멘탈코치 제갈길'을 촬영 중이거든요? 저, 슬럼프에 빠진 쇼트트랙 선수로 나와요. 꼭 봐주세요."


​[Dispatch=송수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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