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의 화양연화, 아름다움의 절정-수도권 연꽃 절경지 여행
한여름 무더위의 심술은 아름다운 연꽃을 피워낸다. 흉흉한 코로나19로 인해 축제가 멈춘 곳도 있지만 연꽃은 올해도 어김없이 만개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불가(佛家)의 꽃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특유의 고결함과 청정함으로, 때론 겸허하게 때론 숙연하게 삶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귀한 꽃이다. 생명의 땅에 피어난 보석 같은 꽃, 지금 가면 좋을 수도권의 연꽃 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시흥 연꽃테마파크
관곡지는 조선시대 세조 때 문신이자 농학자였던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가져온 연꽃 씨를 처음 심었던 연못으로 550년이 넘게 고유한 품종을 유지하고 있는 전당홍의 탄생지다. 수도권에서 가장 넓은 연꽃 재배단지인 시흥 연꽃테마파크는 전당홍을 비롯한 300여 종이 넘는 연과 수련, 수생식물들로 가득하다. 넓이만 해도 무려 20만㎡, 약 6만 평에 이른다. 서쪽 조망대에서 바라보는 연꽃테마파크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광활하다. 홍련과 백련, 수련, 왜개연과 칼라스 선샤인, 애프터글로우 등의 형형색색 열대 수련이 구획별로 재배되고 있어 연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연밭이 햇볕에 노출돼 있는 만큼 원두막과 같은 쉼터들을 곳곳에 마련해놓았고 자생화식물원과 생태놀이터 등의 테마 정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도 있다. 연꽃테마파크 답사와 함께 바라지(방죽)를 따라 걸으며 인근의 물왕저수지와 갯골생태공원, 월곶포구 등을 둘러보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위치 경기도 시흥시 관곡지로 139
의왕 왕송연꽃습지
의왕에 있는 왕송호수는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알짜배기 레저 테마파크다. 하늘에서 시속 80km 속도로 떨어지는 짚라인 스카이레일과, 4.3km의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레일바이크가 특히 인기다. 사시사철 편안한 휴식처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곳의 여름은 만개하는 연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겨울철 왕송호수의 매력이 다양한 철새들의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면 여름철엔 뜨거운 햇살을 받고 피어나는 온갖 종류의 연꽃을 보는 맛이 그야말로 백미다. 지난 2016년에 만들어진 왕송연꽃습지에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자라는 백련과 홍련은 물론 열대성 수련, 호주 수련, 빅토리아연 등 3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연들과 수생식물이 서식한다. 크진 않지만 여러 개의 연못과 수로를 나무다리로 연결하고 분수와 전망대를 설치해 놓아 경관도 아름답고 곳곳에 멋진 뷰 포인트가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다. 위치 경기도 의왕시 월암동 501
양평 세미원
‘물과 꽃의 정원’이라는 세미원은 물과 어우러진 연꽃과 수생식물의 정원이자 낙원이다. 수몰지역의 버려진 하천 부지를 개조해 만든 곳이지만 현재는 경기도의 지방정원 1호로 지정될 만큼 황홀하게 아름답다. 세미원의 여름은 더욱 특별하다. 정원 곳곳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연꽃 때문이다. 낮에는 활짝 꽃잎을 열고, 밤에는 꽃봉오리를 오므려 단아한 자태를 뽐내는 온갖 종류의 연꽃들은 하루 종일 수많은 여행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는다. 이곳에는 홍련과 백련은 물론 수련과 노랑어리연, 빅토리아 수련 등이 있고, 희귀종인 가시연꽃과 세계적인 연꽃 연구가인 페리 슬로컴이 개발해서 기증한 페리 연꽃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위축된 감은 있지만 해마다 개최하는 ‘연꽃문화제’도 오는 8월16일까지 예정대로 열린다. 연꽃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고 김명희 흙인형 전시,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전시 ‘조형예술 필 무렵’, 갤러리세미 오픈기념 초대전 ‘心想(심상)’전 등도 개최된다. 위치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이상호, 세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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