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만병통치약? ‘식초’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 10
식초는 우리의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다. 늘 사용하고 있기에 그 효능에 대해 둔감해지기 쉬운데, 알고 보면 인체에 매우 좋은 약재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식초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시며, 독이 없고 옹종(종기의 일종)을 제거하고 어지러움을 치료하며, 징괴와 적(종양의 일종)을 풀어 준다고 돼 있다. 서양 의학의 선구자 히포크라테스는 2,000여 년 전부터 식초를 사용해 상처를 치료했다고 알려진다. 실제로 식초는 박테리아를 포함한 병원균을 죽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식초가 몸에 좋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건강에 좋다는 점만 알지 정확히 어떤 점이 좋은지는 잘 모르는 게 대부분이다. 지금부터 식초가 몸에 어떻게 좋은지 알아보도록 하자.
당뇨
식초를 섭취하면 식후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효과를 좋게 해 준다고 한다. 식초의 이 같은 당 대사 개선 효과는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초산) 때문이다. 아세트산이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아 준다. 당 대사의 개선 효과는 식사 직전에 먹을 때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초를 많이 마실수록 더 좋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많이 마실 필요는 없다. 건강한 사람은 약 10g, 당뇨병 환자는 50g 이내에서 먹을 때 효과가 좋다.
고혈압
쥐 실험 결과, 식초가 콜레스테롤과 고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에게도 똑같은 효능이 있는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지만 현재 다양한 연구가 행해지고 있다. 특히 따뜻하게 데운 우유에 식초를 넣어 체로 걸러 냈을 때 생기는 액체인 식초 우유는 고혈압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식초 우유에 함유된 칼륨에는 과잉 염분을 배출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혈압 상승을 억제하고 혈관의 탄력성을 유지하는 아미노산도 함유돼 있다.
동맥경화
동맥경화는 동맥 속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축적돼 혹처럼 돌출하거나 혈관이 노화함으로써 일어나게 된다. 식초를 일정한 양으로 복용하면 동맥경화증이나 혈전증 등의 질병을 일으키는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막아 동맥경화증을 예방한다. 또한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발효 옻 식초와 복분자 식초를 실험용 쥐에게 먹인 결과 식초를 먹지 않은 쥐보다 동맥경화 지수가 1.36~1.39%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장병
맵고 짜게 먹는 한국인들 중에는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강렬한 맛의 유혹에 이끌려 맵고 짜게 먹는 식습관이 위장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우리 입안이 즐거울 때 위장은 비명을 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식초의 효능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줄 뿐만 아니라 강한 살균 작용까지 가지고 있다. 또한 위장 내의 유해한 세균의 번식도 억제해 주며 이와 동시에 비타민 B1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식욕 부진 해소에 효과적이다.
신장병
신장에 이상이 생기면 불필요한 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식초가 이뇨 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신장병에 좋으리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식초는 소변의 양을 증가시킴으로써 체내의 유해물질을 씻어 내는 역할을 한다. 신장병에 걸리면 단백뇨, 혈뇨 등으로 인해 혈액 중의 단백질이 감소하는데, 식초는 혈액 중의 단백질 양을 증가시키고 약해진 신장 조직을 회복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변비
식초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하나인 펙틴이 함유되어 있다. 펙틴은 장내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작용으로 장내 환경을 개선해 변비와 설사 해소에 효과가 있다. 적당한 양의 식초를 꾸준히 섭취하면 장내 활동이 원활해지고 탄산가스가 발생해 변의를 일으켜 변비와 설사 증상이 해소된다. 장이 건강해지면 혈액 순환도 좋아져 머리가 맑아지고 피부도 깨끗해진다. 한 컵의 우유에 식초를 섞어 마시거나 우유 대신 물에 희석해서 꿀을 섞어 마시면 좋다.
비만
식초에 많이 함유된 아미노산 중 일부는 비만을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지방간을 억제하는 효능을 가진다. 특히 파인애플을 식초로 담가 먹으면 발효 과정에서 유기산 성분이 생겨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며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중에서도 허리 둘레를 줄일 때 제일 좋다고 SNS 등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석류 식초 또한 다이어트에 좋을 뿐 아니라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 효능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다공증
식초는 칼슘이 체내에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또한 체내의 과잉 염분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여 골밀도를 유지시키고 뼈를 강화해 골다공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폐경기인 쥐에게 8주 동안 식초를 먹여 봤더니 뼈의 구조가 촘촘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식초를 먹은 쥐는 일반 쥐보다 정강이뼈가 더 자란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칼슘 식품과 함께 먹으면 효과가 배가 된다.
만성피로
영양의 밸런스가 깨지거나 무리한 운동으로 대량의 에너지를 소비하면 불완전 연소된 영양분의 찌꺼기가 혈액 속에 남게 돼 피로를 자주 느끼게 된다. 식초에 들어 있는 유기산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 성분들은 근육에 축적한 젖산의 대사를 도와 피로 회복은 물론 근육통 완화에 효과를 보인다. 특히 비타민 B1이 풍부한 돼지고기나 장어와 함께 섭취하면 피로 회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물에 희석해 마시면 단맛도 있고 음료수로 마시기에 좋다.
불면증
심리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그리고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인 불면증에도 식초를 섭취함으로써 칼슘 흡수 및 정신적 긴장 완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뜻한 우유에 설탕 한 스푼, 식초 한두 방울을 넣어 잠들기 전에 마시면 불면증 해결에 도움이 된다. 우유의 단백질에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이 세로토닌을 형성해 불안감을 해소하고 편안함을 준다. 식초의 산 성분은 긴장을 완화시켜 주며, 설탕은 식초가 응고되지 않도록 도와준다.
이현주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