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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by 조선일보

빅뱅 대성 전역 하자 강남 '대성 빌딩'은 철거 공사中..."유흥업소 흔적 지우기"

르포

빅뱅 대성 전역 나흘 전인 지난 6일부터 건물 내부 철거 시작

1·4층 제외하곤 모든 층 철거 공사 中…계단에 남겨진 유흥업소 흔적

일부 업소, 불법 영업으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받아

경찰, ‘건물주’ 대성 이달 내 소환…"성매매 혐의는 확인 못 해"


지난 14일 오후 2시쯤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30·본명 강대성)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A빌딩 건물 내부에선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하 1층, 지상 8층인 A빌딩은 지난 7월 세입자의 유흥업소 불법 영업 의혹이 제기된 건물이다. 건물주 대성이 제대한 지 나흘 만에 찾은 A빌딩 뒤편에는 6층과 연결된 사다리차가 철거 폐기물을 잔뜩 실어나르고 있었다. 건물 정문 옆 지하로 통하는 별도의 입구는 나무판으로 막혀 있었다. 상호로 가득했던 엘리베이터 안 안내판에는 짙은 회색 테이프로 상호 이름이 가려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건물 관계자는 "지난 6일부터 시작해 철거 공사를 하고 있다"며 "전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뉴스에서 술집이다 뭐다 얘기가 나오면서 영업을 안 하더니 결국 철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일에 건물주(대성)가 제대했다고 하던데, 철거 작업을 누가 결정했는지는 건물주만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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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빅뱅’의 멤버 대성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 빌딩의 뒤편에는 건물 내부 자재를 실은 트럭이 세워져 있었다. /이정민 기자

A빌딩은 지하 1층~지상 8층 등 총 9층 규모다. 대성이 2017년 8월 310억원에 매입했다. 건축물 대장에 따르면 2층~3층은 학원, 4층은 병원, 5층~6층은 일반 음식점, 7층은 사무소, 8층은 사진관으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지하 1층과 5~8층 등 5개 층에서 불법 유흥업소가 영업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유흥업소 흔적 사라진 대성 빌딩…깨끗하게 철거된 건물 내부

지난 7월 25일 이른바 ‘대성 빌딩, 불법 유흥업소 입주’ 보도가 나간 뒤, 113일 만에 찾은 A빌딩에서는 막바지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정상 영업을 하는 곳은 1층 커피전문점과 4층 병원뿐이었다. 나머지 전층에선 철거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기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부터 8층까지 건물 각 층을 확인한 결과, 4층 이외에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굳게 닫힌 셔터문이 가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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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의 대성이 소유한 서울 압구정동 A빌딩의 건물 안내판에는 입주한 업소명이 대부분 회색 테이프로 가려져 있다. 7층 복도 계단에는 유흥업소 테이블 종이받침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광고지가 방치돼 있다. /이정민 기자

각 층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건물 뒤편의 비상계단을 통해 8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봤다. 2층과 3층, 4층을 지나 올라간 5층의 비상계단쪽 문은 닫혀 있었다. 하지만 6층에서는 문을 열고 철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술집이었다고 하는데 소품은 다 치워져 있었고, 내부 장식 등을 떼어내고 있다"고 했다. 7층에서는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지 ‘쿵쿵’ 소리가 들려왔지만, 철문이 잠겨 있어 내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마지막 8층은 문이 열려있어 들어갈 수 있었는데, 들어가 보니 이미 철거 작업이 끝나 내부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건물 기둥 등 골격밖에 남아있지 않아 유흥업소가 있었다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유흥업소가 위치했던 것으로 알려진 6~7층 사이 계단에는 양주 사진과 광고가 프린트 된 테이블 종이받침이 널부러져 있었다. 유흥업소가 있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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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 소유의 건물 6층.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행정처분 게시문이 붙어있는 셔터가 굳게 닫혀있다. /이정민 기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보이는 6층 셔터에는 "위 업소에 대해 식품위생법 제 75조(허가취소 등) 또는 제79조(폐쇄조치)에 의거, 아래와 같이 처분했으니 이용 및 출입을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강남구청의 ‘행정처분 게시문’이 붙어 있었다.


지난 4월 경찰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6층 업소가 허가를 받지 않고 여성도우미를 고용해 유흥주점을 운영한 사실을 적발했다. 해당 업소 업주와 여성도우미 등 8명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에 강남구청은 지난 8월 1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에서 여성도우미는 불법이다. ‘1종 유흥업소’로 등록할 경우 여성도우미와 주류 판매는 불법이 아지만 탈세 등을 위해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뒤, 실제는 유흥주점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또 건물 내 지하 1층, 7~8층의 다른 업소 3곳도 음향기기(노래방기계)를 설치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들 업소는 강남구청으로부터 ‘시정명령’ 행정처분을 받았다. A빌딩 인근 건물 경비원들은 "건물의 일부 층이 유흥업소로 이용된 것은 주변 사람들도 공공연하게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철거 공사 이후 각 층에는 어떤 업종의 매장들이 들어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약 400억원에 이 건물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층별로 임대 매물은 아직 나온 것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인은 "건물 이미지 회복 차원에서 당분간 공실로 둘 수도 있고, 행정처분 때문에 갑자기 철거를 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경찰, 이달 내 ‘건물주’ 대성 소환 방침

경찰은 지난 7월 유흥업소 입주 논란 이후 강남경찰서에 ‘대성 전담반’을 꾸렸다. 지난 8월에는 A빌딩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9월 말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성 건물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성매매, 마약 유통 등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이라며 "45명을 입건했고 참고인을 포함해 84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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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 소유의 건물 8층. 내부가 깨끗하게 정리돼 이전에 어떤 업소가 있었는지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이정민 기자

경찰은 건물주인 대성이 지난 10일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함에 따라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핵심은 빌딩 내 유흥업소에서 성매매 알선이 있었는지다. 건물주인 대성이 입주 업소들의 성매매 알선 행위를 사전에 알고 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A빌딩 내 유흥업소의 여성도우미 고용을 적발했지만, 성매매 여부 등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성이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된 만큼 최대한 빨리 불러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이달 안으로 대성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찰은 "대성을 피의자와 참고인 등 어떤 신분으로 소환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할 경우, 본인이 응하지 않으면 강제조사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대성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소속 가수 개인의 경찰 조사 일정이나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대성 소유 빌딩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입장은 기존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대성은 지난 7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입대 직전 매입한 건물로 매입 후 곧바로 입대를 하게 돼 건물 관리에 있어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세입자들이 이미 입주한 상태에서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기에 해당 업체들의 불법 영업의 형태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불법 행위가 확인된 업소에 대해서는 즉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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