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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를 찾습니다” 경찰이 현금 1038만원 주인 찾는 전단지 붙인 사연

대구경찰, 9~10월간 보이스피싱범 66명 검거

피해 당한줄도 모르고 신고 안한 사례도

조선일보

대구강북경찰서가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찾기 위해 붙인 전단지. /대구지방경찰청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지만 자신이 피해를 당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피해자를 경찰이 수소문해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돌려줬다.


대구강북경찰서는 3일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으로 9500여만원을 훔친 20대 남성 A씨를 붙잡은 뒤 이중 피해금 1038만원을 피해자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월 21일~24일 6회에 걸쳐 대구, 울산 등지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들을 직접 만난 뒤 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A씨에게 1038만원 상당의 돈을 빼앗겼음에도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도 신고하지 않아 경찰이 피해 금액을 돌려주는데 난항을 겪는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와 실제로 연락을 취하는 것은 A씨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피해자와 만나 돈을 가로채라는 지시를 내리는 공범들인 탓에 A씨도 피해자의 연락처 등 정보는 갖고 있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피해자가 범인에게 건넨 지폐 사진과 범인의 진술로 확보한 피해자의 인상착의가 담긴 전단지를 사건이 발생한 울산 동구 지역에 배포했다. 결국 약 2주간의 수소문 끝에 30대 여성 피해자 B씨를 찾아 피해금을 돌려줄 수 있었다.


일선 경찰들은 최근 대면편취형 피해가 늘고 있음에도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례가 심심찮게 보인다고 지적한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을 현장에서 검거하는 과정에서도 “왜 내가 대출하겠다는데 경찰이 참견하냐”면서 도리어 경찰을 비난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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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다운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두달 동안 보이스피싱 범죄자 66명을 붙잡아 38명을 구속했다. 이중 대구 지역에서 벌어진 범죄만 176건이며 피해액은 43억원에 달한다. 또 범인 조기 검거로 2억4000만원 상당의 피해도 예방했다.


이재욱 강력계장은 “비정상적인 대출 혹은 국가·금융 기관을 사칭하며 통화 중 앱을 설치하거나 현금 전달을 요구할 경우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한다”면서 “돈만 전달하는 단순 가담 행위 역시 서민경제를 파탄에 이르게하는 범죄인만큼 엄중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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