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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찌꺼기 어디까지 써봤니? 난방연료로도 활용하는 무한 활용법

커피 찌꺼기의 놀라운 발전


환경재단과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국내 전체 연간 커피 소비량은 265억 잔이며 1인당 커피 소비량은 평균 512잔에 달한다. 건물마다 하나씩 있는 카페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커피 소비량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커피 소비량이 늘면서 커피 찌꺼기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원두의 0.2%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쓰레기로 배출되고 있는데 2017년 기준 그 규모만 약 13만 톤이다. 그 처리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하지만 환경오염에 한몫하기도 한다. 버리면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는 커피 찌꺼기이지만 다시 보면 충분히 이용 가능한 유기성 자원이다. 일상 속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고 있는데 좀 더 많은 양을 효율적으로 재사용할 수는 없을까? 다행히 다양한 분야의 산업에서 커피 찌꺼기의 활용 방법을 연구하고 있고 실제 운용함으로써 예상외의 결과들을 얻어내고 있다. 쓰레기로 전락하기 직전의 커피 쓰레기를 이용해 화려한 변신을 만들어낸 사례들을 살펴보자.

토마토 풋마름병 예방 및 구제

슈퍼푸드로 알려진 토마토는 풋마름병에 매우 취약하다. 청고병이라고도 불리는 이 풋마름병은 토마토뿐만 아니라 감자나 고추 등의 작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세균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감염되면 푸른 상태로 시들기 시작하면서 결국 식물 전체가 변색되며 말라죽는다. 문제는 한번 발생하면 그 땅에서 다른 작물을 재배하기도 어려워 토마토를 주로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풋마름병에 대해 매우 민감한 편이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의 농업·식품산업 기술 종합연구기구에서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토마토 풋마름병을 예방하고 구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직 실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다양한 실험을 통해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독성이 적으며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 입증됐으며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5년 안에 실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이미 해외에서는 커피 찌꺼기를 바이오 원료로 발전시켜 원유로 재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기계연구원을 통해 커피 찌꺼기를 급속 열분해해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환경오염이 적어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원유는 대부분 나무 톱밥을 이용해 만들어지는데 커피 찌꺼기를 이용할 경우 나무 톱밥으로 만들 때보다 에너지 효율도 훨씬 뛰어나고 중간 과정에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아 더욱 이롭다. 워낙 많은 커피 찌꺼기가 발생하고 있는 시점에서 재료 수급이 원활해 생산비를 줄일 수 있고 나아가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까지 줄일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축사 톱밥 대체재

소들이 생활하는 축사에서는 바닥에 보통 수분 조절제인 왕겨나 톱밥을 깔고 분뇨와 섞이게 해서 친환경 퇴비로 활용한다. 그런데 이때 짚이나 톱밥 대신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도 충분히 대체 가능해 실제 이용 중이기도 하다. 습도 조절 효과가 뛰어난 커피 찌꺼기를 사용하면 톱밥 비용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어 축산 농가에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 역시 줄여주기 때문에 주변 환경도 더욱 쾌적하게 만들 수 있다.

친환경 퇴비

염분이 없고 자체 오일과 단백질,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일반 가정에서도 식물의 거름으로 커피 찌꺼기를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농가에서도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만드는 퇴비에 비해 커피 찌꺼기는 염분이 없기 때문에 퇴비를 만들 때 훨씬 유리하고 인산 함량이 높아 별도의 질소질이나 인산질 비료를 넣지 않아도 비료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기 때문이다. 축산 농가에서 사용했던 커피 찌꺼기도 훌륭한 퇴비가 된다. 소들의 분뇨와 섞인 커피 찌꺼기를 별도의 기계나 재료를 넣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숙성하면 친환경 퇴비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버섯 재배

