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정신 자극하는 비주얼, 세계 곳곳의 이색 패스트푸드 메뉴
패스트푸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다
칼로리는 맛의 절대적인 공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높은 칼로리가 맛의 정도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고칼로리 음식인 패스트푸드를 놓고 보자면 그 매력은 꽤 높게 측정된다. 패스트푸드의 매력은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데다 군침을 자극하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로 우리의 눈과 입을 유혹한다. 다만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세계 이색 패스트푸드메뉴를 보게 된다면 일반적인 패스트푸드에 관한 고정관념이 뒤집힐 수도 있다. 군침을 넘어 극강의 비주얼로 도전정신을 부르는 세계 곳곳의 패스트푸드 메뉴가 10개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윈도우7와퍼
일본 버거킹이 윈도우7 마케팅 일환으로 내놓은 ‘윈도우7와퍼’는 탑처럼 쌓인 패티가 햄버거 빵을 점령한 듯한 압도적인 자태를 갖췄다. 햄버거 패티는 7장으로 보기만 해도 니글거리는 비주얼이지만 햄버거 패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도. 맛은 일반적인 빅맥이라 상상하면 오산일 만큼의 느끼함을 선사하므로 추가 소스를 곁들이거나 콜라를 특대 사이즈로 주문하지 않고서는 끝까지 먹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고 한다.
핫도그 크러스트 피자
온갖 음식을 다 튀겨먹거나 과감한 재료 선정으로 음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미국의 요리 정신이 피자 크러스트에도 발휘됐다. 미국 피자헛이 일반적인 치즈와 고구마를 넣은 크러스트 피자만을 판매한다고 생각한다면 금물이다. 미국 피자헛이 출시한 ‘핫도그 크러스트 피자’는 크러스트 전체가 작은 핫도그 28개로 둘러싸여 있어 크러스트만 떼어 먹어도 배부를 비주얼을 선사한다. 빈틈없이 채워진 핫도그 크러스트는 마치 문어 다리를 연상시킬 만큼 기이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피자와 핫도그를 동시에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메뉴로 보인다.
맥로브스터롤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고급 씨푸드인 로브스터를 먹게 되는 경우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한때 맥도날드에서는 100% 북대서양 로브스터로 만든 진귀한 핫도그를 약 9천 원에 판매한 이력이 있다. 저렴한 가격에 북대서양 로브스터가 통으로 들어간 핫도그는 패스트푸드메뉴라 하기엔 너무 고급스러워 보인다. 다만 메뉴는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맥로브스터롤의 비주얼과 맛의 명성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된 판매가로 로브스터 공급을 맞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금치 머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에서는 커피, 쿠키,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홍콩 스타벅스에선 꽤 특별한 패스트푸드를 판매한다. 바로 초록색 괴물 ‘슈렉’을 떠올리게 하는 ‘시금치 머핀’이다. 선뜻 도전하기에 꺼려지는 초록색 향연의 비주얼을 갖췄기에 상상이 가지 않는 맛이다. 하지만 의외로 커피와 먹기에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라고 한다. 몸에 좋은 시금치가 듬뿍 들어가 있어 비건 식단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시금치머핀을 꽤나 선호하고 있다.
블랙 버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 후 먹어야 할 것 같은 식욕 감퇴 햄버거가 있다. 바로 블랙 버거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블랙버거는 일반 버거와는 차원이 다른 비주얼로 높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빵과 치즈 슬라이스 부분이 모두 검정색으로 맛을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비주얼을 갖췄다. 하지만 쉽게 도전하지 못 하는 비주얼에 비해 인기는 많은 탓인지, 일본 버거킹은 할로윈 데이를 맞이해 블랙 버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난 버거
일본 롯데리아는 기획 의도를 궁금케 할 만큼 다양한 재료의 조합으로 시즌마다 색다른 햄버거를 출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난 버거’는 탄두리치킨과 난의 조합으로 마치 인도요리를 재해석한 듯한 버거다. 큰 난 안에는 탄두리치킨, 양상추, 마요네즈 등이 들어가 있고 반으로 접힌 햄버거 형태를 갖췄다. 단 걸 좋아하는 일본인 입맛에 맞췄기에 일반적인 탄두리치킨보다는 달달한 맛이다. 탄두리치킨과 난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인도 요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다는 평이다.
민쯔파이
도넛 전문점 크리스피크림은 매 시즌마다 독특한 비주얼의 도넛을 출시한다. 하지만 이 도넛은 왠지 고로케라고 부르기에도, 도넛이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비주얼을 갖췄다. 햄버거 패티 같은 빵 안에는 각종 다진 고기와 채소, 게살 등이 넉넉하게 들어가 있다. 여기까지는 단순한 고기 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도넛에 온갖 달달한 토핑을 얹는 크리스피크림의 기획력이 이 음식에도 영향을 준 탓일까. 수북이 쌓인 고기 파이 위로는 화이트 초콜릿이 가득 코팅되어 ‘단짠’의 정석인 맛이라는 평가다.
훌라 버거
미국의 한 인터넷 신문은 시중에 출시된 음식 중 훌라 버거를 역대 최악의 상품 중 하나로 선정했다. 맥도날드의 과도한 컨셉과 무리한 욕심이 반영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고기와 술이 금지되는 사순절 기간 햄버거 판매량이 급감하는 것을 대비해 빵 사이에 오로지 파인애플과 치즈만을 넣은 훌라 버거를 출시했는데, 성의 없는 재료로 인해 대중들의 외면을 받고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빵 속에 들어가는 재료는 오로지 파인애플과 치즈밖에 없기에 일반적인 햄버거 맛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베리 크리스트머쉬
일본 버거킹의 과감한 메뉴 기획력이 이 음식에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베리 크리스트머쉬는 다진 버섯과 상큼한 블루베리와 크랜베리가 잔뜩 올라간 햄버거를 출시해 화제가 됐다. 다진 버섯이 들어간 햄버거는 웰빙 음식으로 그럭저럭 용인 가능한 맛이라 치더라도 상큼한 블루베리와 크랜베리가 함께 씹히는 버거 맛은 왠지 엉뚱한 조합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일본 버거킹은 식사와 디저트를 함께 즐기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한 듯하다.
맥스파게티
필리핀 맥도날드는 햄버거뿐만 아니라 스파게티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맥도날드에서 오로지 햄버거만을 판매한다는 공식을 부순 셈이다. 필리핀 맥도날드는 토마토소스가 뿌려진 스파게티에 사이드메뉴로 치킨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 메뉴는 필리핀 맥도날드에서만 먹을 수 있는 탓에 필리핀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물론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스파게티의 맛은 학교 급식에서나 나올 법한 평범한 토마토 스파게티라는 평가로 반드시 후라이드 치킨과 함께 먹어야만 감칠맛을 충족할 수 있을 법하다.
글 : 박민경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