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촉촉, 바닥은 바삭… 그동안 먹은 군만두는 진짜가 아니다
공복 김선생
‘현대인의 구황작물' 냉동만두
완벽한 군만두 굽는 법
‘회사 선배가 언젠가 냉동만두야말로 현대인의 구황작물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론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것도 아니면서 냉동만두를 늘 비축해둔다. 기름에 바삭하게 구우면 완벽한 화이트와인 안주가 되니까.’
음식과 술 담당 기자로 11년을 일했고 지금은 술 중심의 문화공간 ‘라꾸쁘’를 운영하고 있는 손기은씨가 펴낸 에세이집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에서 유독 와 닿은 구절이다.
그렇다, 냉동만두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사는 현대인에게 만들기 쉬우면서도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하며 무엇보다 맛있는 구황작물 내지는 비상식량이다.
어떻게 요리해 먹어도 맛있지만 냉동만두는 구워서 먹었을 때 가장 맛있다고 개인적으로는 판단한다. 단 ‘튀김만두’가 아닌 진짜 군만두라야 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튀김만두를 군만두로 착각하고 있다. 이 비극적 착각은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탕수육 등 상대적으로 비싼 요리를 배달 주문하면 서비스로 군만두를 공짜로 끼워줬다. 제대로 돈 받지 못하는 메뉴로 전락하니 이전처럼 중식당에서 직접 만두를 빚지 않고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만두를 사다 썼다. 시간을 들여 정성껏 굽는 대신 기름에 훅 밀어넣어 후딱 튀겨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굽지 않고 튀겨냈으니 당연히 튀김만두이다. 군만두라고 할 수 없다.
진정한 군만두는 위는 찐만두처럼 촉촉하니 부드럽고, 바닥은 노릇노릇 바삭해야 한다. ‘위촉바노(위는 촉촉 바닥은 노릇노릇)’이랄까. 이렇게 군만두를 구우려면 아래 레시피대로 하면 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 참조.
냉동만두 1봉지, 식용유, 물, 뚜껑 있는 프라이팬
- 프라이팬을 센불에 올리고 충분히 달군다.
- 식용유를 넉넉히 두른다. 프라이팬 표면을 남김없이 코팅하도록 돌려준다.
- 중불로 줄인다. 냉동만두를 하나씩 프라이팬에 놓는다. 만두가 서로 달라붙지 않게 띄워준다.
- 만두를 바닥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5분쯤 굽는다.
- 만두를 뒤집지 않고 그대로 둔 상태에서 물을 1/3~1/2컵쯤 프라이팬에 붓고 뚜껑을 덮는다.
- 프라이팬 바닥에 물이 모두 사라지고 만두 윗부분이 투명하게 비칠 정도로 익으면 불을 끈다.
- 군만두가 터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접시에 옮겨 담는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