대표적인 항암 성분인 베타클루칸이 일반 느타리버섯, 표고버섯보다 약 5백배나 많이 들어 있다면 고가의 약용버섯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식탁에도 자주 오르는 느타리버섯의 한 종류인 산타리버섯이다. 흔한 이 버섯이 베타클루칸의 함량이 월등하게 높아진 이유에는 커피 찌꺼기의 도움이 가장 크다. 커피 찌꺼기와 볏짚을 넣어 섞고 버섯 종균과 함께 비닐에 담아 두면 영양학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버섯을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송이버섯 재배 시에는 항산화 기능이 증가하고 버섯의 생장 속도도 증가해 빠른 수확이 가능하다. 버섯 배지로 쓴 뒤에도 버리는 게 아니라 굼벵이와 귀뚜라미 사료로 활용하고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어 매우 친환경적이다.

반려묘 펠렛

사회적 기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던 아이디어로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양이가 사용하는 모래는 발바닥을 건조하게 하거나 안구질환 유발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먼지가 날려서 집안 환경 쾌적도도 떨어뜨린다. 단점이 많은 모래지만 고양이의 필수품이라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는데 한 업체에서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만든 커피 펠릿은 이런 단점들을 크게 완화해준다. 모래보다 큰 입자로 고양이 건강에도 보다 좋고 기존 모래와 섞어 사용하기 때문에 배변 냄새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지며 잘 풀어지기 때문에 뒤처리도 더욱 간편해진다. 무엇보다 100% 천연 재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고양이를 비롯한 가족들, 나아가 지구 건강에도 좋다.

건축자재로 재사용

대리석, 화강암은 강도도 강하지만 표면 무늬가 아름다워 바닥재나 싱크대 상판 등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당연히 고가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자연스러운 대리석의 질감을 내면서 동시에 은은한 커피 향을 내는 인조 대리석 제조가 가능하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등산로나 자전거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데크는 일반적으로 합성 목재로 만들어지는데 이때 목재 대신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비용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나무를 베는 일도 줄어들게 된다.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만든 합성 목재는 벽돌 형태로도 만들 수 있어 가로수나 공원에 설치된 식생 모듈로 제작하면 미세먼지 흡착 및 이산화탄소 저감 등에도 도움이 된다.

섬유 및 일회용품

한 캐주얼 브랜드에서는 업계 최초로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청바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최근 더욱 업그레이드됐는데 커피 찌꺼기에서 나노입자를 추출해 청바지 원사에 적용, 그 결과 옷에 스며드는 냄새를 흡수하고 일반 청바지 원단으로 만든 옷보다 착용 체감 온도가 1~2도 정도 더 낮춰졌다. 환경에 큰 피해를 주는 일회용품의 사용량을 줄이자는 운동도 지속되고 있지만 완전히 없애기란 힘들다. 다행히 국내의 한 업체에서는 커피 찌꺼기와 해조류 부산물을 이용해 분해가 가능한 종이와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제조 공정 중에도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환경호르몬으로부터도 안전하며 실용화된다면 환경오염 문제를 극복하며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커피 클레이

커피 찌꺼기를 건조한 후 식품첨가물과 물을 이용해 고형화 할 수 있는 기술로 미국과 국내에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이곳에서 만든 커피 클레이는 먹을 수 있는 재료로만 만들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고 깨끗한 친환경 커피 클레이로 기존의 찰흙이나 클레이를 충분히 대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클레이들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처음 색상이 까만색이라는 것, 하지만 만든 후 건조하면 수채화 물감을 이용해 채색도 할 수 있다.

난방연료

도자기 유약으로 커피 찌꺼기를 태운 재를 이용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발견하게 돼 연탄으로까지 만들게 된 곳도 있다. 커피 찌꺼기와 연근 점액, 낙엽 등으로 만들어진 연탄은 유독가스 발생 우려의 위험도 현저하게 낮을뿐더러 열량도 일반 무연탄보다 높은 편이다. 또한 사용하고 남은 재는 다시 도자기 천연 유약으로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또 다른 업체에서는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캠핑용 숯과 고형 연료를 만들고 있다. 석탄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열량과 확실한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까지 입증받은 상태며 곧 상품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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