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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by 조선일보

전통 부엌에서 맛보는… 갓 만들어 따뜻한 가마솥 두부

[아무튼, 주말] 콘텐츠 기획자의 단골-서다희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겸 콘텐츠 기획자 서다희(43)씨는 지난 2020년 베를린에서 한국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인 ‘딜리셔스 코리안 위크’를 기획했다. 그는 “한식이 진정한 붐을 맞았다”고 했다. “현재 베를린에서 영업 중인 한식당이 100곳이 넘어요. 제가 베를린에 정착한 2016년 즈음부터 급증했죠. 초기 한인 교민들이 연 ‘1세대 한식당’에 이어 2009년 즈음부터는 교포 2세들이 만든 ‘2세대 한식당’이 보다 세련된 한식을 알렸고, 최근에는 한국에서 외식·요리 전문가들이 와서 오픈한 ‘3세대 한식당’이 치맥부터 칼국수까지 다양한 메뉴로 한식 본연의 맛을 독일 트렌드세터들에게 소개하고 있죠.”


서씨가 “한국을 여행할 계획인데 꼭 맛봐야 할 맛집을 알려달라”는 유럽 지인들에게 추천하는 식당 4곳을 알려줬다. “제가 한국에 오면 꼭 찾는 곳들이기도 해요(웃음).”


두수고방: 사찰음식 기반 한국형 비건 레스토랑


“2019년 베를린에서 ‘화합의 만찬’이란 행사를 함께 한 정관 스님과의 인연을 통해 알게 된 곳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정관 스님의 제자 오경순 셰프가 스님의 음식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한국형 비건 레스토랑입니다. 콩, 밀 등 하나의 식재료를 주제로 다양한 음식을 코스로 차려내지요. 식사가 이뤄지는 다이닝룸은 전통 부엌을 모던하게 되살렸는데, 외국인은 물론이고 한국 손님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지요.”


현재 진행하는 테마는 ‘쌀’이다. 쌀밥은 물론 멥쌀 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숙성시켜 쪄낸 증편, 국수 업체 ‘거창한 국수’와 한정 수량 제작한 쌀국수, 무쇠솥 누룽지와 숭늉, 찹쌀 막걸리, 쌀강정 등 쌀의 다양한 변주를 맛볼 수 있다. 솔 향 입힌 새송이 구이, 다이닝룸에 마련된 가마솥에서 바로 만든 두부, 녹두전, 감태 도토리묵전 등이 곁들여진다.


원테이블 다이닝 1인 7만원.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앨리웨이광교 3층, (031)548-1912


우래옥: 제대로 된 냉면과 불고기 먹으려면


“해외 나가면 가장 그리운 음식이 평양냉면이에요. 제대로 된 냉면을 맛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니까요. 서울 오면 광장·중부시장 등 인근 전통시장 나들이도 할 겸 일부러 우래옥을 찾아요. 사람들을 여럿 모아 불고기까지 먹으면 그날은 ‘계 탄 날’이죠(웃음). 서양 사람들은 차가운 메인 요리를 낯설게 여겨 냉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요즘은 잘 먹어요. 한식 좀 안다는 서양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 먹을 정도지요.”


평양냉면에 관한 한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식당이다. 100% 소고기 육수로만 뽑는 국물은 육향(肉香)이 짙으면서도 놀랄 정도로 맑고 담백하다. 면의 주재료인 메밀부터 불고기용 한우 소고기 등 모든 재료를 최고급만 사용한다.


평양냉면 1만6000원, 불고기 3만7000원. 서울 중구 창경궁로 62-29, (02)2265-0151


홍신애솔트: 한국 제철 재료로 만든 이탈리아 가정식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셰프 중 하나인 홍신애씨가 전국 각지에서 이번엔 또 어떤 귀한 식재료를 발견해 음식을 만들었나 궁금해서 찾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입니다. ‘올리브오일에 천천히 구운 가지 요리’ ‘영국에도 없는 피시 앤 칩스’ ‘24시간 삼겹살 통구이’ 등 대표 메뉴로 식사를 시작해 돌문어 구이, 석화 등 그때그때 제철 맞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을 맛보죠.”


이탈리아 가정식을 표방하지만, 한국에서 나는 제철 재료를 사용하고 한국인 미감(味感)으로 재해석한 음식을 낸다. 검색하면 ‘홍신애솔트 2호점’이라고 나오나, 서울 신사동에 있었던 1호점은 문 닫고 이곳 하나만 운영 중이다.


올리브오일에 천천히 구운 가지 요리 2만1900원, 영국에도 없는 피시 앤 칩스 3만5900원. 서울 강남구 학동로 223-9, (0507)1337-5606


더라운드: 세련된 공간에서 즐기는 모던 차이니즈


“서울에서는 한식뿐 아니라 수준 높은 중식과 일식도 먹을 수 있어서 좋죠. 흔히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이라 부르는 이곳을 저도 서울에 오면 꼭 한 번은 들르지만, 유럽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요. 세계적 도예가 이헌정 작가의 도자기에 담겨 나오는 음식을 세련된 인테리어의 널찍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거든요.”


‘이닝’ ‘JS가든’ 등으로 서울 강남에서 프리미엄 중식당을 유행시킨 김정석 대표가 운영한다. 북경 오리로 유명하지만 동파육, 전가복, 궁보기정 등 대표적 중식 메뉴를 두루 제대로 낸다. 통영에서 공수한 코끼리 조개를 생강 소스로 맛 낸 요리 등 국산 제철 식재료를 접목한 메뉴들도 돋보인다. 삼성점 2층 ‘더원’은 더라운드를 한층 업그레이드한 중식당, 이곳 역시 김 대표가 운영한다.


점심 세트 5만·6만·7만원, 저녁 세트 12만·14만원.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648 1층(삼성점), (02)543-4448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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