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 Dining | 고맙수다 제주 맛집
식당이 고마운 이유는 대략 세 가지 정도이다. 일단 맛이 있어야 하고, 식재가 건강해야 하며, 개업한 그 자리에서 오래오래 같은 맛을 선사해야 한다. 제주에 가면 꼭 한 번 가볼 만한 고마운 맛집들을 찾아가 보았다.
▶복이 되는 한 끼, 선흘 ‘방주할머니식당’
제주도 여행을 가끔이라도 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가 보았을 맛집이다. 방주할머니식당은 마을 식당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다. 주인장 할머니와 그 아들은 농사꾼이었다. 어머니 음식 솜씨가 워낙 좋다 보니 식당을 차리라는 권유를 자주 받았고 결국 개업까지 이어졌다. 아들은 두부콩, 검은콩, 단호박 농사를 지었다. 어머니는 곰취, 삼채, 물외(오이)를 재배했고, 서리태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미세 플라스틱 걱정 없는 해저 용암 해수로 간수를 해서 해수 두부, 검은콩 콩국수 등을 만든다.
이 집의 음식은 화려한 맛은 아니다. 스스로 지은 농산물로 음식을 만드니 담백하고 먹기 무난한 맛이다. 검은콩으로 만든 콩국수의 경우 면에 단호박을 듬뿍 넣어 그 어느 집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된장, 고추장, 짠지, 오이지, 곰취장아찌, 멸치어간장, 오메가3가 풍부한 들기름 등으로 만든 반찬들 맛도 감칠맛 그 자체이다. 이 식재와 솜씨를 기본으로 흑돼지보쌈(5만 원), 삼채곰취만두(1만2000원), 도토리부침개(1만 원), 두부전골(1만 원, 2인분 이상), 검정콩국수(1만 원), 고사리비빔밥(1만 원), 도토리와 닭과 메밀이 들어간 도메칼국수(1만2000원), 묵비빔밥(9000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 번 와 본 사람이라면 꼭 다시 찾게 되는데, 그 이유는 모든 음식을 경험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하나를 먹어보면 열을 기대하게 되는 곳이다.
위치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212 운영 시간 10:00~19:00 *일요일 휴무
▶약이 되는 식탁, 조천 ‘보배쌤 보리김치와 게장’
약선 음식 전문점이다. 한식의 기본인 장과 김치도 보배쌤에서는 모두 약선 음식으로 직접 만든다. 물론 식품학, 영양학, 생활 의학 등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만들었다. 인기 메뉴는 장류와 구이류 두 가지이다. 간장게장정식(1만9000원), 양념게장정식(2만 원), 고등어구이정식(1만5000원), 새우장, 전복장(각 1만 원) 등을 정식과 추가 단품으로 맛볼 수 있다. 손님들이 감탄하는 메뉴는 특히 장류이다. ‘게장이나 새우장은 짤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완전히 없애주는 적당한 간의 비결 역시 약선 음식을 기본으로 하는 이 집만의 특별한 조리법에서 비롯된다. 여럿이 간다면 대부분의 메뉴가 나오는 보배쌤 모듬장(4~5인 10만 원, 2~3인분 6만 원), 주인장 모듬구이(10만 원, 6만 원) 등을 먹을 것을 권한다. 모듬장에도 생선구이가 등장하고, 구이세트에도 장류가 올라온다.
위치 (함덕점)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409 B동 운영 시간 10:00~21:00
▶이것이 집밥이다, 노형동 ‘김서방 재첩해장국’
맛있는 해장국 3종을 파는, 제주도민이 매우 좋아하는 해장국집이다. 메뉴는 재첩해장국(1만 원), 북어해장국(9000원), 성게미역국(1만1000원) 등 딱 세 가지. 모두 한국인이 사랑하는 속풀이국들이다. 모든 해장국이 그렇듯, 이 집 역시 아침 일찍 가면 금세 지은 밥과 진미 반찬을 맛볼 수 있다. 그래서 아침부터 손님이 많고, 그 발길은 문을 닫을 때까지 이어지곤 한다. 꼭 어젯밤에 한잔 하고 속 풀러 가는 경우만은 아니다. 그냥 맛있는 집밥이 먹고 싶어 찾아오기도 한다. 매일 이렇게 먹으면 먹는 대로 피가 되고 살이 될 만한 한 상 차림이다. 어떤 메뉴를 먹어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제주도민 사랑 만땅 식당.
위치 제주시 원노형6길 27 운영 시간 06:00~19:00
▶제주 생선의 모든 것, 연동 ‘엉덩물회집’
엉덩물은 서귀포에 있는 유명한 계곡의 이름이다. 워낙 험한 지역이라 똑바로 못 들어가고 엉덩이부터 들이밀어야 한다는 뜻이 전해진다. 엉덩물회집은 엉덩물계곡처럼 자연 그대로의 맛과 멋을 식탁에 올려주는 맛집으로, 현지인들이 애정하는 곳이다. 요즘 인기 좋은 메뉴는 역시 물회. 무더위를 완벽하게 물리쳐주는 옥돔물회(1만8000원), 한치물회, 자리물회(각 1만3000원)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옥돔국, 갈치국, 고등어국 등 제주도에 가야 제맛을 즐길 수 있는 생선국도 더위에 지친 심신에 시원한 바람을 넣어주기에 모자람 없는 메뉴들이다. 국, 물회 모두 된장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서 각별한 맛으로 기억된다. 갈치, 고등어, 옥돔을 주제로 하는 조림과 구이(1만5000~ 7만 원 선)의 인기도 연중 무휴이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반찬들 또한 엉덩물회집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위치 제주시 성두길 7-7 운영 시간 11:30~20:30(브레이크타임 15:00~17:00) *일요일 휴무
[글과 사진 아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