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족이 입 모아 추천하는 간편 안주 레시피
혼술할 때 만들기 좋은 간편한 안주
혼술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슬프거나 울적할 때, 짜증 날 때는 술 한 잔이 그 누구보다 조용하게 그리고 그 어떤 것보다도 묵직한 위로를 해준다. 기분 좋은 날에는 그렇게 티 없이 맑은 소리를 내면서 함께 경쾌함을 나눈다. 혼술을 하다 보면 내 주량을 넘기지 않고 적당히 마실 수도 있고 또 익숙한 공간에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으니 덩달아 마음도 편안하다. 게다가 술 친구, 안주의 선택권도 오로지 나한테 있다. 내가 먹고 싶은 술, 내가 먹고 싶은 안주로 채우는 밤, 이왕이면 직접 안주도 만들고 예쁘게 플레이팅까지 해보는 건 어떨까? 간편한 레시피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혼술 안주와 깊어가는 밤을 함께 해보자.
1. 소시지 야채볶음
웬만한 술집에 붙박이처럼 있는 메뉴, 대학 축제 주점에서도 늘 등장하는 메뉴, 원래 이름보다 ‘쏘야’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소시지 야채볶음은 맥주, 소주 둘 다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메뉴다. 일부러 맛없게 만들지 않는 이상 평균 정도의 맛 보장을 하는 만큼 요리 하수도 쉽고 간단하게 따라 할 수 있다. 양파, 피망 등 함께 곁들이기 좋은 야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놓고 보기에도 예쁘지만 양념이 더 잘 스며들게 하기 위해 비엔나소시지는 칼집을 낸다. 소시지는 한번 데쳐 사용하면 야채와 함께 볶는 시간도 짧아지고 첨가물도 빠지게 할 수 있어 좋다. 오일을 두른 팬에 준비한 모든 재료를 함께 넣고 볶다가 케첩, 고추장, 설탕을 3:1:1 정도로 섞은 양념장을 투하해 빠르게 볶아 내기만 하면 완성이다.
2. 베이컨 떡 말이
짭조름한 베이컨에 쫀득쫀득한 떡이 어우러지면 꽤 괜찮은 맥주 안주가 된다. 맛도 맛이지만 조리 과정에 비해 꽤 근사한 비주얼로 완성돼서 왠지 혼술 안주로만 만들기에 조금 아까운 정도라고나 할까? 말랑말랑한 떡볶이 떡에 베이컨을 한번 감싸서 꼬치에 여러 개 꼽는다. 만약 스트링 치즈가 있다면 떡과 교차해가며 꽂아줘도 좋다.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꼬치를 올려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익혀주면 끝! 이미 간이 되어 있어서 따로 소스는 필요하지 않지만 아쉽다면 칠리소스와 머스터드를 함께 곁들이면 좋다.
3. 콘치즈
서비스 메뉴로 주는 콘치즈이긴 하지만 내가 집에서 만들면 또 그 맛이 남다르다. 게다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마성의 조합으로 10분이면 완성되는 초간단 레시피를 자랑한다. 옥수수 캔에 든 국물은 다 버리지 말고 조금만 남겨둔 후 버터나 오일을 올린 팬에 다 붓고 볶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익으면 마요네즈와 설탕을 넣어 잘 섞고 최대한 약불로 줄여 타지 않게 한다. 가장자리부터 끓는 게 눈에 보이면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뿌리고 팬 뚜껑을 덮어 치즈가 녹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때도 이와 같은 과정을 그대로 거치면 된다. 맨 마지막으로 파슬리 가루를 살짝 뿌리거나 토치로 겉면을 살짝 그을려주면 더욱 먹음직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다.
4. 두부김치
따끈따끈한 두부와 맛있게 볶아낸 김치는 그냥 밥반찬으로 먹어도 좋을 정도다. 여기에 먹다 남은 돼지고기까지 넣어주면 맛있는 두부김치를 만들 수 있다. 먼저 기름기가 있는 돼지고기와 설탕 1스푼을 넣고 팬에서 익힌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기 시작하면 자작자작할 만큼만 물을 붓고 양념장(고춧가루, 다진 마늘, 진간장 1:1:2 비율)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김치를 넣어 잘 섞는다. 김치가 어느 정도 익으면 대파와 참기름을 넣어 마무리한다. 두부를 데칠 땐 참기름을 살짝 넣어주면 훨씬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배가 된다. 속까지 잘 데워졌으면 예쁘게 잘라 김치와 함께 내어놓는다.
5. 골뱅이 소면
매콤 새콤한 맛이 일품인 골뱅이 소면은 소주, 맥주, 막걸리 주종 상관없이 궁합이 잘 맞는 안주 중 하나다. 맛깔스럽게 무쳐낸 골뱅이 소면은 양념장만 잘 준비한다면 나머지는 매우 쉬운 편이다. 먼저 설탕과 진간장, 식초, 고춧가루, 다진 마늘 그리고 골뱅이 캔 국물까지 같은 비율로 준비해 잘 섞어 놓는다. 오이나 미나리, 양파, 당근, 깻잎 등 골뱅이 소면과 잘 어울릴 야채를 썰어 준비하고 소면은 먹기 좋은 식감으로 삶아 체에 밭쳐 둔다. 모든 재료가 준비되면 소면만 제외하고 골뱅이, 야채, 양념장을 한데 넣고 잘 버무린 후 그릇에 담는다. 그리고 그 옆으로 가지런하고 보기 좋게 소면을 나누어 담은 후 위에 검은깨 몇 개 톡톡 뿌려주면 술집에서나 볼 법한 골뱅이 소면이 탄생한다.
