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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안밥이 박물관에 전시? 과자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

마트 진열장에 채워진 과자의 종류는 일일이 다 세어보기도 힘들 정도로 그 가짓수가 상당하다.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도 꾸준히 나오고 롱 런 하는 장수 과자들도 한자리 떡 하니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진열장을 가득 채운 과자 외에 기억 속 저편으로 사라진 과자까지 더한다면 그 가짓수는 헤아리기가 꽤 힘들 정도다. 압도적인 가짓수만큼이나 저마다 독특한 사연을 갖고 있는 과자들.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과자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자.

꼬북칩 출시에 기여한 오리온 직원들은 순금 메달을 받았다

국내 최초로 네 겹 스낵이라는 콘셉트로 개발된 꼬북칩은 출시 이후 10개월간 2300만 봉이 팔리면서 25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인기를 끌며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꼬북칩이 탄생하기까지 꼬박 8년이 걸렸는데 기술적 한계의 어려움을 겪고 중단됐다가 2천 번이 넘는 관련 시험을 거쳐 꼬북칩의 성공적인 출시가 이루어졌다. 오리온에서는 꼬북칩 출시에 기여한 연구소, 생산, 디자인, 설비 부문 소속의 직원 8명에게 메달을 수여했다. 금상을 받은 2명은 순금 10돈, 은상을 받은 6명은 순금 5돈의 메달을 받았다.

치킨팝은 생산공정 화재로 단종되었다

닭강정 맛과 모양, 바삭바삭한 식감으로 인기 만점 스낵이었던 치킨팝은 2016년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오리온 생산 공장에 불이 나면서 눈을 감자, 오징어 땅콩 등 몇 가지 스낵류와 함께 생산이 중단됐었다. 다른 제품은 대체 생산라인이 있었지만 치킨팝은 생산이 불가피해 단종되면서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후 치킨팝 재생산을 요청하는 문의가 이어지면서 오리온에서는 단종 3년 만에 재출시를 시작했다. 착한 포장 프로젝트 일환으로 기존 대비 양도 10% 증가했으며 추억을 부르는 맛과 모양은 그대로 살렸다.

꼬깔콘 버팔로윙 맛은 인공지능이 트렌드 분석을 통해 추천한 맛이다

1983년 처음 선보여 롯데제과의 대표 장수 과자인 꼬깔콘, 손가락에 끼워 먹는 재미로 한 봉지 금세 탈탈 털게 되는 마성의 과자다. 고소한 맛, 군 옥수수, 매콤달콤, 허니버터, 새우 마요, 콘 스프, 버팔로윙 등 라인업도 세분화되어 있어 골라 먹는 재미 또한 있다. 특히 이 버팔로윙 맛은 롯데제과의 인공지능 트렌드 분석 시스템인 엘시아(LCIA: Lotte Confectionery Intelligence Advisor)의 분석을 통해 맛이 결정된 독특한 케이스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맥족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가격 대비 저렴한 과자가 맥주 안주로 적당하다는 분석 하에 버팔로윙 맛이 출시됐으며 출시 2개월 만에 100만 개가 판매 됐다.

맛동산은 출시 당시 '맛보다'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1975년 처음 출시된 맛동산의 원래 이름은 맛보다였다. 맛은 있었지만 이름 자체가 부르기가 어렵고 그다지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이미지로 6개월 만에 단종됐다. 땅콩으로 버무린 튀김과자의 맛을 포기할 수 없었던 해태제과에서는 소비자 리서치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 온갖 고소한 맛이 모여 있다는 뜻을 가진 맛동산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그리고 ‘맛동산 먹고 즐거운 파티~’로 시작하는 CM송과 함께 대대적인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맛동산의 인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제품들이 만들어졌지만 특유의 고소함과 바삭함이 살아 있는 맛을 따라 잡지 못해 금세 사라졌다.

