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8세 딸, 40년만에 찾았다…"경찰 권유로 유전자 등록"
70대 부부가 40년 전 잃어버린 셋째 딸을 찾았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 유전자 등록이 기적을 불러왔다.
11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아버지 김모(76)씨는 1980년 12월24일 충남 천안에서 3급 지적장애를 앓고 있던 당시 8살 김모(48)씨를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딸은 김씨네 셋째 딸로 과거에도 집을 나가는 버릇이 있었고, 아이를 잃어버린 뒤 백방으로 찾으려 노력했지만 찾지 못해 미아 신고를 했다.
김모씨 부부가 지난 1일 서울역다시서기센터에서 40년 전 잃어버린 셋째 딸과 상봉하는 장면. /사진 서울 수서경찰서·뉴시스 |
김씨는 최근 경찰인 지인의 권유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유전자 등록을 했다. 이는 수서경찰서 관내 서울시여성보호센터에서 갖고 있던 딸 김씨 유전자와 유사성이 발견됐다.
최종 확인을 위해서는 딸 김씨의 유전자를 다시 채취해야 했다. 이를 위해 수서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현병오 경위가 딸 김씨의 사진을 노숙자 지원기관인 서울역다시서기센터에 전송해, 발견 시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31일 서울역에서 배회하는 딸 김씨를 발견해 바로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게 했고, 이달 1일 서울역다시서기센터에서 급히 상경한 부모 등 가족들과 무려 40년 만에 상봉하게 됐다. 딸 김씨는 8살 때 실종된 뒤 각종 보호시설 및 노숙생활을 전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40년만에 딸을 만난 김씨와 김씨 아내는 딸을 보자마자 통곡하며 울었다. 딸도 직감했는지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김 씨는 "딸이 손톱을 깨무는 버릇이나 양손잡이 등 어릴 때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다"면서 "아이가 자신을 찾아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게 목표"라고 전했다.
[허지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