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의 이상한 이혼… 선거운동도 행사도 전처와
전 아내를 이스타항공 임원으로 올려 4억원 지급하기도
지난 4월 15일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때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상직(왼쪽) 의원이 당선 확정후 선거사무소에서 전처(모자이크처리)와 함께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있다./뉴시스 |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00년대 초 이혼했지만 지난 4·15 총선 당시 전(前) 아내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출판기념회 등 주요 행사에도 동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이스타항공 실질 소유주인 이 의원이 재산 은닉을 위해 위장 이혼을 하고, 실제로는 혼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며 재산 누락 신고 혐의로 이 의원을 최근 검찰에 고발했다.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이스타항공은 직원 1600여명의 임금 250여억원을 체불하고, 직원 600여명에 대해 정리 해고를 통보한 상태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15일 본지 통화에서 “지난 4월 15일 총선 날 당선 확정 후 이 의원이 선거 사무실에서 한 여성과 나란히 손을 들어 올린 모습이 보도됐는데, 그 여성이 이 의원 전 부인이라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며 “이 외에도 출판기념회, 지역구 무료급식 행사 등에 동행하는 등 도저히 이혼한 부부로 볼 수 없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일하던 지난해 12월 전주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전 아내와 함께 참석해 “우리 가정은 우리 집사람과 함께 꾸려서 좋은 가정 키워내듯이, 전북 발전은 여기 계신 분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조는 지난 7월 이스타항공 사태 해결을 요구하기 위해 서울 반포동 이 의원 자택을 찾았을 때에도 이 의원이 전 아내와 함께 집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위장 이혼이 의심되는 정황은 법원 판결에서도 나타났다. 2012년 이 의원의 뒤를 이어 이스타항공 회장이 된 이 의원의 친형 이경일씨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2015년 징역 3년형을 받았다. 당시 이경일씨는 이 의원의 전 아내를 회사 임원으로 올려 4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 법원은 이를 “가짜 채용”으로 봤고, "대부분의 이익은 피고인의 동생인 이상직이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이혼했더라도 선거운동에 동행하고 같은 집에 산다면 다시 혼인 신고를 하고 재산 내역을 공개해야 하는데, 이 의원은 자신과 딸, 아들의 재산만 공개했다"며 지난 7월 이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서울 남부지검에서 전주지검으로 넘어가 있다.
노조는 이 의원의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도 법인 명의의 고가 차량(포르셰), 여의도 오피스텔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5년 이스타항공의 지주회사인 이스타홀딩스 설립 과정에서 불거진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여전히 해명하지 않고 있다. 당시 26세인 딸과 16세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이스타홀딩스는 아무런 사업 실적도 없이 100여억원을 차입해 이스타항공 지분 68%를 매입했다.
노조는 또, 이 의원이 정치 활동을 위해 이스타항공을 일종의 사조직처럼 운영했다고 최근 폭로하기도 했다. 2012~2016년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이 의원과 민주당 소속 다른 의원에 대한 후원금 납부를 독려했고, 2017년 대선 때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한 임원이 직원들에게 선거인단 참여를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위장 이혼 의혹에 대한 본지 질문에 이 의원 측은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친구처럼 지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며 “이 의원의 자녀들이 어머니에게 아버지를 도와 달라고 해서 선거운동을 함께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