6. 연어 스테이크
혼자서 특별하게 분위기 내고 싶은 날, 연어를 이용해 근사한 안주를 만들어보자.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연어에 후추와 올리브오일을 넉넉하게 뿌려 더 깊은 풍미와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게 마리네이드 한다. 물론 이 과정이 생략되어도 상관은 없다. 바로 구울 계획이라면 연어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 위에 올린다. 약불로 조리하다가 가장자리가 절반 이상 익으면 뒤집어 다시 노릇노릇하게 구워준다. 만약 생연어라면 안까지 완벽하게 익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냉동일 경우에는 속까지 익혀주는 것이 좋다. 양파와 피클은 잘게 다지고 레몬즙을 1스푼 정도 넣어 잘 섞어준다. 여기에 마요네즈, 플레인 요거트, 올리고당을 2:1:1.5 비율로 넣고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어 섞어주기만 하면 상큼하고 끝 맛이 개운한 드레싱이 완성된다. 차게 보관해놨다가 구운 연어와 함께 곁들이면 좋다.
7. 명란젓 구이
짭조름한 명란젓의 단짝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이지만 버터를 넣고 구워내면 근사한 안주로 즐길 수 있다. 명란젓에 양념이 많이 묻어있다면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빠르게 익히기 위해서 사선으로 칼집을 내준다. 팬에 버터를 녹이고 편마늘이나 다진마늘을 넣어 마늘향을 나게 한 후 명란젓을 넣고 구워주기만 하면 되는데 이때 꼭 뚜껑을 덮어줘야만 여기저기 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으면 그대로 완성, 10분 정도면 충분히 완성되는 안주지만 그 맛의 여운은 길다. 명란젓에 모차렐라 치즈를 올려 함께 구워도 좋고 홀그레인 머스터드나 마요네즈를 찍어 먹어도 맛있다.
8. 어묵탕
가끔 뜨끈뜨끈한 탕 요리가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가장 간편하게 끓일 수 있는 것이 어묵탕이다. 더욱 시원하게 먹기 위해 육수도 준비하면 좋겠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땐 시중에서 파는 국수장국을 넣어 간을 맞춰도 좋다. 가장 흔한 사각 어묵을 준비해도 좋고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구성된 세트 어묵을 이용해도 좋다. 다만 어묵탕은 끓으면서 꽤 많이 부풀어 오르니 어떤 어묵을 사용하던 처음부터 많은 양을 넣지 말고 냄비 크기에 맞춰서, 또 먹을 만큼만 넣어야 한다. 얼추 끓여졌다 싶으면 마지막에 대파와 쑥갓을 한 움큼 넣어주고 후춧가루까지 톡톡 뿌려주면 꽤 그럴싸한 어묵탕이 완성된다.
9. 감바스
요리 전문점에서나 볼법했던 메뉴 감바스가 예능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비교적 간단한 조리 과정이 공개되면서 이제 많은 혼술러들에게 사랑받는 안주가 됐다. 먼저 새우는 해동 후 물기를 제거해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하고 마늘은 편 썰어 준비한다. 팬에 올리브오일을 넉넉하게 붓고 약불로 끓여 마늘을 넣고 잠시 후에 적당한 크기로 썬 페퍼론치노를 넣는다. 마늘이 노랗게 익어갈 때쯤 새우를 넣고 중약불에서 뒤적뒤적 해주고 기호에 따라 방울토마토나 브로콜리 등을 넣으면 색감은 물론 맛과 향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감바스 요리에는 바게트 빵도 꼭 준비해서 매콤한 오일을 찍어 새우와 함께 곁들이는 것을 잊지 말자.
10. 오코노미야키
이왕 먹는 거 제대로 먹어보고 싶다면 오코노미야키에 도전해보자. 이미 시중에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와 있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조리 과정이 복잡하지 않으니 재료까지 직접 준비해도 좋다. 양배추와 양파는 채 썰어 준비하고 오징어와 베이컨을 머기 좋은 사이즈로 자른다. 부침가루 1컵, 물 200ml, 계란 1개를 넣은 반죽에 준비해두었던 재료를 다 넣고 잘 섞는다. 식용유를 충분히 두른 팬에 반죽을 도톰하게 올리고 뚜껑을 덮어둔다. 가장자리가 익으면 뒤집어 살짝 눌러가며 완전하게 익히고 그릇에 담아낸다. 그리고 시판용 돈가스 소스와 마요네즈를 지그재그로 뿌려주고 하이라이트 가쓰오부시까지 솔솔 뿌려주면 씹는 식감이 좋고 고소한 풍미 가득한 오코노미야키를 완성할 수 있다.
공인혜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