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제습기 없이 습도 낮추는 '의외의' 방법
축축한 우리 집, 쾌적하게!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는 비 내리는 날도 운치 있고 낭만 있게 그려지지만 현실 속에서는 비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존재다. 특히 비가 며칠이고 계속 내리는 장마철이면 집 안의 습도가 극도로 높아져 맨발로 걷기만 해도 발바닥이 방바닥에 쩍쩍 달라붙는 것 같고, 축축함과 꿉꿉함에 불쾌지수도 한껏 치솟기 마련. 제습기와 에어컨을 펑펑 돌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제습기 없이도 실내 습도를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지혜들을 활용해보자. 제습기만큼 강력한 효과는 아니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조금 나아진 쾌적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숯
숯을 그릇에 담아 집 안 곳곳에 비치해두면, 숯에 있는 작고 미세한 구멍이 습기를 빨아들여 습도 관리에 도움이 된다. 또한 유해 물질을 흡수해 공기 정화 효과도 있고, 음이온을 방출해 실내를 보다 쾌적하게 유지해준다. 하지만 적은 양의 숯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우니, 참숯을 넉넉하게 구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흐르는 물에 헹궈 먼지, 불순물을 깨끗이 제거한 뒤 잘 말려서 사용해야 한다.
향초
향초에 불을 붙이면 향초가 타면서 주변의 습도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습도 높은 실내 특유의 꿉꿉한 냄새를 잡아주고 좋은 향을 발산하기 때문에 실내 공기를 향기롭게 만들어주는 효과 면에서 더욱 만족도가 높다. 향초를 너무 오래 태울 경우에는 오히려 실내 공기가 나빠지기 때문에, 1시간 이상 켜지 않도록 하고 환기도 시켜주는 것이 좋다.
커피 찌꺼기
커피를 내려 마시고 난 뒤 남은 찌꺼기를 잘 말려두었다가 집 안 곳곳에 놓아두면 습기 제거 및 악취 제거에 좋다. 그냥 두면 커피 가루가 날리기 쉬우므로 천에 감싸서 두거나 다시백, 신문지 등에 싸서 두도록 한다. 사실 제습 효과보다는 탈취 효과 면에서 더욱 만족도가 높고, 커피 특유의 은은한 향이 집 안에 퍼지는 효과도 있다.
굵은 소금
굵은 소금은 습기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트병이나 그릇에 굵은 소금을 담아 집 구석구석에 비치해두면 소금이 습기를 빨아들여 눅눅해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때 다시 전자레인지에 1~2분 돌려 건조시키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염화칼슘
염화칼슘을 구입해 간단하게 제습제를 만들 수 있다. 집에 몇 개쯤 있는, 다 쓴 제습제 통 안에 염화칼슘을 채워 구석구석에 놓아두면 수분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제습 효과를 볼 수 있다. 염화칼슘은 무게의 14배 이상을 흡수하기 때문에 제습 효과가 뛰어나다.
보일러 틀기
더운 여름철에 웬 보일러냐 싶을 수도 있지만, 사실 장마철에는 계속 비가 오기 때문에 기온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므로 보일러를 튼다고 해서 너무 덥게 느껴지진 않는다. 또한 보일러를 틀어 실내 온도를 높이면 습기가 금세 사라지고 뽀송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선풍기
선풍기를 틀어 기류를 원활하게 만들면 기화를 통해 습도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습도가 높더라도 바람이 잘 불면 열 발산이 촉진되어 불쾌지수가 낮아지게 된다. 비가 오더라도 하루 종일 창문을 닫고 답답해할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환기도 하고 선풍기도 틀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편이 훨씬 쾌적할 수 있다.
신문지
신문지도 수분을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습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습도가 높아 빨래가 잘 마르지 않을 때, 신문지를 빨래 건조대 아래 깔고 빨래 사이사이에 걸어두면 빨래가 좀 더 빨리 마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습해져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신발장 안에도 신문지를 깔고 둥글게 말아 곳곳에 놓아주는 것이 좋다.
베이킹소다
베이킹소다도 습기와 냄새를 흡착하는 효과가 있지만, 실내 전체의 제습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많은 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량으로 옷장이나 서랍장 등에 넣어두고 사용하는 방법으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 다 쓴 제습제 통에 담아 사용하거나, 커피 여과지에 베이킹소다를 넣고 새지 않게 잘 닫아서 끈을 매달아 걸어두면 된다. 또한 눅눅한 매트리스에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약 30분 뒤 청소기로 빨아들이면 제습과 청소가 동시에 가능하다.
얼린 페트병
페트병에 물을 담아 냉동실에 넣고 꽁꽁 얼린 뒤 습기가 찬 곳에 이를 꺼내놓고 밑에 그릇을 받쳐두면 공기 중의 습기가 페트병 표면에 달라붙어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실내 습도도 내려가고, 온도도 낮아질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선풍기 앞 또는 뒤에 이 얼린 페트병을 놔두면 시원한 바람이 나와 에어컨과 비슷한 냉방 효과를 볼 수 있다.
임수정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