몽쉘은 출시 당시 몽쉘통통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가 몽쉘로 변경됐다

매년 500억 원 정도의 꾸준한 매출을 올리며 초콜릿 케이크 제품으로 인기가 많은 몽쉘, 사실 몽쉘보다 몽쉘통통이라는 이름이 익숙한 사람들이 더 많다. 몽쉘의 원래 이름이 몽쉘통통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로 친애하는 나의 아저씨(Mon cher tonton)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통통이라는 단어가 왠지 몽쉘을 먹으면 통통해질 것 같다, 여성 소비자가 거부감을 느낀다는 등의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2002년부터 통통이라는 단어를 빼고 몽쉘로 제품명을 변경했다.

꽃게랑은 러시아에서 국민 스낵이다

1986년 출시된 꽃게랑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과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양보다 2배 가까이 넘는 수량이 러시아에서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역적 특성상 해산물이 비싼 러시아에서 꽤 높은 꽃게 함유량으로 진짜 게 맛을 연상하게 하는 꽃게랑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러시아를 오가던 선원들이 처음 꽃게랑을 접하고 자국으로 가져가 인기를 끌기 시작해 정식 수입되기 시작했다.

신당동 떡볶이는 시중에 판매하는 짱구 과자에 고추장 양념으로 매운맛을 더한 제품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신당동 떡볶이 과자는 기존에 타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짱구 시리즈 과자들 베이스에 순한 고추장을 적용해 매운맛을 돋보이게 했다. 가장 한국스러운 양념인 고추장은 맵기도 하지만 그 밑에는 단맛이 깔려 있는데 신당동 떡볶이 과자가 바로 그 점에 주목, 기존 짱구 과자의 달달함에 고추장 양념을 더해 맛있게 매콤한 맛을 특화해 개발했다. 참고로 신당동 떡볶이 과자의 전체 이름은 辛당동 장독대를 뛰쳐나온 떡볶이 총각의 맛있는 프로포즈다.

인디안 밥은 미국 워싱턴 국립 박물관에 전시됐다

1976년 출시된 인디안 밥은 옥수수를 주원료로 만들어진 과자로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우유에 말아 고소하게 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이런 인디안 밥이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립 인디언 박물관에 전시됐다는 사진이 SNS에 게재되며 화제를 모았다. 농심 관계자들도 몰랐던 사실로 인디안 밥은 ‘세계로 퍼져 나간 인디언 음식들’이라는 테마로 꾸며진 공간에 여러 음식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인디안 밥은 최근 랍스터맛 스낵 에스키모밥을 출시하면서 또 다른 흥행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죠리퐁은 원래 조이퐁으로 출시될 뻔했다

1972년 상표 등록을 마친 죠리퐁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낵 중 하나다. 사실 죠리퐁이 출시되기 전에는 ‘즐겁다’는 뜻의 영어 단어 ‘Joy’와 과자가 튀겨질 때 나는 의성어 ‘펑(퐁)’을 더해 ‘조이퐁’이라는 이름이 먼저 거론됐다. 하지만 상표 등록을 하려고 보니 이미 같은 등록이 되어 있던 상표라서 Joy 대신 즐겁다는 의미를 가진 ‘Jolly’로 대체하고 그대로 퐁을 붙여 발음하기 쉽게 죠리퐁이라는 이름으로 대체했다. 그냥 먹거나 우유에 타서 시리얼처럼 먹거나 혹은 죠리퐁 라떼, 죠리퐁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레시피로 활용되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새우깡 이름은 농심 회장의 딸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자꾸만 손이 가~’ 아마 이 CM송을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농심 새우깡은 1971년 탄생했는데 출시를 앞두고 농심의 신춘호 회장이 이름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이때 어린 딸이 아리랑 노래를 아리깡으로 부르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새우와 깡을 합해 새우깡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서민적이면서도 순박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새우깡이라는 이름 또한 소비자들에게 편안한 느낌으로 와 닿았다. 이후 농심에서는 비슷한 종류의 스낵을 만들 때 ~깡을 붙여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었다.

 

글 : 공인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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