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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by 조선일보

童心을 하이테크로 버무려… 웃음 잃은 어른들도 웃게하다

'디즈니 천하'… 1300만 넘긴 '어벤져스' 시작으로

'알라딘'부터 '토이 스토리4'까지 5월 관객 점유율 44% 압도적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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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넘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위 사진). 아래는 올여름 개봉 예정인 ‘라이언 킹’ 실사 영화.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가 다하네!" 요즘 영화계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다. 최근 국내 극장가 박스오피스 1위와 2위는 모두 월트디즈니컴퍼니 영화. 25일 오후 3시 실시간 예매율 1위는 '알라딘'(33.9%), 2위는 '토이 스토리4'(22.6%)였다. '알라딘'은 이날 700만명 관객을 돌파하며 연일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고, '토이 스토리4' 역시 개봉 4일 만에 100만명 관객을 모으며 알라딘과 선두 탈환 경쟁에 나섰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 극장가에서 디즈니의 관객 점유율은 27.7%였다. 관객 수로만 따지면 2395만명을 동원했고 2082억원을 벌어들였다. 올해 '극한직업' '사바하' '기생충' 등으로 연이은 흥행에 성공한 CJ E&M만 관객 점유율 25.7%로 간신히 디즈니를 따라잡는 수준이다. 1300만 관객을 넘긴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스크린에 걸려 있던 5월 수치는 더 압도적이다. 5월 극장 관객 점유율이 무려 44.5%. 전 세계도 '디즈니 천하'다. 주요 외신들은 "소니 픽처스의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등이 흥행 참패를 기록한 것과 달리 디즈니 영화만 잘되고 있다"면서 "올여름 '라이언킹' 실사영화와 겨울 기대작 '겨울왕국2'까지 열풍이 이어진다면 올해는 디즈니만 웃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원초적 童心으로 세계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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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 통계 자료를 제공하는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토이 스토리4’는 개봉 첫 주말 약 2억4000만달러(약 2800억원)의 전 세계 흥행 수익을 올렸다. 역대 ‘토이 스토리’ 시리즈 중 가장 높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가 전 세계를 사로잡은 첫째 비결은 동심(童心)에 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SF·판타지 위주인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디즈니만 낭만적인 동화를 내놓고 있다"고 했다. "영화를 달콤하게 즐기고 싶은 관객의 욕구를 채워주는 레이블은 디즈니가 유일하다"고 했다. 어른은 그리움에 젖고, 아이들은 환상에 젖는 가족영화를 디즈니만 내놓고 있다는 것. 최근 디즈니가 '디즈니 클래식'으로 불리는 고전 명작 애니메이션을 적극적으로 실사화하는 것도 이를 노린 전략이다. 체험이 가능한 영화를 끊임없이 내놓는 것도 디즈니만의 강점이다. '넷플릭스' '왓차 플레이'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극장에 굳이 가야 할 이유가 줄어든 요즘, 디즈니는 4DX나 3D아이맥스 같은 체험형 특별상영관에 맞춤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알라딘'의 경우 국내에서만 4DX로 본 관객이 40만명 넘는다. 미국 대중문화전문지 와이어드 매거진은 "7월에 개봉하는 '라이언킹'의 실사 버전은 VR 영화로도 나올 것"이라면서 "디즈니의 클래식이 하이테크를 향한다"고도 했다. 원초적 콘텐츠가 최첨단 기술과 결합돼 강력한 체험을 선사한다는 얘기다.

하이테크로 향하는 디즈니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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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인재 활용 방식과 체계적인 콘텐츠 생산 방식도 흥행을 일구는 요인이다. '토이 스토리 4' 감독인 조시 쿨리는 픽사 인턴 출신으로 '인크레더블' '카' '라따뚜이' '업' 스토리보드, '인사이드 아웃' 각본 작업을 도맡아 했다. 외부에서 유명 감독을 섭외하는 대신, 회사 내에서 공력을 쌓으며 픽사·디즈니 세계관을 충분히 이해하는 실력자에게 감독을 맡긴 것. 공격적 인수 전략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1995년 미국 3대 방송사 중 하나인 ABC부터 픽사·마블 코믹스·루카스필름 등을 차례차례 인수했다. 올해 3월엔 21세기폭스도 디즈니 소유가 됐다. 최근엔 넷플릭스에 대항할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를 시작할 계획을 밝혔다. 오는 11월 '디즈니+' 서비스가 시작하면 현재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방대한 디즈니 콘텐츠가 모두 디즈니+로 옮겨간다. 디즈니 천하가 더 막강해지는 것이다.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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