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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떡집 하던 주인이 짬뽕을 기가 막히게 뽑네

아무튼, 주말

중식 고수의 단골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현란한 웍(중국식 프라이팬) 다루는 솜씨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현지인과 의자매·남매를 맺는 놀라운 친화력. EBS ‘세계테마기행’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깜짝 스타가 된 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중식(中食) 전문가다. 8월부터는 오토바이를 타고 방방곡곡을 누비며 현지 풍광과 맛과 사람들을 소개하는 ‘맛터싸이클 다이어리’로 팬층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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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나오고 여자인데 왜 우리 밥그릇을 빼앗으려 하느냐”며 집단으로 따돌리던 요리사들 틈에서 8년을 버티며 실기를 터득했고,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식품학 석·박사 학위를 받으며 이론까지 겸비했다.


배화여대에서 중식 조리법을 가르치는 틈틈이 청나라 문인 원매(袁枚)가 쓴 옛 조리서 ‘수원식단(隨園食單)’을 연구하는 신 교수에게 “어떤 중식당에서 어떤 중식을 먹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신 교수는 “요즘 내가 ‘최애(제일 좋아하는)’하는 집들”이라며 네 곳을 꼽았다.


양귀비짬뽕


“원래 떡집을 하던 분인데 중식에 꽂혀서 짬뽕을 전문으로 하는 중식당을 차리셨어요. 일곱 가지 짬뽕이 있는데 다 맛있어요. 저는 차돌 짬뽕을 주로 먹어요.”


신 교수의 개인 연구실이 있는 서울 후암동에 5년 전 문 열었다. 전직 떡집 사장답게 쌀가루를 밀가루와 섞어서 뽑은 면발이 독특하다. 이곳 주인 전신섭씨는 “차지면서도 소화가 잘되라고 쌀가루를 섞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버섯을 풍성하게 넣은 국물이 시원하다. 전씨는 “버섯도 들어가지만 표고버섯 가루를 조미료로 사용한다”고 했다. 쫄깃한 면발과 잘 어울린다. 칼칼하고 얼큰하지만 속이 쓰릴 정도로 맵지는 않다.


“중국인 종업원이 자기가 먹으려고 만든 걸 보고 착안했다”는 ‘마늘 탕수육’도 다른 중식당에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다. 새콤달콤한 탕수육에 다진 마늘이 들어가 개운하다.


양귀비짬뽕·홍합짬뽕 각 7000원, 차돌짬뽕·백굴짬뽕 각 8500원, 마늘탕수육 1만5000원(소). 서울 용산구 후암로 38.


줘마양다리구이


“양꼬치가 먹고 싶을 때 찾아가는 식당이에요. 대부분의 양꼬치 집에서 꼬치에 꿰여 나오는 양고기는 단작스럽게 조그만데, 여기는 굵직하고 큼직하면서 육질도 좋아요. 통째로 나오는 양다리 구이는 맛도 맛이지만 보기에도 호쾌해서 손님 모실 때 좋지요.”


중국 동포가 많이 사는 서울 대림동에서도 손꼽히는 양꼬치 집이다. 가게 이름에도 들어 있는 양다리 구이가 대표 메뉴다. 바깥에 피워놓은 숯불에서 초벌로 구운 양다리를 주문하면 손님상에 낸다. 커다란 꼬치에 꿰어 불 위에서 돌려가며 겉부터 익은 부위를 긴 칼로 저며 먹는 재미가 대단하다.


양다리 3만5000원(1㎏), 양꼬치 1만2000원(10개), 닭날개 1만2000원(5개). 서울 영등포구 도림천로11길 13.


린궁즈멘관(林公子麵館)


“마라(麻辣) 맛을 보고 싶으면 이 집에 가요. 얼얼하고 맵고 뜨거운 맛을 제대로 내죠. 본토 맛이 너무 강렬해서 잘 먹지 못하겠으면 소롱포 같은 만두를 함께 시켜 먹으면 돼요.”


대림동에서 손꼽히는 국수·만두 집이다. ‘여기가 한국 맞나’ 싶을 정도로 음식 맛도 손님도 중국 현지에 있는 듯하다. 신 교수가 좋아하는 마라면을 비롯해 칼국수, 옥수수면, 냉면 등 면 요리가 두루 훌륭하다. 가게 한편에서 직접 빚는 만두류도 맛있다. 가격도 저렴해서 둘이서 1만원짜리 한 장이면 어렵잖게 먹을 수 있다.


돼지고기마라면·칼국수·옥수수면·냉면 각 5000원, 소롱포 6000원, 수제 물만두 5000원. 서울 영등포구 디지털로49길 13-1.


이화원


“딤섬(點心)이 완전 홍콩 스타일이에요. 홍콩에서 딤섬 전문 요리사를 데려왔거든요. 저는 여기 가면 딤섬 다섯 가지 다 달라고 해서 쫙 깔아 놓고 먹어요. 그런 다음 탕수육, 짜장면 먹으며 식사 끝내죠.”


화교가 운영하는 중식당이 모여있는 연희동에서도 역사 깊기로 손꼽히는 집이다. 3대를 이어 운영해온 중식당답게 최고급 샥스핀(상어 지느러미) 요리부터 탕수육과 짜장면·짬뽕 등 한국화한 중식 메뉴까지 모두 주문 가능하다. 홍콩 출신 요리사까지 스카우트해 요즘 인기인 딤섬을 제대로 낸다. 쇼마이·게살만두·부추만두·새우만두·고기만두 다섯 가지가 있다.


딤섬 각 9000원, 실고기짬뽕·기스면 각 8000원, 고추덮밥 1만원, 깐쇼새우 4만2000원(대).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3.


[정리=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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