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이 돋보이는 독립서점 5
여행을 가면 어느 골목에 어떤 서점이 있는지를 먼저 살핀다. 북적이는 대형 서점보다는 조그만 책방을 찾는 편이다. 신간과 베스트셀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이 대형 서점의 매력이라면, 소규모 책방의 매력은 책방 주인장의 개인적인 취향이 잔뜩 묻어난 북 큐레이션에 있다. 작은 공간에 꽉 들어찬 타인의 취향을 살펴보며, 서점이나 온라인에선 찾기 힘든 보석 같은 책들을 발견하는 재미는 오직 독립 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다.
■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곳, 대전 다다르다
ⓒ 다다르다 |
ⓒ 다다르다 |
대전 성심당 본점 근처에 있는 독립서점 ‘다다르다’. 1층은 작은 커피숍, 2층에는 책방이 있는 구조다. ‘다다르다’라는 책방 이름에는 ‘우리는 다 다르고, 서로에게 다다를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빼곡하게 책이 꽂혀 있는 서가에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설, 시집, 에세이, 잡지들이 가득하다. 책을 구입하면 책방지기가 서점을 운영하며 든 생각과 감정이 담긴 ‘서점 일기’와 책의 한 구절이 적혀 있는 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 무심코 버리는 영수증마저도 소중히 보관하고 싶어지는 책방이다.
■ 사유의 불을 지피는 곳, 서울 풀무질
ⓒ 풀무질 |
ⓒ 풀무질 |
1985년에 개업한 성균관대 앞 인문사회과학 서점인 ‘풀무질’은 당시 학생 운동의 아지트 역할을 했던 책방이다.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사유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반드시 방문해 보아야 하는 곳으로, ‘사유의 불을 지피는 책방’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기후위기, 페미니즘, 비거니즘, 장애 인권 등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이 가득하다. 혼자 책을 읽는 것이 어렵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읽기 모임에 참여해 보자. 1만 원의 회비를 내면 동물권이나 여성 인권에 대한 독서 모임에 참가할 수 있다. 함께 읽고 말하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조금씩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춘천 파피루스
ⓒ 파피루스 |
ⓒ 파피루스 |
이 쯤에서, 여행지가 더 궁금해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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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 남춘천역 근처에는 고양이 책을 큐레이션하는 서점 ‘파피루스’가 있다. 길고양이 ‘포뇨’와 묘연을 맺은 책방지기가 마음에 드는 고양이 책 1백 여 권을 모아 연 서점이다.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집사들은 물론 ‘랜선 집사’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책을 큐레이션하고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길고양이의 출산을 돕는 바자회를 열거나 길에서 죽어가는 고양이들을 위한 추모제를 기획하는 등 고양이를 위한 여러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다. 길고양이 인식 개선에 관심이 있거나 춘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일정에 넣어 보는 것도 좋다.
■ 차 향기 가득한 곳, 제주 여행가게
ⓒ 여행가게 |
ⓒ 여행가게 |
차와 여행을 좋아한다면 제주의 여행 책방 ‘여행가게’를 추천. 주인장 부부가 세계를 여행하며 가져온 차 150종과 찻잔, 그리고 책이 가득한 공간이다. 실용서, 세계 요리를 다루고 있는 요리 서적, 여행 잡지, 에세이 등 책방지기의 손때가 묻은 책들이 서가를 채우고 있다. 향긋한 차 한 잔과 함께 여행의 설렘을 만끽하고, 지난 여행을 추억하거나 앞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기에 좋은 곳이다. 책방 바로 옆에는 부부가 세계 각지에서 모은 연필을 구입할 수 있는 ‘연필가게’가 붙어 있으니 잊지 말고 들러 보자.
■ 영화광의 아지트, 강릉 이스트씨네
ⓒ 이스트씨네 |
ⓒ 이스트씨네 |
독립 영화제가 열리는 정동진에는 책방 ‘이스트씨네’가 있다. 이곳은 영화 원작 소설, 에세이, 잡지 등 영화 관련 서적을 판매하고, 독립 영화와 지역 영화 상영회를 개최하는 영화 큐레이션 서점이다. 내부에는 영화관 의자가 설치되어 있고, 영화 책이 가득한 서가와 함께 팝콘 판매 존이 마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건물 2층에선 1인 여성 여행객을 위한 숙박 시설 ‘영화로운 스테이’도 운영한다. 숙박 시설을 이용하면 책방지기가 현재 마음 상태와 잘 맞는 영화와 책을 추천해 주며, 서점 운영 시간대를 피해 나만의 영화관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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