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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으로 피카소를 산다?

미술품도 공동구매 시대

김환기 '산월' 100만원 단위로 선착순으로 투자자 모집


100만원으로 '한국에서 가장 비싼 작가' 김환기(1913~1974) 화백의 그림을 구매할 수 있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가 30일 문을 연다. 공동구매 작품은 회사 측이 K옥션을 통해 4500만원에 구매한 김환기의 1963년작 '산월(山月)'. 구매 희망자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1인당 100만원부터 최대 500만원까지 선착순 입금(한도 4500만원)하면 각자에게 작품 확인서가 발급되는데, 작품 추정 가격이 오르면 합의해 되파는 등의 방식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온전한 소장이라기보다 재테크 개념이지만, 서울 반포동 전시관에서 개별 관람도 가능하다. 열매컴퍼니 김재욱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비교적 안전하고 자유로운 매각이 가능하다"며 "부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미술품 구입의 진입 장벽을 낮춰 시장을 넓히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1만원으로 피카소를 산다?

이달 말 온라인 공동 구매 매물로 나올 김환기 ‘산월’(왼쪽)과 피카소 ‘순회 희극배우들과 부엉이’. /열매컴퍼니·아트투게더

미술품 공동구매 시대가 열리고 있다. "1만원으로 피카소를 사자"는 모토를 내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아트투게더' 역시 이달 말 시동을 건다. 수익성 있는 작품을 선구입한 뒤, 공동구매 희망자로부터 해당 금액을 모집하고, 투표 등을 통해 매각해 얻은 수익을 분배한다. 보유 기간 동안 역삼동에 있는 갤러리 등에서 전시하고, 웹캠을 통해 24시간 인터넷 중계로 작품을 볼 수 있다. 첫 공동구매 작품으로 피카소의 '순회 희극배우들과 부엉이', 줄리언 오피의 'sara dancing1'이 준비돼 있다. 국내 작가 위주의 미술품 거래 블록체인 플랫폼인 '마늘아트'도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 5월 스위스 소셜커머스 업체 '코카'가 피카소의 1968년작 '소총병의 흉상'(당시 약 21억6000만원)을 공동구매 모집했고, 스위스 주민 2만5000여 명이 구매했다. 해당 작품은 제네바 현대미술관에 전시돼 공동구매 참여자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작품의 소유권을 증권화해 판매하는 미국 마스터웍스(Masterworks) 등이 지난해 설립되는 등 공동구매 현상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 타깃은 3040세대다. 목돈은 없어도 재테크에 관심이 높고, 매년 증가 추세인 온라인 미술시장에 발 빠르게 반응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 '2017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평면 회화 구입 금액은 60대 이상(평균 2944.5만원)에 이어 30대(1533.4만원)가 2위를 차지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측은 "30~40대는 가구소득 및 문화 여가 활동 지출액 증가로, 작품 구입 장르 및 구입 방법, 향후 구매 의향이 있는 작품 등의 1순위 응답이 주 구매층인 50대 이상의 유형과 유사하게 변화된다"고 평가했다. 업체들은 이에 바탕해 접근성·환금성 높은 수천만원에서 1억원대의 작품을 대상으로 공동구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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